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송이 어머니는 가끔 제가 읽고 있는 책표지 위에 전기세나 수도세 요금의 복잡한 공식을 볼펜으로 써 내리십니다. 덕분에 나는 2019년 4월 달 전기세 148,200원을 크게 쓴 『덩샤오핑 평전』을 갖게 됐습니다. 아, 기형도는 2017년도 가스요금 92,500원을 목차에 품고 삽니다. 옐리네크는 ‘피아노 치는 여자’가 아니라 ‘관리비 12만원’으로 남았습니다. 저는 한 번도 어머니와의 말싸움에서 이겨본 적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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