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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고른 연설과 좋은 문장

‘책은 행복으로 가는 문’과 ‘행복으로 가는 책’ : 『그렇게 이 자리에 섰습니다』, 『하루 10분 명문 낭독 영어 스피킹 100』

『하루 10분 명문 낭독 영어 스피킹 100』와 『그렇게 이 자리에 섰습니다』에 등장하는 연설과 문장은 명문으로 손색이 없다. 좋은 글을 읽을 수 있어 ‘읽는 즐거움’과 ‘읽는 의미’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영어는 행복으로 가는 문’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두 권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책은 행복으로 가는 문’과 ‘행복으로 가는 책’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잘 고른 연설과 좋은 문장

그렇게 이 자리에 섰습니다 : 세계사의 변곡점 위에 섰던 비범한 그녀들의 강렬한 연설 50
애나 러셀, 카밀라 핀헤이로 /조이스 박 | 키스톤 | 2019년 06월 19일 | 원제 : So Here I Am : Speeches by great women to empower and inspire also viewed

하루 10분 명문 낭독 영어 스피킹 100 : 조이스 박이 엄선한 삶의 문장들
조이스 박 저 | 로그인 | 2020년 02월 15일

박주영(Joyce Park) 전(前) 인천대 교양영어 교수가 보내준 『하루 10분 명문 낭독 영어 스피킹 100』을 받았다. 책을 살펴보다가 2019년 6월 발간한 『그렇게 이 자리에 섰습니다』가 떠올랐다. 앞 책은 명문을 뽑아 쓴 책이고, 뒤 책은 연설에서 고른 것을 번역해 묶은 책이다. 명문과 연설은 ‘좋은 글’이다. 좋은 글은 ‘명문’이라고 부른다. 두 권은 명문과 연설을 묶은 것이어서 ‘명문으로 엮은 책’이다.

두 권의 책을 만난 후 명문을 한자로 찾아봤다. ‘名文’(뛰어나게 잘 지은 문장)과 ‘銘文’(금석이나 기물 등에 새겨 놓은 글)이 눈에 들어왔다. 첫 한자는 말 그대로 좋은 글, 둘째 한자는 좋은 글은 오래 새겨야 할 글이라는 생각에 선택한 한자다.

『하루 10분 명문 낭독 영어 스피킹 100』은 2016년 발행한 초판을 개정해 다시 낸 책이다. “영어는 많은 문을 열어줍니다. 부디 행복으로 가는 문을 여시길 바랍니다.” 개정판 서문 첫 문장에 나오는 표현이다. 저자가 2016년 초판 때부터 책에 서명할 때 자주 쓰던 말이다. 저자가 ‘영어는 행복으로 가는 문’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이 책이 갖고 있는 의미이자 가치를 이해하는 길이다.

“영어가 삶의 많은 문을 열러주는 열쇠라면, 이 열쇠를 찾거나 만드는 과정은 반드시 즐거워야 합니다. 하지만 삶은 역설로 가득해서 행복으로 가는 문에 도달해야 비로소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행복의 문으로 가는 여정이 행복해야 행복의 문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저자가 책을 집필한 이유다. 연설과 인터뷰를 찾은 후 명문 100개를 골라 묶었다. 이 책의 특징은 명문을 읽는 즐거움과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도록 구성한 점이다. 구성의 특징은 두 가지다. 하나는 ‘하루 한 문장’, ‘하루 10분’, ‘하루에 하나씩 100일’이라는 읽기 방법과 읽기 일정을 갖고 있다. 다른 하나는 지식이 되는 명문을 제시한 후 ‘내용 미리보기’, ‘한 문장씩 따라 말하기’, ‘전체 문단 따라 말하기’, ‘주요 표현 외워 말하기’, ‘본문 풀이’로 구성해 짧지만 효과적인 읽기를 하도록 했다.

『그렇게 이 자리에 섰습니다』는 애나 러셀(Anna Russell) 뉴요커 기자가 쓰고, 일러스트레이터인 카밀라 핀헤이로(Camila Pinheiro)가 그린 책을 박 교수가 번역한 것이다. 이 책은 ‘세계사에서 주목을 받은 여성이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했는가?’ 또는 ‘나의 고민을 들어주며 용기와 연대의 말을 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등 읽으면서 고민을 나누고 상담하는 것처럼 여러 생각을 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출판사는 “『그렇게 이 자리에 섰습니다』는 공공의 장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낸 전 세계 여성 연설들을 모은 첫 번째 책”이라고 밝혔다. 당당하게 자신의 주장과 삶을 살았던 여성의 이야기인 셈이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도 다양하다. 페니 라이트,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시몬 베유, 엠마 왓슨, 앤절리나 그림케, 마리 퀴리, 엠마 골드만, 후다 샤으라위, 힐러리 클린턴, 조앤 롤링, 앙겔라 메르켈, 미셸 오바마 등 50명이 주인공이다. 러셀의 글을 읽으며 핀헤이로가 그린 주인공 얼굴 그림을 함께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책의 단점은 판형을 정사각형으로 선택한 까닭에 읽기 불편하다는 점이다.

박 교수는 문학, 여성, SF, 환타지 부문에 관심이 많다. 특히 문학과 인문학 소양을 섞어 풍부한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능력이 탈월하다. 『하루 10분 명문 낭독 영어 스피킹 100』와 『그렇게 이 자리에 섰습니다』에 등장하는 연설과 문장은 명문으로 손색이 없다. 좋은 글을 읽을 수 있어 ‘읽는 즐거움’과 ‘읽는 의미’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영어는 행복으로 가는 문’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두 권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책은 행복으로 가는 문’과 ‘행복으로 가는 책’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박주영(Joyce Park)
서강대학교와 서강대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영국 맨체스터대학과 한국외대에서 TESOL(영어교사양성과정)을 공부했다. 영어교육 강의 및 연수, 영어 학습 칼럼 기고와 집필 등 영어를 가르치며 영어 교재를 쓰고 번역을 하는 일을 주업으로 삼고 있다. 두 개의 언어와 문화를 가로지르며 얻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자 하며, 차이를 차별로 받아들이는 모든 시선을 거부한다. 이를 위해 드러나지 않은 목소리들을 찾아 듣고 전하는 글쓰기도 병행하고 있다. 저서로 『빨간 모자가 하고 싶은 말』, 『하루 10분 명문 낭독』, 『Style English』 등 10여 권, 『리드 얼라우드 영어 동화』 시리즈 21권, 『2개 국어 하는 아이로 키우는 법』, 톨킨의 『로버랜덤』 등 10여 권의 번역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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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회 발행인이자 편집장이다. ‘글은 사람과 사회며, 좋은 비판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을 좋아한다. weeklypeopl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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