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호랑이에게 잡아먹히면 창귀가 된다. 항상 호랑이와 함께 다니며 앞길을 인도하므로 호랑이가 그의 명령을 따른다고 한다. 호랑이의 신은 바로 창귀이며, 호랑이의 사당을 세워 신으로 삼는 것도 다름 아닌 창귀다. 제사를 받아먹고 화복을 주는 것도 창귀다. 사람들은 창귀가 시키는 줄도 모르고 호랑이에게 신령이 있어 화를 주기도 하고 복을 주기도 한다고 여긴다. 그렇다면 이것은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빌리는 것(狐假虎威)과는 다르다. 창귀가 호랑이의 권세를 빼앗은 것이다[倀奪虎權]. 안방 귀신에게 아첨하는 것보다 부엌 귀신에게 아첨하는 것이 낫다더니, 호랑이에게 제사 지내는 것보다 창귀에게 제사 지내는 것이 나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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