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텃밭] 친구와의 대화
“유림아 너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큰 나무 아래 데리고 가서 말해보라고 해, 큰 나무 아래에서는 거짓말을 못한대. 친구야, 숲에서 살면 거위를 꼭 키워야 해. 뱀 때문에.”
 “큰 나무가 되면 길 잃은 자 길 찾기도 좋겠지. 큰 나무가 되면 피곤한 자, 기대어 쉴 수 있는 그늘 되어 좋겠지. 큰 나무가 되면 봄이면 꽃잎 많이 흩날리고, 여름이면 더위 피할 수 있고, 가을이면 울긋불긋 단풍져 눈을 즐겁게 해주고, 겨울이면 아픈 가슴 같이 울어주고, 늙어지면 장작으로 누군가의 방을 덥혀주니, 나무야 나무야, 아, 야프지 말아주겠니, 너는 힘겨운 세월 예쁘게 살았단다.”
“큰 나무가 되면 길 잃은 자 길 찾기도 좋겠지. 큰 나무가 되면 피곤한 자, 기대어 쉴 수 있는 그늘 되어 좋겠지. 큰 나무가 되면 봄이면 꽃잎 많이 흩날리고, 여름이면 더위 피할 수 있고, 가을이면 울긋불긋 단풍져 눈을 즐겁게 해주고, 겨울이면 아픈 가슴 같이 울어주고, 늙어지면 장작으로 누군가의 방을 덥혀주니, 나무야 나무야, 아, 야프지 말아주겠니, 너는 힘겨운 세월 예쁘게 살았단다.”

“너는 지금까지 만난 사람 중에 제일 진실한 사람이야. 키 큰 나무숲에 가서 개나 두 마리 키우며 살고 싶다. 유림아, 구상나무 같은 친구야, 이상 시인이 예전에 말씀 하셨다. 구상나무는 나무중의 나무라고. 어느 멋진 가을날에 변화된 모습으로 꽃무늬 블라우스 사가지고 기다리마. 큰 나무 아래서….”
친구와의 대화
정유림
“너는 지금까지 만난 사람 중에 제일 진실한 사람이야. 키 큰 나무숲에 가서 개나 두 마리 키우며 살고 싶다. 유림아, 구상나무 같은 친구야, 이상 시인이 예전에 말씀 하셨다. 구상나무는 나무중의 나무라고. 어느 멋진 가을날에 변화된 모습으로 꽃무늬 블라우스 사가지고 기다리마. 큰 나무 아래서….”
“구상나무가 뭐냐?”
“네이버한테 물어봐”
“꽃무늬 블라우스를 니가 왜 사주냐 임마! 연인이 생긴다면 사주시겠지, 살아만 있어도 고마울 사람”
“유림아 너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큰 나무 아래 데리고 가서 말해보라고 해, 큰 나무 아래에서는 거짓말을 못한대. 친구야, 숲에서 살면 거위를 꼭 키워야 해. 뱀 때문에.”
“큰 나무 아래서? 진짜? 거위가 뱀 보다 힘 쎄?”
“거위는 용하게 뱀을 잘 잡아, 깃털이 세서 뱀이 물어도 독이 안 들어가, 지난번에 들은 건데 신성한 숲에 들어가면 그런 기운이 있어서 나무 아래선 거짓말을 못한다더라, 난 그 말 믿어. 근데 너 밥은 먹고 다니니?”
“까무따.”
“나도 신성한 나무 아래선 거짓말을 못한다는 그 말 믿어!
왜냐하면 내 친구 종현이는 맑고 순수한 애니까 적어도 나한테는 거짓말을 안 할 거라는
걸 믿거든. 그리고 이번 이름은 세 분 스승님들 중 한 분 이 지어주셨어.
안 좋은 걸 막기 위해서 주신 이름이야. 큰 숲 가운데에서도 우뚝 솟은 큰 나무가 되라고.”
큰 나무가 되면 길 잃은 자 길 찾기도 좋겠지.
큰 나무가 되면 피곤한 자, 기대어 쉴 수 있는 그늘 되어 좋겠지.
큰 나무가 되면 봄이면 꽃잎 많이 흩날리고
여름이면 더위 피할 수 있고
가을이면 울긋불긋 단풍져 눈을 즐겁게 해주고
겨울이면 아픈 가슴 같이 울어주고
늙어지면 장작으로 누군가의 방을 덥혀주니
나무야 나무야
아야프지 말아주겠니
너는 힘겨운 세월 예쁘게 살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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