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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한민국20, 그리고 시민의식

"앞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어쩌면 계절마다 찾아오는 일반적인 감기처럼 가볍게 다룰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한 차례 전 세계적인 확산은 불가피할 것 같지만, 예측하고 통제할 수 있는 유행성 전염병이 되는 것은 시간의 문제일 것 같다. 초기 방역은 일차적으로 그런 시간 벌기에도 목적이 있다고 한다."

지난 3월 초 남북 관계와 관련 예상하지 못한 큰 이변이 발생했다.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생산적인 남북·북미대화가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북한이 다시 고개를 들고 국제 외교 무대에 등장하려는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지난 3월 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사실과 그 다음날 5일에는 문 대통령이 답신을 보낸 사실을 청와대가 공개해 획기적인 이벤트가 생긴 것이다.

지금은 시민들의 현명함과 지혜로움이 각별히 필요한 시기다.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 청원과 응원 청원이 나란히 올라와 있다. 물론 지금 상황에서 정부가 결정한 모든 정책에 불만이 없을 수는 없다. 국민들에게도 제대로 수급하지 못하고 있는 마스크를 너무 많이 중국에 지원한 정부에 대해 그저 잘하는 일이라는 말은 하지 못하겠다. 그러나 과연 그게 탄핵의 대상이 되나? 강경화 장관이 브리핑을 했듯이 그 이면에는 외교, 경제 등 여러 차원에서 우리가 다 알지는 못하는 일들도 있을 것이다. 조금만 마음에 안 들면 탄핵 운운하는 것은 언제 적부터 시작된 일인가?

‘코로나19’와 ‘대한민국20’, 그리고 ‘시민의식’

박소현 메이킹아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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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주간지 슈피겔(Der Spiegel)은 2월 29일자 온라인(Online) 기사(Covid-19 in Südkorea)에서 한국의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에 대해 ‘급진적 투명성을 갖춘 전략’이라고 보도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신속하게 환자들의 이동경로를 확인해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언급한 것인데, 기술적인 면과 함께 민주주의의 요체인 투명성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

한편 중소 마스크 제조업체들은 주재료인 멜트브라운(Melt-Blown, MB, 보건용 마스크 필터 역할을 하는 부직포) 조달이 어려워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우리 정부에서는 국내 보급도 어려운 마스크를 1월 30일 중국 우한으로 300만 장을 보냈으나 중국에서 대구로 보내온 마스크는 2만5,000장이었다. 그것도 중국 정부의 결정이 아니라 주한중국대사관이 한국에서 구한 마스크를 긴급 우송한 것이었다. 중국 정부는 일본으로는 코로나19 검사 키트를 보냈고, 이후로도 필요하면 추가 지원까지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시진핑은 중국 우한에서 시작한 것으로 이미 알려진 코로나19에 대해 그 발생지를 한국으로 돌리려는 야비한 언급을 했다. 한국에서 급격하게 환자들이 늘어난 틈을 타서 그 무렵 한국의 신천지 집단이 우한에 다녀간 사실을 내세운 것이다(국가 지도자인 정치인의 이 말은 과학자가 확실한 원인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고 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층위의 담론이다). 물론 세계보건기구(WHO)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며 확인한 후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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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업체인 피씨엘(PCL)은 집에서도 감염을 확인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했고, 이 키트에 침이나 가래를 넣으면 10분 안에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은 임신진단키트를 모델로 삼아 개발했다. 또 셀트리온(Celltrion), 코미팜(KOMIPHARM)이 폐렴 원인인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 Cytokine Release Syndrome or Infusion Reaction)을 억제하는 파나픽스(PANAPHIX)에 대해 지난 2월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 2상, 3상 시험계획서를 제출했다.

다국적 제약 회사인 미국의 길리어드사이언스(Gilead Sciences)는 신종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Tamiflu, 1996년 길리어드사이언스가 개발하고, 스위스 로슈(Hoffmann-La Roche)가 2016년까지 독점 판매했던 인플루엔자 치료제 오셀타미비어(Oseltamivir) 상품명)를 개발한 곳이다. 길리어드는 코로나19 백신용 신약 물질인 ‘렘데시비르’를 이번 달(2020년 3월)부터 임상시험(臨床試驗, Clinical Trial) 3상(床)을 시작한다.

현재 국내외 많은 연구소가 전력을 다해 코로나19 바이러스 치료 약물을 개발하고 있다. 양산 단계, 시판 단계 연구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필요한 환자들이 실제적으로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어쩌면 계절마다 찾아오는 일반적인 감기처럼 가볍게 다룰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한 차례 전 세계적인 확산은 불가피할 것 같지만, 예측하고 통제할 수 있는 유행성 전염병이 되는 것은 시간의 문제일 것 같다. 초기 방역은 일차적으로 그런 시간 벌기에도 목적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앞서가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에서 가장 첨단적인 수준의 대처를 하고 있다. 그러나 IT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필수적인 데이터 수집과 활용은 유럽의 법으로는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인권 보호를 위해 CCTV나 보안 업체 등을 꺼려왔던 대부분의 선진국들도 모범적인 사례로 우리나라의 예를 들며 변화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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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시민들의 현명함과 지혜로움이 각별히 필요한 시기다.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 청원과 응원 청원이 나란히 올라와 있다. 물론 지금 상황에서 정부가 결정한 모든 정책에 불만이 없을 수는 없다. 국민들에게도 제대로 수급하지 못하고 있는 마스크를 너무 많이 중국에 지원한 정부에 대해 그저 잘하는 일이라는 말은 하지 못하겠다.

그러나 과연 그게 탄핵의 대상이 되나? 강경화 장관이 브리핑을 했듯이 그 이면에는 외교, 경제 등 여러 차원에서 우리가 다 알지는 못하는 일들도 있을 것이다. 조금만 마음에 안 들면 탄핵 운운하는 것은 언제 적부터 시작된 일인가?

유럽에서는 한창 한류 열풍이 불고 있다. BTS 등 한국 아이돌 가수는 수많은 공연을 진행하고, 아이돌의 춤을 배우기 위해 과외를 받는 청소년이 늘어나고 있다. 대학에서는 한국학과도 점차 늘어나고, 일본학과와 중국학과의 인기를 넘어서고 있다(인기가 더 있을 뿐 아직 학문적 축적이 그들을 넘어선 것은 물론 아니다).

그런데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한국은 ‘기피하는 나라’로 전락할 지경에 빠졌다. 신천지로 인한 바이러스 확산 우려 때문이다. 70개 나라에서 입국을 불허하는 ‘바이러스의 나라’가 돼 버린 것이다. 빠르게 퍼지는 바이러스도 무섭고, 가파르게 증가하는 확진자 때문에 예민해진다.

바이러스로 인한 불가피한 상황 때문에 한국의 이미지가 몰락하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 이 시기야말로 우리 모두가 전략적으로 생각하고 대처해야 할 때다. 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코로나 사태가 전부가 돼서는 안 된다. 지금 이후의 상황을 지금부터 얼마나 지혜롭게 생각하고 대비하느냐에 우리의 미래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기회든 위기든 지혜로운 전략으로 빠르게 대응하며 이 자리에 이르렀다. ‘한류의 본고장’이라는, 그리고 ‘앞서가는 대한민국’이라는 이미지를 더 발전시켜 이번 바이러스 사태를 우려하는 세계인에게 ‘역시 한국!’이라는 찬사를 계속 받을 수 있도록 당당하게 글로벌 무대에 다시 우뚝 서야 한다.

박소현(Christine Park)
서울시 중랑구 중랑아트센터 관장, 서울시립대 겸임교수를 지냈다. 프랑스 파리8대학에서 조형예술학(박사 수료)을 공부했다. 현재 메이킹아트 대표를 맡고 있으며, 문화예술정책을 비롯해 각 지역에 문화예술의 옷을 입히는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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