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권이 나올지 질문을 많이 받는데, 지금 단계에서는 나도 모릅니다. 장편을 쓸 때, 저는 거의 매일 쉬지 않고 씁니다. 다른 건 전혀 쓰지 않습니다. 머릿속이 이미 완전히 ‘장편소설 뇌’ 상태가 되니까요. 그렇게 하기를 3년 가까이 지나다보니, 내 안에서 무언가를 꺼내 만들어내려면, 또다시 여러 가지를 끌어 모으기 위한 나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다음에 내 안에 무언가가 쌓였을 때, 무엇을 어떻게 쓰고 싶은지는 스스로도 전혀 예측이 되지 않아요. 그저 겨울잠을 자는 곰처럼 자면서 기다릴 뿐입니다. 그래서 『1Q84』 ‘BOOK4’나 ‘BOOK0’가 있을지 없을지는, 지금으로서는 아무것도 말할 수 없어요. 지금 단계에서 말할 수 있는 건, ‘그 전에도 이야기는 있고, 그 후에도 이야기가 있다’라는 겁니다. 그 이야기는 내 머릿속에 막연하게나마 수태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다음 권을 쓸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는 뜻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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