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쓰는 방위비분담금, 과감히 줄여야”
김종대, “한미방위비분담금 군사건설비, 합의액과 집행액 차이 연평균 3000억 이상”
쓰지 않는 3000억 규모의 방위비분담금을 과감히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제9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에 따라 2014년부터 지급된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군사건설비가 매년 3000억 원 가량 미집행 또는 미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방위비분담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던 시기에는 미국 측 계좌에 수천억 원이 쌓여 주한미군이 이자 수익을 획득하던 것을 바로잡기 위해 제8차 SMA에서는 군사건설비를 일정 비율 이상 현물로 지급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군사건설비는 방위비분담금 중 가장 비중이 크고, 사업 기간이 길어 사업지연이 잦았기 때문이다.
현금비율을 2009년에는 70%, 2010년에는 40%로 차츰 줄여, 2011년부터는 12%로 고정했다. 특히 현금으로 지급하는 12%의 군사건설비는 설계•감리 비용으로만 사용할 수 있게 규정했다. 이에 따라 제9차 SMA가 적용된 2014년부터는 방위비분담금 군사건설비가 보다 투명하게 운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표1 참조]
그러나 국방부가 김종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이후 작년까지도 군사건설비 미집행•미지급액은 계속 누적돼 해마다 발생하는 불용액까지 합하면 매년 3000억 원을 넘나드는 금액이 쓰이지 못하고 국고에 묶여 있다. 2014년에는 총 3,248.8억 원이 미집행·미지급 및 불용됐고, 2015년에는 2,555.7억 원, 2016년에는 3,287.36억 원을 쓰지 못했다. [표2 참조]
김종대 의원은 “이 3000억 원이 바로 방위비분담금의 합의액과 실소요비용 간 괴리로, 구조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방위비분담금이 매년 3000억 원씩 쓰이지 못하고 묶이는 데에는 수년에 걸친 주한미군 군사건설 사업 소요기간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국방부는 주장한다. 하지만 2013년 미 상원 군사위원회의 ‘해외기지 주둔비용 보고서’에서도 지적했듯이 각각의 사업에 대한 철저한 검토와 승인 과정이 생략된 느슨한 방위비분담금 합의 및 집행 과정 때문이기도 하다.
한미방위비분담금이 매년 3000억 원 가량 미집행‧미지급‧불용되는 데 반해, 미일방위비분담금은 해당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방위비분담금 협상 시 주요 항목에 대해 세세한 검토와 상호 합의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김종대 의원은 “방위비분담금 미집행·미지급액은 매년 국회 예·결산 때마다 지적하는 부분이지만 국방부는 ‘철저하게 관리하겠다’는 말뿐”이라며 “얼마나 철저히 하기에 매년 반복해서 3000억 원이나 되는 큰돈이 쓰이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지난 8월 국회 국방위원회 결산 심사 당시 방위비분담금 미집행·미지급액을 지적하자 방위비분담금 군사건설비를 담당하는 국방부 건설관리과는 “미지급액마다 용처가 정해져 있어 언젠가는 쓰일 금액이며, 사업이 진행됨에 따라 단계별로 지급될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어차피 사업이 진행됨에 따라 내년, 내후년에 지급될 돈이라면 올해 예산에 반영할 필요도 없는 돈인 셈”이라며 “일본이 방위비분담금을 꼼꼼히 따져 감액했던 것처럼, 우리도 현실을 정확히 반영해 방위비분담금 규모를 과감하게 축소하는 노력이 있어야 우리 안보와 방위에 꼭 필요한 곳에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위비분담금을 늘려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있는 와중에 국방부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어 매우 걱정스럽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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