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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삶의 지혜, 『혼자서 공존』

“우연히 생긴 일은 없다. 시도해야 결과가 있다. 인생은 어떤 리스크를 선택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가능성을 선택할 것인지에 따라 결정된다.”

나로서는 전혀 평범하게 보이지 않는다. 이런 내 관점을 이상하다고 여길 수도 있겠다. 요즈음엔 책을 내는 직장인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대부분 직장인은 흔히 ‘회사 일로 시간이 없다’라거나 ‘그럴 만한 재주가 없다’라고 말한다. 단순히 핑계로만 여길 수는 없다. 사실이니까. 그런 점에서 저자를 크게 인정할 수밖에 없다. 저자는 머리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고 몸으로 실행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90편이 넘는 글에는 지식도 있고 지혜도 있다. 감성도 있고 이성도 있다. 과거에서 기억과 관계를, 현재에는 행복을, 미래에는 변화를 가늠한다. 모두가 개인 삶과 직업인으로 사는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들이다. 특히 이름난 화가의 그림에서 영감과 생각 거리와 감성적 자극을 얻을 수 있는 점도 이 책의 특징이다. 비교적 짧은 글들이라 마무리가 아쉬운 점도 더러 있지만 바쁜 현대인이 읽기에는 아주 매력적이다.

사람과사회™
2019 여름·가을 제3권 제2·3호 통권 제10·11호
ISSN 2635-876X 92·93

서평

일상에서 발견하는 삶의 지혜, 『혼자서 공존』

정익구 (사)한국코치협회 코치

혼자서 공존
-일상과 그림에서 찾은 내 삶을 바꾸는 힘
최영배 저 | 사람과사회 | 2019년 06월 20일
http://www.yes24.com/Product/Goods/74396873

최근 최영배가 쓴 수필집 『혼자서 공존』을 읽었다. 이 책은 두 가지 점에서 내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하나는 책 제목이고, 다른 하나는 저자에 관한 것이다.

먼저, 내 상식으론 얼른 이해하기 어려운 제목이다. ‘혼자서 공존’이라니. ‘공존’이란 누구 또는 무엇과 함께 있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혼자서도 그것이 가능하다는 저자의 의도가 무엇일까 궁금하다. 마치 ‘똑똑한 바보’와 같은 형용모순(Oxymoron) 어법을 당당히 책 제목으로 내세울 수 있는 저자는 또 어떤 사람일까?

책에 나와 있는 간단한 저자 소개만으로는 도무지 그를 유추해내기 어렵다. 무릇 글이란 그 사람의 생각과 정서를 담고 있는 법이다. 더욱이 에세이 형식이라면 더욱 그렇다. 에세이에는 아무래도 저자 삶의 경륜이 묻어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마련이다. 저자는 독자의 마음에 들어온 ‘방문객’이다. 정현종 시인이 노래한 것처럼 그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함께 오기에 독자는 그가 누구인지 더욱 궁금해 하기 마련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름대로 저자의 프로필을 써보았다. 추정컨대 그는 40대 중후반의 직장인이다. 고등학생 아들 하나가 있고, 서울에서 아파트에 살며, 주로 지하철로 출퇴근한다. 가끔 골프도 치고 여행도 하는 것으로 보아 흔히 말하는 중산층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트렌드에도 민감하고 자기 계발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여기까지만 보면 저자는 그저 중견 규모 이상의 기업에 다니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런 ‘평범한’ 사람이 책을 냈다. 그것도 에세이집이다.

책은 생각 훈련의 산물

그런데 나로서는 전혀 평범하게 보이지 않는다. 이런 내 관점을 이상하다고 여길 수도 있겠다. 요즈음엔 책을 내는 직장인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대부분 직장인은 흔히 ‘회사 일로 시간이 없다’라거나 ‘그럴 만한 재주가 없다’라고 말한다. 단순히 핑계로만 여길 수는 없다. 사실이니까. 그런 점에서 저자를 크게 인정할 수밖에 없다. 저자는 머리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고 몸으로 실행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우연히 생긴 일은 없다. 시도해야 결과가 있다. 인생은 어떤 리스크를 선택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가능성을 선택할 것인지에 따라 결정된다.”
-81쪽

저자는 자칫 스쳐 지나치기 쉬운 일상의 작은 사건이나 사물에서 남다른 발견을 하고 그것을 생각의 실마리로 삼는다. 생각은 희망, 행복, 인내, 자신감, 미래, 성장, 새로움과 같은 밝고 긍정적인 삶의 주제들이다. 이러한 생각들은 책이나 여행, 영화, 그림을 통해 더욱 넓어지고 깊어진다. 이 책에서 인용한 책과 영화만 하더라도 엄청나다. 좋은 생각은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이렇듯 평소에 꾸준한 훈련이 필요하다. 그것은 호기심에서 비롯된다.

‘궁금증’과 ‘호기심’은 아마도 저자 자신이 삶에서 늘 품고 있는 키워드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what’과 ‘why’와 ‘how’라는 삶의 세 가지 질문(215쪽) 가운데, ‘why’에 집중한 데서 나온 결과가 아닐까? 익숙하고 안전한 곳을 박차고 나와 끊임없이 탐색하는 눈으로 세상을 본다. 이 책은 그런 생각 훈련의 산물이다.

저자가 의도한 ‘혼자서 공존’이란?

‘왜’라는 질문에서 출발하면 ‘무엇’을 찾을 수 있고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을 잡을 수 있다. 일상에서 ‘왜’를 묻지 않으면 삶은 무감각하고 무감동하며 무의미해진다. 그럴 때 혼자가 된다. 이때의 혼자됨은 실존적 고독과는 다르다. 그것은 절망이고 비참함이다. 도미노가 쓰러지는 것을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볼 때의 허망함과 같은 것이다.

그렇지만 거기서 도미노를 멈추게 하고 삶의 변곡점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느낄 때(본문 12쪽) 희망과 ‘공존’하는 자신이 된다. 자신의 존재감도 잃어버리고 무기력에 익숙해져 있는 모리타니아 당나귀가 아니라 몽골초원의 능동적인 당나귀로 살 때 비로소 자유로운 존재가 된다(321쪽).

자유는 어떤 경계 안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뛰어넘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그런 의지와 노력을 엿볼 수 있다. 틀을 깨고 변화하려는 시도는 바로 ‘왜’라는 물음의 결과일 것이다. 시간과 공간과 관계 속에서 자신을 자각하면서 깨어 있을 때, 일상의 삶도 비로소 소중한 의미로 되살아난다. 우리 일상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함께 살아 숨 쉬며 하나하나가 의미를 구성하기 때문에 소중하다. 저자가 의도한 ‘혼자서 공존’이란 바로 이런 삶이 아닐까? 어떤 사람과 함께 있는 것만이 공존은 아니다. 자기 삶을 진정 의미 있게 하는 것이라면 공존 관계라 부를 만하다.

90편이 넘는 글에는 지식도 있고 지혜도 있다. 감성도 있고 이성도 있다. 과거에서 기억과 관계를, 현재에는 행복을, 미래에는 변화를 가늠한다. 모두가 개인 삶과 직업인으로 사는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들이다. 특히 이름난 화가의 그림에서 영감과 생각 거리와 감성적 자극을 얻을 수 있는 점도 이 책의 특징이다. 비교적 짧은 글들이라 마무리가 아쉬운 점도 더러 있지만 바쁜 현대인이 읽기에는 아주 매력적이다.

‘여행이라는 것은 나를 둘러싸고 있는 황야를 탐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 마음속의 황야를 탐색하는 것이다.’
-321쪽

지구별 여행자로서 나는 책 속의 이 구절을 오래 담아두고 싶다. 저자가 레비스트로스의 말을 인용한 것인데, 아마 그도 이 구절이 마음에 들었던가 보다.

정익구
(사)한국코치협회 인증 코치다. 개인 삶의 향상을 위한 라이프 코칭과 조직 리더들을 대상으로 비즈니스 코칭 활동을 한다. 특히 인생 후반의 삶인 웰에이징, 웰다잉, 그리고 중소기업 CEO 코칭에 주력하고 있다. 30년 가까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서 신사업개발과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으며, 상담과 교육 사업 분야에서 일하기도 했다. 현재는 전문 번역서 등 신간 서적 출간을 위한 편집자 일을 병행한다. 인문 분야를 중심으로 책 읽기와 글쓰기를 하면서 사람과 삶을 깊이 이해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인다. 사람과 자연과 세상과 어울려 영혼을 살찌게 하는 삶을 인생 목표로 삼고 있다. 2ndlifecoach@gmail.com

 

About 정익구 (4 Articles)
사람과 세상과 자연과 더불어 영혼을 살찌우는 탐구자. 프리랜서 에디터. 라이프 코치. ‘베이비부머’ 세대에 해당하는 1960년에 출생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후 20여 년간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서 사업전략과 마케팅 분야를 담당했다. 모바일 앱 개발 회사를 운영했으며, 최근에는 심리 상담 회사에서 일했다. 인생 후반기 목표를 사람과 자연과 세상과 어울려 영혼을 살찌게 하는 삶에 두고 있다. 현재 프리랜서 에디터(교정·교열), (사)한국코치협회 라이프 코칭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인문 분야를 중심으로 책 읽기와 글쓰기를 하면서 사람과 삶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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