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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패스트트랙 충돌’ 판결, 정치인가 한계인가

2019년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벌어진 물리적 충돌 사건에 대해 법원이 유죄를 선고하면서, 정치적 저항의 범위와 형사책임의 한계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사건의 중심에는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나경원 의원이 있다. 사진=위키백과

나경원 의원과 국회선진화법

나경원 ‘패스트트랙 충돌’ 판결, 정치인가 한계인가

벌금형 선고로 의원직 유지…법원 “정치적 목적과 위법성은 별개”
면책특권·정당행위 주장 배척…국회 질서 수호 원칙 재확인 사례

 

2019년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벌어진 물리적 충돌 사건에 대해 법원이 유죄를 선고하면서, 정치적 저항의 범위와 형사책임의 한계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사건의 중심에는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나경원 의원이 있다.

이번 판결은 단순히 한 정치인의 형사책임 여부를 넘어 국회선진화법 적용 범위와 국회의원 면책특권 한계를 구체적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정치·법률적으로 적지 않은 파장을 남겼다.

2019년 4월,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는 과정에서 여야 의원 간 격렬한 대치가 벌어졌다. 회의장 점거, 출입문 봉쇄, 물리적 충돌 등이 이어졌고, 이 사안은 곧 형사사건으로 비화됐다. 사진=위키백과

사건 출발점: ‘패스트트랙 충돌’과 기소

2019년 4월,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는 과정에서 여야 의원 간 격렬한 대치가 벌어졌다. 회의장 점거, 출입문 봉쇄, 물리적 충돌 등이 이어졌고, 이 사안은 곧 형사사건으로 비화됐다.

검찰은 나 의원 등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 국회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수사와 재판은 수년간 이어졌고,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징역 2년을 구형하며 실형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명확했다. 당시 행위가 “정치적 저항”인가, 아니면 “국회 의사 진행을 방해한 폭력행위”인가라는 법적 평가 문제였다.

1심 판결: 유죄 인정, 그러나 벌금형

1심 재판부는 나 의원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벌금형을 선고했다. 총 벌금액은 2천만 원대 수준으로, 금고 이상의 형이나 의원직 상실 기준을 넘지 않아 현직 유지에는 영향이 없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정치적 동기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지만, 국회의 절차적 질서를 물리력으로 저지한 행위는 법질서를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즉 목적과 수단을 구분한 것이다. 정치적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그 실현 방식이 법적 한계를 넘어섰다면 형사책임은 면할 수 없다는 논리다.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1심 판결은 사실상 확정 수순에 들어갔고, 이 역시 또 다른 정치적 논쟁을 낳았다.

국회선진화법의 적용 범위: 폭력의 개념을 어디까지 볼 것인가

이 사건의 중심에는 이른바 ‘국회선진화법’(국회법 제165조 등)이 있다. 해당 조항은 국회 회의 진행을 방해하는 폭력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한다.

법원은 단순한 고성·항의 수준을 넘어 회의장 점거와 출입 저지 등 구조적으로 의사결정을 차단하는 행위를 폭력행위로 보았다. 이는 물리적 타격이나 상해가 발생했는지 여부와는 별개로, 의사절차를 실질적으로 마비시켰는지가 판단 기준이 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입법부 내부의 갈등을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는 것이 적절한가”라는 문제 제기가 이어졌지만, 재판부는 국회 역시 법질서 안에서 운영되는 헌법기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국회의원이 스스로 국회법을 위반한 경우에도 일반 형사법 질서의 통제가 미친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셈이다.

면책특권과 정당행위 주장, 왜 받아들여지지 않았나

피고인 측은 헌법상 면책특권과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를 근거로 위법성 조각을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면책특권은 본회의나 위원회에서의 발언·표결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는 제도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회의를 방해하거나 출입을 봉쇄하는 행위까지 보호 대상에 포함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시 말해, ‘말’과 ‘물리력’은 법적 평가가 다르다는 것이다.

또한 형법상 정당행위나 정당방위가 인정되려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아야 하는데, 재판부는 해당 행위가 국회의 절차적 안정성을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봤다. 정치적 긴박성을 이유로 불법성이 전면 제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해석이다.

결국 이번 판결은 질문을 남긴다. 이 질문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치적 저항은 어디까지 허용되는가 △그리고 헌법기관 내부의 갈등이 법정으로 옮겨졌을 때, 사법부는 어떤 기준으로 그 경계를 설정해야 하는가 등이다. 사진=위키백과

정치적 파장: ‘저항권’ vs ‘법질서 수호’

판결 이후 정치권에서는 상반된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 측은 “야당의 입법 독주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저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시민사회와 일부 법조계는 “정치적 갈등이라도 법의 테두리를 벗어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검찰의 항소 포기를 두고도 논란이 일었다. 형량이 구형보다 낮아졌음에도 상급심 판단을 구하지 않은 배경을 둘러싸고 정치적 고려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이는 사법 판단을 넘어 검찰권 행사 기준이라는 또 다른 층위의 논쟁으로 확장됐다.

판결 의미: ‘국회 내부 갈등’의 형사적 한계 설정

이번 사건은 입법부 내부의 극한 대치가 어디까지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지를 가늠한 사례로 평가된다. 법원은 정치적 목적과 위법성을 분리해 판단했고, 면책특권의 범위를 엄격히 해석했다.

동시에 실형이 아닌 벌금형을 선택함으로써 정치적 책임과 형사책임 사이의 균형을 모색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엄정한 법 적용 원칙을 천명하면서도, 정치적 맥락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은 절충적 판단이라는 해석이다.

결국 이번 판결은 질문을 남긴다. 이 질문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치적 저항은 어디까지 허용되는가 △그리고 헌법기관 내부의 갈등이 법정으로 옮겨졌을 때, 사법부는 어떤 기준으로 그 경계를 설정해야 하는가 등이다.

나경원 의원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유무죄를 넘어, 한국 정치의 충돌 문화와 법치주의의 한계를 동시에 비추는 하나의 이정표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판사 출신 변호사, 정치인이다. 제17·18·19·20·22대 국회의원이다. 17대는 비례대표, 18대는 서울 중구, 19·20·22대는 서울 동작구을에서 당선됐다. 사진=위키백과

나경원(羅景垣)

판사 출신 변호사, 정치인이다. 제17·18·19·20·22대 국회의원이다. 17대는 비례대표, 18대는 서울 중구, 19·20·22대는 서울 동작구을에서 당선됐다. 1963년 12월 6일 홍신학원 설립자이자 이사장인 나채성의 4녀 중 장녀로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다. 본관은 나주며, 할아버지는 전라남도 영암군 도포면 출신이다. 어머니는 전라남도 여수시 출신이다. 계성초등학교 시절 아동극 연출 지도 교사로 온 배우 서인석에게 오디션을 통해 발탁돼 연극부 활동을 하기도 했다. 숭의여자중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여자고등학교 시절에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전체 557명 중에 1등을 차지할 정도로 3년 내내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이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국제법을 전공했으며, 30세가 되던 1992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서울대학교 동기인 김재호와 결혼했고, 1남 1녀를 두었으며, 딸은 다운증후군이 있다. 사법연수원 24기를 수료하고 1995년 부산지방법원 판사에 임용돼 4년간 근무했다. 이후 1999년 인천지방법원, 2002년 2월 서울행정법원까지 총 7년 6개월간 판사로 재직했다. 2002년 제16대 대선 기간에 이회창의 요청에 따라 한나라당에 입당해 정치에 입문했다. 한국에서 여성 판사가 판사를 그만두고 정치권에 뛰어든 것은 추미애 이후 두 번째다. 2003년 3월 이회창이 대선 후보에서 패배하자 변호사 활동을 시작했다. 2011년 7월 법무법인 바른에서 실제 변호사 업무를 하진 않았지만, 주요 구성원이었다. 2003년 7월 10일 한나라당 운영위원으로 선출되면서 다시 정치계에 등장했다. 자료=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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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회 발행인이자 편집장이다. ‘글은 사람과 사회며, 좋은 비판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을 좋아한다. weeklypeopl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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