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북미정상회담 전제조건은?
“북미 간 평화적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포함한 미국의 대북제재 완화가 트럼프 대통령의 11월 대선 승리와 연관돼 있으며 북한의 북미 간 대화·협상의 재개의 전제가 돼야 한다. 왜냐하면 성공적인 제3차 북미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11월 대선 승리와 직접적 연관성이 있으며 이는 북한이 일관되게 주장한 북미 간 대화·협상의 전제조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제3차 북미정상회담의 전제조건은?
곽태환 前 통일연구원 원장·사람과사회™ 상임고문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대화와 협상을 위해 전향적 행동을 보이고 있어 11월 3일 미대선 이전 제3차 북미정상회담의 개연성이 점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지난 7월 초 트럼프 대통령이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긍정적인 의사를 밝혔고, 이어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미 간 한반도 비핵화 회담 재개를 원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스티븐 비건 국무부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방한 중(2020.07.07~07.09)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과의 대화 제안에 북한은 여전히 냉냉하게 대응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김여정 제1부부장의 입을 통해 7월 10일 담화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적인 입장 변화가 없는 한 연내 정상회담이 불필요하다고도 했다. 그러나 7.10 김여정 담화 직후에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그는 11월 3일 미국 대선 전에 제3차 북미정상회담의 개최를 예고하기도 했다.
북한, ‘적대시 철회’ 정책 강조
김여정 제1부부장은 담화에서 조선(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며 북미 대화와 협상 재개에 대한 새로운 전제조건을 제안했다. 김 제1부부장은 북미정상회담이 재개될 경우, 하노이 제2차 정상회담에서 논의한 ‘영변 폐기-일부 대북제재 해제’ 카드를 재 논의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이제는 ‘적대시 철회 대 북미협상 재개’의 틀로 바꿔야 한다고 새 제안을 했다.
북한이 주장하는 적대시 철회의 핵심 의미는 그간 북한이 주장해온 대북제재 완화·철회,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한국 정부의 첨단 전략 장비 반입 문제, 종전 선언, 북미 수교와 평화협정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북한의 새로운 제안을 수용한다면 북한이 대선 전 북미 간 대화·협상 테이블에 나오겠다는 것이다. 작년 10월 5일 스톡홀름 북미 실무회담 때 북한 김명길 대표는 북한이 이행한 비핵화 조치와 신뢰 구축 조치에 대해 미국이 성의 있게 화답해야 다음 단계의 비핵화 조치를 위한 본격 대화에 들어갈 수 있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
미국, ‘새로운 셈법’ 적극 검토 중
이에 따라 미국은 북한이 요구하는 ‘새로운 셈법’을 이미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과 미 국무성에서 검토되고 있는 제안은 ‘새로운 맞춤형 패키지 아이디어’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이 하나 또는 그 이상의 핵심 핵 생산시설을 해체하고 핵·미사일 실험 모라토리엄을 공식 선언하는 내용이 포함된 패키지 대가로 미국은 제재 완화 패키지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국무부는 ‘북한의 핵무기 시설 동결은 물론 핵물질과 미사일 생산 중단’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요약하면, 북한의 핵무기 시설 동결, 1~2개 핵심 핵 생산 시설 해체, 핵·미사일 실험 유예(모라토리엄) 선언과 미국의 대북제재 완화 패키지와 종전선언 등을 맞교환 구상으로 제3차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해 합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수용한다면 제3차 북미정상회담이 대선전에 열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칼럼을 쓰는 현재까지 미국이 ‘새로운 맞춤형 패키지’ 딜(deal)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제안했는지도 알려지지 않고 김 위원장이 이런 제안을 수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아직은 불투명하다.
공은 트럼프에게 넘어갔다
이제 공은 미국 코트로 넘어와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결단할 때다. 제3차 북미정상회담이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11월 대선 이전 개최 개연성이 높아질 수도 있다. 따라서 필자는 다시 한 번 강조하고자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여동생 김여정 제1부부장의 입을 통해 북미대화와 조선(한)반도의 비핵화 의지를 재강조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제안한 ‘조건부’ 비핵화는 아직도 유효하다고 확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셈법을 제안한다면 11월 대선 이전 제3차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제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의 또 하나의 핵심 변수는 내달 8월 한미연합군사훈련 실시 여부다. 이 문제를 놓고 현 시점에서 한미 양 정부가 고민하고 있다. 첫째, Covid-19가 재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앞에서 지적한대로 7월 10일 김여정 제1부부장이 제안한 북미 간 대화·협상의 새로운 조건 때문이다. 그 담화 내용이 시사한 바는 향후 한미군사훈련을 실시할 경우, 이를 대북 적대시 정책으로 간주해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미 간 대화·협상 재개의 새로운 전제조건을 김여정의 7.10 담화에서 분명히 밝히고 있기 때문에 한미 당국이 한반도 위기로 몰고 갈 것인가? 혹은 북미·남북 간 대화·협상 재개를 위해 한미연합훈련을 유예할 것인가? 따라서 북미 간 평화적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포함한 미국의 대북제재 완화가 트럼프 대통령의 11월 대선 승리와 연관돼 있으며 북한의 북미 간 대화·협상의 재개의 전제가 돼야 한다. 왜냐하면 성공적인 제3차 북미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11월 대선 승리와 직접적 연관성이 있으며 이는 북한이 일관되게 주장한 북미 간 대화·협상의 전제조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현재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기본원칙으로 미국과 북한이 ‘역지사지(易地思之)’ 정신으로 상대방을 현실적으로 평가하길 바란다. 그러면 소탐대실하는 우를 범하지 않을 것이다.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해 북미 간 상호 양보와 타협 의지가 기본원칙임을 재론할 필요가 없다.
현 시점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해야 할 일은 대북제재 면제인 인도적 대북지원 사업을 국제사회와 함께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먼저 북한의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인도주의적 대북지원을 한국 정부와 함께 선제적 지원을 시도하는 것이다. 북한이 만약 이를 전향적으로 수용한다면, 이를 계기로 한반도평화프로세스가 복원될 것으로 기대된다.
※ 한반도평화프로세스 복원을 위해 남·북·미 3국이 해야 할 일에 관해서는 필자의 칼럼 참조(곽태환 칼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복원을 위해 남과 북이 해야 할 일은?, 통일뉴스, 20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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