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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의 꽃양귀비

“낱말은 문학에서, 특히 시(詩)에서 독보(獨保)와 독창(獨創)과 독립(獨立)을 갖습니다.”

‘시인 석연경’과 ‘석연경 시인’에서, ‘대통령 홍길동’과 ‘홍길동 대통령’에서 찾고 느낄 수 있는 미묘한 차이처럼 ‘꽃’이 ‘양귀비’ 앞으로 나오고 띄어쓰기를 적용해서 생각하면, ‘꽃양귀비’는 사람을 부르는 시어이자 언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시어는 언어의 의미와 언어의 힘과 언어의 품격을 갖춘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붉디붉은 마음 하나’로 끝맺는 「산사의 꽃양귀비」는 ‘산사를 찾은 어떤 사람의 마음’을 간곡하게 담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양귀비가 붉은 옷을 입은 꽃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붉은 마음’과 ‘마음 하나’를 품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불심(佛心)’과 ‘일심(一心)’이 떠오릅니다.

산사의 꽃양귀비

석연경

오르지 않고도
단박에 오를 수 있는
높은 산이 있다

산문 입구에는
자욱한 비구름
우중雨中 안개를 지나도
젖지 않는다

46억 년 전 불덩이
맑은 도량 석탑으로 섰다
사자도 일어나 묵묵히 손 모은다

내 안의 네가 탑을 쌓고
네 안의 내가 탑을 허물고
지금 여기
두근거리는 탑의 심장

네 스스로가 등불이고
너 아닌 것이 등불이야

우뚝한 탑을 돌면
빗소리 더욱 맑아
빛줄기 쏟아진다

탑 사이
화두 깨치고 피어난
푸른 납자의
붉디붉은 마음 하나

석연경
시인이자 문학평론가다. 시집 『독수리의 날들』, 『섬광, 쇄빙선』이 있다. 송수권시문학상 ‘젊은시인상’을 수상했다. 현재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꽃양귀비’와 ‘양귀비꽃’
2020년 7월 15일, 오늘 지은 시 한 편을 함께 나눕니다. 낱말은 문학에서, 특히 시(詩)에서 독보(獨保)와 독창(獨創)과 독립(獨立)을 갖습니다. 석연경 시인은 「산사의 꽃양귀비」에서 ‘양귀비꽃’을 ‘꽃양귀비’라고 말합니다. 이 낱말, 시어(詩語)로서의 이 낱말은 인상적입니다. 단순히 어순(語順)의 의미를 넘어 ‘꽃’과 ‘양귀비’를 나눴다가 다시 합쳐서 ‘꽃양귀비’로 태어났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띄어쓰기를 해서 적용하면 ‘꽃 양귀비’와 ‘꽃양귀비’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시인 석연경’과 ‘석연경 시인’에서, ‘대통령 홍길동’과 ‘홍길동 대통령’에서 찾고 느낄 수 있는 미묘한 차이처럼 ‘꽃’이 ‘양귀비’ 앞으로 나오고 띄어쓰기를 적용해서 생각하면, ‘꽃양귀비’는 사람을 부르는 시어이자 언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시어는 언어의 의미와 언어의 힘과 언어의 품격을 갖춘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붉디붉은 마음 하나’로 끝맺는 「산사의 꽃양귀비」는 ‘산사를 찾은 어떤 사람의 마음’을 간곡하게 담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양귀비가 붉은 옷을 입은 꽃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붉은 마음’과 ‘마음 하나’를 품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불심(佛心)’과 ‘일심(一心)’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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