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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문제는 실행이다. 실행의 문제는 문재인 정부는 물론 이전 정부인 김대중·노무현 때도 똑같은 상황이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도 실행 문제는 똑같다. 진보 또는 보수 정부의 구분은 무의미한 것이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협상과 약속을 해도 실행이 없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강력하고 확대된 한미연합군사훈련은 북한지도부를 쥐새끼 몰듯이 코너에 몰기에 충분하다. 하여 북한이 어떤 군사적 행동을 감행할지 현 시점에서 알 수 없지만 결국 이러한 한미연합훈련은 남북미 3국 간 대화 재개에 독(毒)이 될 뿐 결코 한미가 원하는 대화의 장으로 북한을 유인하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곽태환 교수가 제시하는 세 가지 협상 원칙은 △한반도의 비핵화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6자회담, 남북회담, 북미회담에서 합의한 바 없다 △북한의 ‘단계적-동시행동’ 접근과 미국의 ‘일괄타결식’ 혹은 ‘빅딜’ 접근은 상호보완적이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체제를 병행 추진해야 한다 등이다. 이는 그동안 진행한 협상이 협상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적 시각을 포함하는 것이다.

한반도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한반도 평화, 비핵화 그리고 통일, 어떻게 이룰 것인가? : 곽태환 교수에게 해법을 묻다
곽태환 | 통일뉴스 | 2019년 06월 21일

한반도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 물음은 분단 이후 지금까지, 그리고 통일을 이룰 때까지 없어지지 않을 주제다. 통일 이후에도 분단 상황과는 다를지 몰라도 이 물음은 여전히 유효할 것이다.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정상회담을 하는 등 남북한 관계가 좋아질 수 있는 여지를 갖고 있었다. 그런 점에서 진보 진영이라 할 수 있는 문재인 정부가 10년 만에 집권하면서 남북 관계도 긍정적인 신호가 켜질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집권 초기와 달리 남북 관계는 지루함과 답답함이 답보(踏步)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과 국제사회(UN)가 북한을 제재(制裁) 대상에서 풀지 않고 있고 북한과 미국의 협상도 지리멸멸(支離滅裂)이어서 현재로서는 특별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대체적으로 문재인 정부가 남북 관계와 한미 관계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은 북한 제재가 걸림돌이 되고 있어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일반적이지만, 추진력이 강하지 못해 느슨한 관계가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도 많은 편이다.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

통일연구원장을 지낸 곽태환 미국 이스턴켄터키대 명예교수가 쓴 칼럼집 『한반도 평화, 비핵화 그리고 통일, 어떻게 이룰 것인가?』는 이 같은 물음을 생각할 때 참고서로 삼을 수 있는 책이다. 문재인 정부, 김정은 정부, 트럼프 정부 등 남한·북한·미국에 바라는 내용과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 남한·북한·미국 3국이 해야 할 일,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창의적 구상, 한반도 중립화 통일론 등을 다루고 있다.

곽 교수는 칼럼을 비롯해 평소에도 ‘한반도 비핵-평화체제 5단계 로드맵’을 강조했다. 칼럼집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로드맵을 다룬 칼럼에서 주목할 부분은 ‘협상의 기본 원칙’과 ‘비핵-평화체제 5단계’다. 협상 원칙은 ‘무엇을 협상할 것인가에 대한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곽 교수가 제시하는 세 가지 협상 원칙은 △한반도의 비핵화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6자회담, 남북회담, 북미회담에서 합의한 바 없다 △북한의 ‘단계적-동시행동’ 접근과 미국의 ‘일괄타결식’ 혹은 ‘빅딜’ 접근은 상호보완적이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체제를 병행 추진해야 한다 등이다. 이는 그동안 진행한 협상이 협상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적 시각을 포함하는 것이다.

협상이 협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려면 단계에 맞춰 실행 과제를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곽 교수는 이를 위해 비핵-평화체제 5단계 로드맵을 제시한다. 5단계는 (1) 비핵화 정의 및 한반도 비핵화-평화체제 로드맵 합의 (2) 영변 핵시설 해체와 금강산 관광 재개, 개성공단 재가동 (3) 북미·북일 관계 정상화를 위한 외교 협상과 WMD(대량살상무기) 폐기 협상 (4) 북미·북일 정상화 관계 조약 체결 및 4자간 한반도 평화조약 협상 (5) 4자간 한반도 평화조약 체결과 FFVD(최종적이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 맞교환 등으로 구성돼 있다.

문제는 실행이다. 실행의 문제는 문재인 정부는 물론 이전 정부인 김대중·노무현 때도 똑같은 상황이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도 실행 문제는 똑같다. 진보 또는 보수 정부의 구분은 무의미한 것이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협상과 약속을 해도 실행이 없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곽 교수는 한반도 평화와 남북·한미·북미 관계는 쉽게 풀 수 없는 문제인 만큼 ‘한반도 중립화 통일 방안’을 바람직한 해결 방법으로 제시한다. 남북한이 서로 다른 통일 방안을 갖고 있고 서로 수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5단계로 나눈 중립화 통일 방안 추진, 주변 4강 지지 유도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곽 교수는 발간사에서 “2019년은 1969년 미국 클레어먼트대학원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 박사 취득 후 한국에서 교수와 연구 활동을 시작한지 50년이 됐다”고 밝혔다. 50년이 넘는 동안 통일, 외교, 국제관계 등을 중심으로 꾸준한 활동과 주장을 펼쳤다. 이번 칼럼집은 오래 전부터 했던 생각과 최근 생각이 들어 있다. 한반도 문제를 생각하는 이가 있다면, 곽 교수가 칼럼에 담은 내용을 살펴보는 것은 유익할 것이다.

곽태환
미국 클레어몬트대학원대학교(Claremont Graduate University)에서 국제관계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이스턴켄터키대학교(Eastern Kentucky University) 국제정치학 교수,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소장 및 교수, 통일연구원 원장 등을 지냈다. 현재 미국 이스턴켄터키대 명예교수, 경남대 초빙 석좌 교수, 한반도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 한반도중립화통일협의회 이사장, 통일전략연구협의회(LA) 회장,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상임고문 등을 맡고 있다. 경남대 정치학 명예 박사(2019), 글로벌평화재단 평화상(혁신 학술 연구 분야, 2012)을 수상했다. 32권의 저서와 공저, 편저 등을 비롯해 칼럼, 시론, 학술 논문 등 300편 이상을 출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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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회 발행인이자 편집장이다. ‘글은 사람과 사회며, 좋은 비판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을 좋아한다. weeklypeopl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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