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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통일 막는 ‘8대 핵심 요인’은?

최근 남북미 3국 간 강대강(强對强) 맞대응 전략의 지속으로 인해 한반도 정세가 일촉즉발의 전쟁위기로 몰아가고 있어, 3국 간의 강대강 적대적 구조가 일부 어리석은 인간들의 오판과 첨단전략자산의 오작동으로 인해 우발적인 무력충돌로 이어질까 우려스럽다. 향후 한미와 북한이 우발적인 무력충돌을 예방하기 위해 한반도 주변에서 예정된 적대적 군사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 프로세스는 앞에서 논의한 △상호신뢰 구축,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주권 인정, △남북 간 합의 이행, △공동 통일 방안 구축, △국민적 합의 도출 등을 저해하는 8대 핵심 요인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무척 요원하다. 필자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향한 ‘지상주의’를 경계한다. 평화와 통일을 구호만 부르짖고 큰 소리로 통일하자고만 소리친다고 평화와 통일이 이뤄지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8대 저해 요인을 남과 북이 합의에 따라 어떻게 효율적으로 풀어야 하느냐가 선결과제이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고자 한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구호만 외칠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이룰 것인가’에 대한 방법론에 관한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곽태환 前 통일연구원 원장

  • 한반도 문제의 기본 개념부터 정의하고자 한다. 한반도 문제는 남북관계,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통일 등 네 개의 큰 문제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그러므로 한반도 통일 문제를 이해하고 유리한 조건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남북관계의 정상화, 한반도 비핵화 실현, 그리고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정착이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이다.
  • 1953년 군사정전협정(한국군사정전에관한협정, Korean Armistice Agreement)을 체결한 이후 한반도는 지난 68년 동안 전쟁도 평화도 아닌 남북한 간 대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다시 말해 남과 북은 여전히 기술적으로 전쟁 상태에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군사정전협정을 대체하는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지 않으면 한반도 평화통일은 요원하다. 그렇다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가로막고 있는 ‘8대 저해 요인’은 무엇인가?
  • 한반도 평화와 통일 프로세스는 앞에서 논의한 △상호신뢰 구축,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주권 인정, △남북 간 합의 이행, △공동 통일 방안 구축, △국민적 합의 도출 등을 저해하는 8대 핵심 요인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무척 요원하다. 필자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향한 ‘지상주의’를 경계한다. 평화와 통일을 구호만 부르짖고 큰 소리로 통일하자고만 소리친다고 평화와 통일이 이뤄지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8대 저해 요인을 남과 북이 합의에 따라 어떻게 효율적으로 풀어야 하느냐가 선결과제이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고자 한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구호만 외칠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이룰 것인가’에 대한 방법론에 관한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역사적인 9.19 평양 남북 정상공동선언을 합의한지 3주년이 지났지만, 오히려 남북관계는 평창올림픽대회 이전으로 회귀한 느낌이다. 3년 전에 한반도 평화와 통일 분위기는 하늘을 찌르듯 곧 통일이 올 것만 같은 분위기였다. 그러나 모두가 헛된 꿈이었다. 그러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저해 요인은 무엇인가? 저해 요인을 제거하지 않고 ‘원코리아(One Korea)’라는 한반도 통일의 꿈을 과연 어떻게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해 보고자 한다.

One Korea 새 국가 건설을 어떻게 이룰 수 있는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이라는 구호만 요란스럽게 들려온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은 구호만 힘차게 부른다고 이뤄지지 않는다. 우리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지상주의자를 경계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한반도 통일을 어떻게 이룰 수 있을 것인가에 관한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반도 통일은 가능한가? 이 질문에 대해 평생 한반도 문제 연구자인 필자의 대답은 간단하다. ‘한반도 통일’ 혹은 ‘원코리아 새 국가건설’의 긴 여정에서 풀어야 할 많은 걸림돌, 전제조건, 그리고 알지 못하는 국내외 변수들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이해하면 우리는 이 질문에 대한 긍정적 또는 부정적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한반도의 미래에 관해 과연 사회과학자가 만족스러운 해답을 제공할 수 있을까? 이는 회의적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그 많은 변수를 인간의 지능으로서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반도 문제 연구자로서 한반도 통일의 필요충분조건을 명시할 수 있으며 이런 조건들을 조성해 나가는 것이 궁극적으로 한반도 통일 혹은 원코리아 새 국가건설로 나가는 길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국제정치학자로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이 무엇인가를 분석하고 통일로 가는 길에서 저해 핵심 요인을 하나씩 제거한다면 통일로 가는 길이 보다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한다는 신념에서 본 칼럼을 기획했다.

먼저, 합의에 따른 한반도 평화와 통일로 가는 길은 긴 여정이므로 수많은 저해 요인들이 작용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여러 가지 시각에서 저해 요인을 분석하고 통일로 가는 긴 여정에서 필요충분조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최소한 네 가지 시각에서 평화와 통일로 가는 길에서 필요충분조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첫째는 남한과 북한 시각을 포함한 남북한 시각, 둘째는 국제적 시각에서 주변 강대국인 미국·중국·일본·러시아 4강의 역할, 셋째는 북미 간 협상, 넷째는 미중 패권경쟁 등 크게는 네 가지 시각에서 한반도 문제를 분석하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로 가는 길에서 저해 요인을 점진적으로 제거하고 평화와 통일을 위한 유리한 조건 조성 등을 분석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기반 조성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한반도 문제의 기본 개념부터 정의하고자 한다. 한반도 문제는 남북관계,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통일 등 네 개의 큰 문제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그러므로 한반도 통일 문제를 이해하고 유리한 조건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남북관계의 정상화, 한반도 비핵화 실현, 그리고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정착이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이다. 한반도 비핵-평화정착이 이뤄지지 않는 상태에서 한반도 평화통일, 즉 원코리아(One Korea) 선진·복지 새 국가건설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을 것이다. 그러므로 통일 구호만 외친다고 통일 기반 조성이 이뤄지고 통일이 되는 것이 아님을 명심하기 바란다.

그러면 먼저 한반도 통일은 이론적으로 세 가지 방법이 존재한다고 본다. (1) 무력통일, (2) 흡수통일, 그리고 (3) 합의에 의한 통일 등이다. 여기서 논의하고자 하는 통일 방법은 ‘합의에 의한 한반도 통일’이다. 다른 방법은 이 글에서 배제한다. 왜냐하면, 다른 두 가지 방법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남과 북이 한반도의 지정학적 숙명으로 주변 강대국인 미·중·일·러 4강의 국제적 협력을 통해 합의로 통일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에 현존하는 남한과 북한은 각각 유엔 회원국이며 주권국가다. 서로 다른 체제인 두 국가가 어느 시기에 평화와 공존을 해나가면 각자가 선진·복지국가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수렴이론(Conversion Theory)에 의해 남과 북이 합의에 의한 통일이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한다. 수렴이론에 따르면 한반도의 경우에 남과 북이 평화와 공존을 통해 각자가 선진·복지국가로 발전하게 되면 궁극적으로 하나로 통합한다는 이론이다.

합의에 의한 한반도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8대 필요충분조건’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는 이러한 조건이 없는 상황이어서 통일로 가는 길은 ‘형극의 길’이며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8대 핵심 요인을 하나씩 제거하면서 통일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을 조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로 가는 길에 풀어야 할 8대 저해 핵심 요인

1953년 군사정전협정(한국군사정전에관한협정, Korean Armistice Agreement)을 체결한 이후 한반도는 지난 68년 동안 전쟁도 평화도 아닌 남북한 간 대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다시 말해 남과 북은 여전히 기술적으로 전쟁 상태에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군사정전협정을 대체하는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지 않으면 한반도 평화통일은 요원하다. 그렇다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가로막고 있는 ‘8대 저해 요인’은 무엇인가?

첫째, 남과 북 사이에 지속 가능한 상호 신뢰 구축을 이뤄야 한다. 양측 간 상호 신뢰 구축을 무엇보다 먼저 이뤄야 한다. 현재까지도 남과 북 사이에 상호 신뢰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평화통일을 이루겠다는 정치적 의지 역시 부족하다. 그런데도 남과 북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의미 있는 문서에 합의했다. 남북기본합의서(1992)와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1992), 6.15남북공동선언(2000), 10.4남북공동선언(2007), 4.27판문점남북공동선언(2018), 9.19평양남북공동선언(2018) 등은 남과 북이 합의한 큰 성과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남과 북이 이 같은 합의를 무시하거나 잘 준수하지 않아 상호불신으로 남아 있어서 남북관계는 대화 없이 최하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는 상호불신과 적대적 감정, 다른 이념·정치·사회 그리고 경제체제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 프로세스에 핵심적인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핵심 과제들을 풀기 위해서는 먼저 남과 북이 민족화해와 협력의 포용정책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 남과 북이 포용정책을 채택하지 않고서는 한반도에서 평화와 통일 프로세스를 기대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특히 남과 북이 합의한 합의서는 각자의 헌법 절차에 따라 비준 동의를 걸쳐 반드시 이행해야 할 것이다. 현재까지 남과 북이 합의만 해 놓고 남북 간 공동 합의를 이행하는 데 실패했다.

둘째, 한반도 비핵화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다. 이른 시일 내에 해결해야 한다. 북한은 개정한 김일성·김정일헌법(11차, 2012.4.13) 서문에서 북한이 핵 국가임을 명문화했다. 북한은 6차례 핵 실험을 걸쳐 사실상 핵보유국이 되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건부로 조선반도 비핵화를 제안했다. 비핵화의 두 전제조건은 (1)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2) 북한 체제 보장이다. 김 위원장은 이 조건만 충족되면 핵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 미국이 김 위원장의 두 전제조건 수용 여부가 관건이다. 미국이 북한의 두 전제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으면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현 시점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비핵화의 두 조건을 수용할 의지가 없어 보여 유감이다. 다시 말하면, 협상에 의한 한반도 비핵화는 현 시점에서 물 건너갈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비핵화를 통한 평화체제 구축은 통일 한반도의 실현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임을 이해해야 한다.

셋째, 남과 북은 군사 정전체제를 종식하기 위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한반도 비핵화를 병행해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남과 북이 한반도 문제 해결의 직접적인 당사자 국가이므로 국내외에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남과 북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상반되는 접근을 해왔다. 북한은 일관성 있게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북미 간 평화협정을 체결할 것을 고집해 왔으나 최근 다자간 평화협정에 합의한 바 있다. 반면에 현 한국 정부는 남북·미·중 4자 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주장했다. 단계적인 접근으로 상호교류와 협력을 통해 상호신뢰를 구축하자는 제안이다. 그러나 남과 북의 상반되는 통일 접근에도 불구하고 남북통일에 대한 진정성을 확립해 통일 방안에 대한 대 타협을 이룰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여기에 한반도 통일 프로세스 구축하기 위한 또 다른 핵심 당사국인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남과 북 어느 한쪽의 주장을 지지하기보다 국제적으로 보장하는 다자간의 평화조약(협정)을 선호하고 있음은 한반도 통일에 청신호다.

넷째, 원코리아(One Korea), 즉 통일한국을 건설할 때까지 남과 북이 서로를 주권국가로 인정하고 남북관계의 외교 정상화를 위한 남북기본조약(A basic treaty between the ROK and the DPRK)을 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북한은 여전히 ‘하나의 코리아’(One Korea)를 고집하며 한반도에 존재하는 두 개의 코리아를 대외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이러한 주장은 1991년 유엔에 남북이 동시 가입한 사실이 있기 때문에 국제법상 전혀 설득력이 없다. 더구나 1991년 남과 북은 남북 기본합의서를 통해 남북관계를 특수 관계로 규정했다. 다소 늦었지만, 이제는 남과 북이 한반도에 두 개의 주권국가가 존재함을 인정해야 할 때다.

다섯째, 남과 북이 현재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이한 통일 방안을 고집하기보다는 합의를 통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현재 북과 남의 통일 방안은 서로 합의점을 찾기에는 너무 상이하다. 다시 말해 북한의 ‘고려민주연방공화국창립방안’(The Democratic Federal Republic of Koryo: DFRK)과 남한의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은 남북 양측이 서로가 수용할 수 없는 방안이다. 북한의 고려연방제는 한국 정부의 퇴진, 국가보안법 철폐와 주한미군 철수 등 남한이 포기하기 힘든 전제조건을 내걸고 있다. 반면 남한의 민족공동체는 별다른 전제조건이 없으나 북한이 수용하기 힘든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 남과 북이 각자의 통일 방안을 수용하기 어려운 여러 문제점이 존재하기에 현재의 두 방안을 고집하는 것은 한반도 통일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필자는 남과 북이 공동으로 한반도 통일 방안에 대해 함께 연구하고 합의에 의한 공동 통일 방안을 만들어 낼 것을 제의한 바 있다.

여섯째, 남과 북의 공동 통일 방안에 대해 유일하게 합의한 2000년 6.15공동선언 2항을 실질적으로 이행해야 한다. 남과 북은 6.15공동선언 2항에서 남한의 남북연합단계 방안과 북한의 ‘낮은 단계’ 연방제 방안에서 공통점을 발견하고 민족통일을 성취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합의했다. 그런데 지난 21년 동안 이 조항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논의한 바가 전무하다. 이는 통일에 대한 남북 정부의 정치적 의지가 모자란 사실로부터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이에 남과 북이 우선적으로 공동통일방안에 합의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하며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현 통일 방안에 대한 대안으로 ‘중립화’ 레짐(regimes)을 구축해 창의적인 한반도 중립화 통일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일곱째, 한반도 문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남과 북은 각자의 지역에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북한은 조선노동당이 지배하는 사회주의 체제에서 인민들의 합의를 도출하는 데 어려움 없어 보인다. 그러나 남한은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는 게 어렵다. 왜냐하면, 보수와 진보가 극렬하게 정치적으로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대중·노무현 진보 정부의 대북정책은 이명박·박근혜 보수 정부가 존중하지 않았고 무시했기 때문에 대북정책을 일관성 없이 운영한 것은 유감이었다. 그러므로 일관성 있는 대북정책을 추진하려면 남북 간 합의사항을 국회가 비준하고 동의해서 국민적 합의로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대북 정책은 정권이 바뀐다 해도 일관성 있게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덟째, 국제정치 시각에서 볼 때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저해하는 요인은 한반도 주변 정세다. 특히 현 시점에서 미국과 중국이 패권경쟁을 지속하는 한 한반도 평화통일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미중 패권경쟁 시대에는 미국이나 중국이 모두 한반도 통일을 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한반도 평화통일은 미중 간 공동협력을 전제해야 한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가 미중 패권경쟁 시대에 어느 편에도 줄을 설 수 없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요인을 잘 인식하고 한국은 균형외교전략(Balanced Diplomacy)을 유지하는 것이 국가이익임을 주장한 바 있다.

‘평화지상주의’와 ‘통일지상주의’를 경계한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 프로세스는 앞에서 논의한 △상호신뢰 구축,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주권 인정, △남북 간 합의 이행, △공동 통일 방안 구축, △국민적 합의 도출 등을 저해하는 8대 핵심 요인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무척 요원하다.

필자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향한 ‘지상주의’를 경계한다. 평화와 통일을 구호만 부르짖고 큰 소리로 통일하자고만 소리친다고 평화와 통일이 이뤄지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8대 저해 요인을 남과 북이 합의에 따라 어떻게 효율적으로 풀어야 하느냐가 선결과제이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고자 한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구호만 외칠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이룰 것인가’에 대한 방법론에 관한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끝으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8대 저해 요인을 점진적으로 제거하는 일은 우리 민족의 몫이다. 특히 한국 정부와 국민과 재외동포의 적극적인 역할이 크다. 그러므로 재외동포와 민간단체와 대한민국 정부가 함께 한반도 평화와 통일로 가는 길에 핵심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이 글은 사람과사회™가 통일뉴스와 함께 게재하는 것입니다.

About 곽태환 (38 Articles)
미국 클레어몬트대학원대학교(Claremont Graduate University)에서 국제관계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이스턴켄터키대학교(Eastern Kentucky University) 국제정치학 교수,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소장 및 교수, 통일연구원 원장 등을 지냈다. 현재 미국 이스턴켄터키대 명예교수, 경남대 초빙 석좌 교수, 한반도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 한반도중립화통일협의회 이사장, 통일전략연구협의회(LA) 회장,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상임고문, 사람과사회™ 상임고문 등을 맡고 있다. 경남대 정치학 명예박사(2019), 글로벌평화재단 평화상(혁신 학술 연구 분야, 2012)을 수상했다. 32권의 저서와 공저, 편저 등을 비롯해 칼럼, 시론, 학술 논문 등 300편 이상을 출판했다. 주요 저서로는 『한반도 평화, 비핵화 그리고 통일: 어떻게 이룰 것인가?』(통일뉴스, 2019), 『국제정치 속의 한반도: 평화와 통일 구상』, 『한반도 평화체제 의 모색』(공저) 등이 있다. 영문으로 발간한 책은 『Editor/Co-editor: One Korea: Visions of Korean Unification』(Routledge, 2017), 『North Korea and Security Cooperation in Northeast Asia』(Ashgate, 2014), 『Peace-Regime Building on the Korean Peninsula and Northeast Asian Security Cooperation』(Ashgate, 201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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