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사회™ 뉴스

문정규 작가, ‘속삭임, 그대에게 행운을’ 개인전 개최

퍼포먼스아트(행위예술) 거장이자 독보적인 회화 세계를 구축해온 문정규 작가가 최근 제52회 개인전 ‘속삭임, 그대에게 행운을’ 전시회를 개최했다. 사진=사람과사회™

이번 전시회 작품에는 장미, 난, 국화, 페트미아, 작약, 달리아, 수선화, 데이지, 해바라기 등 여러 꽃이 등장한다. 여기에 꽃을 받쳐주는 역할을 하는 클로버, 무당벌레가 함께 들어 있다. 특히 클로버는 ‘기원(祈願)’과 ‘행운’의 감각을 회화적으로 풀어낸 문정규 작가의 제52회 개인전 ‘속삭임, 그대에게 행운을’을 비유와 상징으로 담아내고 있다. 사진=사람과사회™

문정규 작가, 제52회 개인전 ‘속삭임, 그대에게 행운을’ 개최

대전 이공갤러리…5월 7일~13일까지 1주일
극사실주의 기법과 치밀한 색채 담은 작품

퍼포먼스아트(행위예술) 거장이자 독보적인 회화 세계를 구축해온 문정규 작가가 최근 제52회 개인전 ‘속삭임, 그대에게 행운을’ 전시회를 개최했다.

대전 중구 대흥동에 있는 이공갤러리(대흥로139번길 36, 042-242-2020)에서 5월 7일부터 13일까지 1주일 동안 열린 이번 개인전은 작가가 오랜 시간 천착해온 ‘넘나듦’의 철학이 ‘기원(祈願)’이라는 따뜻한 정서와 만나 절정에 이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전에 보여준 작품처럼 이번 전시회에서 만난 작품도 눈이 시릴 만큼 명징한 극사실기법과 치밀한 색채 조화를 만날 수 있다. 단순한 시각적 즐거움을 넘어 사색적 명상과 정서적 교감의 시간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현실과 이상, 예술과 삶의 경계를 거침없이 유영하는 문정규의 붓끝에서 태어난 ‘속삭임’과 ‘행운’은 전시 제목처럼 관람하는 이에게 ‘행복한 속삭임’을 건네줬다.

문정규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서 만나는 작품은 이전과 조금 다른 표현기법을 갖고 있다”며 “사람을 만날 때 상황에 따라 종종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듯이 작품 또한 같은 꽃으로 그린 작품일지라도 결에 따라 다른 작품으로 인식하게 된다”고 말했다.

문정규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서 만나는 작품은 이전과 조금 다른 표현기법을 갖고 있다”며 “사람을 만날 때 상황에 따라 종종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듯이 작품 또한 같은 꽃으로 그린 작품일지라도 결에 따라 다른 작품으로 인식하게 된다”고 말했다. 사진=사람과사회™

꽃과 기원의 언어로 관람객과 만나다

이번 전시회 작품에는 장미, 난, 국화, 페트미아, 작약, 달리아, 수선화, 데이지, 해바라기 등 여러 꽃이 등장한다. 여기에 꽃을 받쳐주는 역할을 하는 클로버, 무당벌레가 함께 들어 있다. 특히 클로버는 ‘기원(祈願)’과 ‘행운’의 감각을 회화적으로 풀어낸 문정규 작가의 제52회 개인전 ‘속삭임, 그대에게 행운을’을 비유와 상징으로 담아내고 있다.

이번 전시는 화면을 가득 채운 거대한 꽃의 형상을 중심으로 인간 내면의 소망과 축원, 그리고 존재의 관계를 시각적으로 탐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전시 제목인 ‘속삭임, 그대에게 행운을’은 단순한 인사나 장식적 표현을 넘는다. 감상자와 작품 사이에 형성되는 정서적 교감을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선을 붙드는 것은 확대된 꽃의 이미지다. 붉은색과 흰색이 교차하는 꽃잎은 강렬한 생명력을 드러내면서도 동시에 섬세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화면 속 꽃은 정면에서 바라보는 대상이 아니라 관람자를 내부로 끌어들이는 하나의 공간처럼 기능한다.

문정규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위에서 내려다보는 꽃의 시점’을 중요한 조형 구조로 제시한다. 작가는 “내 작업의 ‘기원’ 구조는 위에서 내려다보는 꽃의 시점과 깊이 연결돼 있다”며 “감상자는 바라보는 존재를 넘어 작품 안으로 들어가 말을 건네는 존재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일반적인 정물화 감상 방식과는 다르다. 꽃은 단순히 아름다움을 재현하는 대상이 아니다. 감상자의 감정, 기억, 소망이 머무는 장소로 전환되고 치환되는 중요한 요소다. 특히 확대된 꽃의 중심부는 마치 인간 내면의 심연을 상징하듯 깊숙한 공간감을 형성하고 있어 관람자는 그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감각을 경험하게 된다.

작가는 작품 속 꽃을 ‘완성된 존재이면서 동시에 아직 열려 있는 상태’로 해석한다. 전시 소개 글에서도 “크게 피어 있는 이 꽃은 완성된 모습으로 서 있지만 동시에 열려 있다”며 “그 안에는 아직 다 말하지 않은 마음이 머문다”고 말했다. 사진=사람과사회™

클로버와 무당벌레, 행운의 상징을 넘어

작가는 작품 속 꽃을 ‘완성된 존재이면서 동시에 아직 열려 있는 상태’로 해석한다. 전시 소개 글에서도 “크게 피어 있는 이 꽃은 완성된 모습으로 서 있지만 동시에 열려 있다”며 “그 안에는 아직 다 말하지 않은 마음이 머문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클로버 역시 중요한 상징 장치다. 일반적으로 행운의 표상으로 인식되는 클로버는 작가의 화면 안에서 단순한 상징을 넘어 ‘바람이 착지하는 순간’을 드러내는 구조로 확장된다. 작가는 “반복되면서도 미묘하게 어긋나는 구조 속에서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삶 위에서도 계속 희망을 투사하는 상태가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표현은 현대인의 삶과도 맞닿아 있다. 반복되는 일상과 불완전한 현실 속에서도 인간은 끊임없이 희망을 찾고, 작은 징후에 의미를 부여한다. 작가는 클로버의 반복 구조를 통해 바로 그 지점을 회화적으로 드러낸다.

전시의 또 다른 특징은 ‘무당벌레’의 존재다. 화면 속 작은 무당벌레는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미세한 존재지만, 작가는 이를 “기원을 옮기는 존재이자 ‘속삭임’이라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전달자”라고 규정한다.

전시 소개 글에서도 무당벌레는 “눈에 잘 띄지 않을 만큼 작지만 전령의 소임을 다하고 가는 존재”이며 “누군가의 바람이 당신에게 조용히 닿았다는 신호”로 설명된다.

이처럼 문정규의 회화는 특정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하기보다 감상자가 스스로 감정을 발견하도록 유도한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하나의 문장을 넘어 기원을 생성하는 문법”이라고 표현한다. 꽃은 존재의 자리로, 클로버는 바람의 흐름으로, 무당벌레는 기원의 전달이라는 기능을 담당한다. 이 때문에 감상자는 작품을 해석하기보다 그 안에 머무르게 된다는 것이다.

‘조용한 회화’가 전하는 내면의 체험

미술평론 관점에서 볼 때 이번 전시는 단순한 플라워 페인팅 범주를 넘어선다. 화려한 꽃의 이미지는 표면적으로는 아름다움과 장식성을 띠지만, 그 내부에는 존재론적 질문과 인간 심리에 대한 탐구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화면 중심으로 빨려 들어가는 구조는 관람자 시선을 외부에서 내부로 이동하도록 이끌고, 또한 감상을 하나의 심리적 체험으로 전환한다.

또한 이번 전시는 ‘조용한 회화’라는 특징을 보여준다. 작품은 거대한 이미지를 사용하면서도 강압적으로 의미를 주입하지 않는다. 오히려 침묵과 여백, 반복되는 상징을 통해 관람자 스스로 마음속 이야기를 꺼내게 만든다. 이는 빠른 소비와 자극 중심의 현대 시각문화 속에서 드물게 나타나는 태도로 평가된다.

전시 제목에 포함된 ‘속삭임’ 역시 이러한 미학과 연결된다. 작품은 큰 목소리로 메시지를 주장하지 않는다. 대신 감상자의 감정 가까이 다가와 조용히 말을 건네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작가는 “작가는 말하지 않는다. 다만 기다림 속에서 도착하는 행운이 작은 신호로 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전시는 꽃을 그린 전시이면서 동시에 인간의 마음과 소망, 그리고 존재의 내면을 응시하는 전시다. 화면 속 꽃은 누군가를 닮았고, 어쩌면 지금 작품 앞에 선 감상자 자신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는 관람 행위를 넘어 하나의 사유와 체험의 과정으로 이어진다.

문정규 작가는 한국 제2세대 행위예술가로서 40여 년간 150편 이상의 퍼포먼스를 발표하며 인간의 삶과 사회적 편견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온 작가다. 그의 예술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단연 ‘넘나듦’이다. 사진=사람과사회™ 삶과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넘나듦’의 미학

문정규 작가는 한국 제2세대 행위예술가로서 40여 년간 150편 이상의 퍼포먼스를 발표하며 인간의 삶과 사회적 편견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온 작가다. 그의 예술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단연 ‘넘나듦’이다.

미술사상가 김영재 박사는 평론에서 “문정규의 예술 행위는 정관(靜觀)의 예지를 보여주며, 행위미술과 평면 작업이 분리되지 않고 상보적인 위상을 견지한다”고 평했다. 과거 ‘안과 밖에서’ 시리즈를 통해 액자라는 물리적 틀을 실물처럼 재현하고 그 경계를 허물며 전시 공간 전체를 작품으로 수용하는 ‘넓이로서의 공간 확장’을 보여주었다면, 이번 전시는 그 지평을 더욱 심화시킨다.

‘그대에게 행운을’…깊이와 공간 확장, 그리고 인류적 가치

최근 선보인 ‘그대에게’ 시리즈는 좌우가 뒤집힌 훈민정음 해례본 목판 실크스크린을 바탕으로 한다. 김재권 박사(조형예술학 박사)는 이를 두고 “창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듯 혹은 안에서 밖을 내다보듯 좌우가 도치된 텍스트는 화폭의 공간을 깊숙이 확장시키는 ‘깊이로서의 공간 확장’을 완성한다”고 분석했다.

화폭의 중심에는 화사한 꽃 한 송이가 위에서 내려다보는 부감 시점으로 크게 배치된다. 여기에 꽃을 향해 기어가는 무당벌레는 단순한 곤충이 아니라 ‘기원의 전령’ 기능을 실행하는 역할을 한다. 평론가들은 이러한 구성이 자연(꽃, 무당벌레)과 문명(활자)의 통합을 의미하며, 인류가 염원하는 미래의 보편적 가치관을 담고 있다고 보았다.

“나는 기원한다, 이제 당신의 차례다”…감상자와 공명하기

문정규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이번 전시의 핵심이 ‘기원’의 구조에 있음을 밝혔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시점은 감상자를 단순한 관찰자가 아니라 꽃의 심연으로 다가가 개입하게 만드는 장치가 된다.

그의 작품에서 꽃은 곧 ‘그대(감상자)’를 상징한다. 작가는 “크게 피어 있는 꽃은 완성된 모습인 동시에 열려 있으며, 그 안에는 다 말해지지 않은 마음이 머문다”고 설명한다. 꽃을 감싸는 클로버는 행운의 바람이 착지하는 자리이며, 무당벌레는 보이지 않는 마음의 흔적을 전달하는 전령이다.

작가는 “내 회화는 하나의 문장을 넘어 기원을 생성하는 문법으로 구성된다”며, “감상자가 작품을 해석하기보다 그 안에서 하나의 요소로 머물며 스스로 기원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About 김종영™ (966 Articles)
사람과사회 발행인이자 편집장이다. ‘글은 사람과 사회며, 좋은 비판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을 좋아한다. peoplesocietybook@gmail.com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