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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명, “남 탓과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

김 대표는 현재 배터리 산업을 둘러싼 경영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적절한 지적이다. 그러면서 “전기차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배터리 산업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이 많이 변했고, 배터리 외 산업에서도 ‘최고’라 인정받던 기업들이 변화의 방향성과 속도에 맞춰 제때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큰 어려움에 봉착하기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명, “남 탓과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

김동명 LGES 대표,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서 강조
유선망과 무선망 닮은 유선전기과 무선전기, 미래는?
LGES를 통해서 생각해보는 ‘숨고르기’와 ‘낚아채기’

“모든 것을 어려운 업황 탓으로 돌리거나 미래 성장 전망이 밝다는 이유만으로 막연히 미래를 낙관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LGES) 대표가 7월 4일 오전 임직원들에게 ‘자만심을 버리고 겸손한 자세로 도전과 혁신의 DNA를 되살립시다’는 제목으로 보낸 메시지 중 일부다. 김 대표는 “질적 성장을 통한 기업가치 일등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미래를 대비할 근성과 체력을 길러야 할 뿐 아니라 자만심을 버리고 우리만의 도전과 혁신의 DNA를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명, “모든 것을 어려운 업황 탓으로 돌리거나 미래 성장 전망이 밝다는 이유만으로 막연히 미래를 낙관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적절한 지적이다. 김 대표는 현재 배터리 산업을 둘러싼 경영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전기차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배터리 산업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이 많이 변했고, 배터리 이외의 산업에서도 ‘최고’라 인정받던 기업들이 변화의 방향성과 속도에 맞춰 제때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큰 어려움에 봉착하기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IT 분야가 등락을 많이 했듯이 자동차와 스마트기기는 가장 잦은 변화를 겪는 분야 중 하나다. 이제는 배터리 분야도 변화의 물결이 커서 시장에서 견디고 살아남을 수 있는 경영을 한다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을 맞았다. 김 대표는 이러한 시장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고, 그런 까닭에 메시지에서 상황을 언급한 것이다.

김 대표는 또 “우리 역시 공격적 사업 확장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고, 경쟁사와 차별화된 글로벌 생산 역량을 확보했지만, 과거 우리의 강점이었던 소재·기술·공정 혁신이 더뎌졌고, 구조적 원가 경쟁력도 부족해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언급은 사실 최고경영자인 김 대표 입장에서 ‘뼈아픈 고백’이 아닐 수 없다. 기업에서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매우 큰 문제다. 이 메시지는 사실상 LGES 현 상황을 가장 극명하게 설명하고 보여주는 언급으로 봐야 한다.

김 대표는 이어 “기존 관행들을 과감하게 바꾸고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모든 것을 재검토하고 낭비 요인이 없는지 점검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LGES가 ‘숨고르기’와 함께 ‘낚아채기’를 동시에 고민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공격적인 수주와 사업 확장을 추진하며 인력, 설비, 구매 등 분야에서 많은 비효율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라며 “누구보다 먼저 시장을 개척하며 생긴 일이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되며 실패 경험을 자산화하고, 축적된 운영 역량과 결합해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승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또 “지금은 투자의 속도 조절이 필요한 시기”라며 “꼭 필요한 시점에 적절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는 민첩성(Agility)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며 조직별로 투자 유연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깊게 고민해주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밝힌 이 같은 언급은 결국 숨고르기와 낚아채기를 할 시점이 언제인지 판단하기 위해 골몰하는 모습으로 볼 수 있다.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배터리는 오늘날 자동차, 스마트폰 등 전기를 사용하는 다양한 기기를 움직이게 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로 자리를 잡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중요성과 가치는 더욱 커질 것임이 분명하다. ‘이동형 전기’, 그러니까 ‘움직이는 전기’라는 입지를 계속 넓힐 것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어 기존 관행들을 과감하게 바꾸고 투자의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모든 것을 재검토하고 낭비 요인이 없는지 점검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LGES가 ‘숨고르기’와 함께 ‘낚아채기’를 동시에 고민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오늘날 통신 부문에서 유선망과 무선망은 거의 동등한 자리를 갖고 있다. 전기도 마찬가지다. 유선전기와 무선전기는 쌍벽을 이루고 있다. ‘무선전기’라는 특성을 갖고 있는 배터리가 이 같은 자리에 오를 수 있게 해준 일등공신은 배터리다. 그렇기 때문에 무선전기의 핵심인 배터리 기술로 ‘선 없는 전기’를 어떻게, 얼마나 만드느냐의 문제는 기업의 생존과 직결돼 있다.

김 대표는 메시지 끝에서 “배터리 산업의 미래는 밝지만, 미래를 주도할 진정한 실력을 갖추는 것은 예전보다 훨씬 어려워졌다”면서 “과거의 영광에 사로잡히지 말고 사업과 제품의 포트폴리오를 전면적으로 개편해 나가며 조직 전체의 혁신을 가속해 나가야 할 시기”라고 언급했다.

김 대표는 “저부터 더 낮고 겸손한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다시 힘을 모아보자”는 말로 메시지를 마무리했다. 김 대표의 메시지는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배터리 업계가 LGES처럼 ‘숨고르기’와 ‘낚아채기’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하게 해준다. 김 대표 말처럼 배터리 업계는 ‘겸손하게’, 그리고 ‘다시 힘을 내야 할 때’를 맞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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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회 발행인이자 편집장이다. ‘글은 사람과 사회며, 좋은 비판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을 좋아한다. weeklypeopl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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