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대북제재 완화’에 동의해야”
북한정권수립73주년기념열병식과 정치적 함의
곽태환 전 통일연구원 원장·한반도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
- 북한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 창건’ 73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9월 9일 새벽 0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민간 및 안전 무력 열병식’을 성대히 거행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크게 보도했다.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병식은 정규군이 아닌 민간·안전 무력이 참가했다. 민간 무력은 ‘노농적위군’과 ‘민방위무력’, 그리고 안전 무력은 ‘사회안전군’으로 알려지고 있다.
- 노동신문은 열병식의 의미를 “공화국 창건 73돌 경축 민간 및 안전 무력 열병식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두리(주위)에 전체 인민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쳐 자위의 굳건한 성새를 이룬 일심 일체의 참모습과 혁명의 새로운 승리를 향하여 신심 드높이 나아가는 우리 공화국의 노도와 같은 전진 기상을 힘 있게 과시했다”고 보도했다.
- 미국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논의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한 ‘대북제재 일부분 완화’에 동의하길 바란다. 그러면 이를 계기로 북미 간 비핵화 협상 재개의 돌파구가 열릴 것으로 판단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 점을 고려해서 큰 결단을 해주길 바란다.
2021년 후반기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지난달 8월 26일 끝난 후 북한이 이에 반발하여 저강도 군사행동을 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까지 북한은 신중한 태도로 군사행동을 자제하고 있어 한반도평화프로세스 복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금 한반도 주변 정세는 급변하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 서울 방문,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 30주년, 9.19남북공동선언 3주년,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한 대북 인도적 지원 협력이 논의 중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금년 유엔총회에 참석해 마지막으로 한반도평화프로세스의 필요성을 다시 호소한다면 평화프로세스 복원이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 창건’ 73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9월 9일 새벽 0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민간 및 안전 무력 열병식’을 성대히 거행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크게 보도했다.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병식은 정규군이 아닌 민간·안전 무력이 참가했다. 민간 무력은 ‘노농적위군’과 ‘민방위무력’, 그리고 안전 무력은 ‘사회안전군’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동신문은 열병식의 의미를 “공화국 창건 73돌 경축 민간 및 안전 무력 열병식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두리(주위)에 전체 인민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쳐 자위의 굳건한 성새를 이룬 일심 일체의 참모습과 혁명의 새로운 승리를 향하여 신심 드높이 나아가는 우리 공화국의 노도와 같은 전진 기상을 힘 있게 과시했다”고 보도했다.
9.9절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73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로 열병식은 시종일관 ‘국가제일주의’ 기치 아래 공화국의 무궁한 번영을 위해 굳게 단결하자는 ‘국가’라는 키워드를 강조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인공기가 낙하산 부대에 의해 하늘에서 나부끼거나 색색의 천을 든 여성 1,000명의 매스게임으로 형상화하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보였다. 국가제일주의를 강조하며 인공기와 북한 애국가를 통해 인민들의 애국심을 고취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축제 분위기 행사였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 73주년 기념 열병식을 통해 북한의 변화하고 있는 모습을 관찰하면서 필자는 몇 가지 정치적 함의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이번 열병식의 기본목적은 김정은 총비서가 3중고(대북제재 경제적 악화, 코로나19 감염, 자연재해)로 인한 인민의 동요와 국내정치적 불안정을 안정화하기 위해 설계된 것으로 보인다. 3중고로 안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 주민의 단합과 안정을 위해 민간·안전 무력을 동원한 점이 돋보인다. 이미 노동신문에서 이 점을 지적하였고 ‘일심 일체의 참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한 것으로 보인다.
둘째, 이번 열병식에는 정규군을 동원하지 않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신 첨단무기를 소개하지 않았고 조용하게 민간·안전 무력 열병식을 가졌다. 미국, 중국, 러시아, 그리고 한국 정부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측면이 감지할 수 있다. 왜냐하면 최근 중국과 러시아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대북결의2397호(2017.12.22) ‘가역조항’에 따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인도적 상황을 고려해 대북 제재를 완화하자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미국이 이를 반대하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어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 같다.
셋째, 북한이 2년 이상 미국에 ‘새로운 셈법’을 가지고 북핵 협상에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그래서 김정은 방식의 미국을 설득하기 위해 ‘전략적 인내’를 통해 ‘조건 없는 대화’에 나오라고 제안했으나 바이든 행정부는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8월 ‘2021 후반기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 지금까지 아무런 저강도 대응도 하지 않고 있어 미국과 대화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넷째,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이번 9.9절 기념식의 키워드는 ‘국가제일주의’ 기치로 ‘국가’를 강조한 점이 특이하다. 북한은 한반도에는 두 개의 주권국가가 존재하며 두 개 코리아가 유엔 회원국가임을 현실적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므로 북한은 남한과의 평화공존과 공동번영을 위해 향후 남북관계의 발전을 지향하는 점이 남한의 대북정책과 차이가 없다. 북한은 지금은 교착 상태에 빠져 있지만 향후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모색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조만간 교착된 남북 간 대화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제 공은 다시 미국에 넘어왔다. 북미 간 비핵화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북미 양측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북한이 원하는 ‘새로운 셈법’을 제시하지 않고 ‘조건 없이’ 대화에 나오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한 북한은 미국의 새로운 셈법 없이는 북미 핵 협상 재개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집하고 있다. 북미가 기(氣) 싸움을 계속 하고 있는 현실은 암담하지만, 한반도평화프로세스 복원을 위해 ‘새로운 설계도’를 그려야 할 것이다.
끝으로 필자는 바이든 행정부가 인도적 이유로 조금만 양보한다면 미국의 체면도 살리고 한반도평화프로세스의 복원도 기대할 것으로 판단해 아래와 같이 호소하고 싶다. 미국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논의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한 ‘대북제재 일부분 완화’에 동의하길 바란다. 그러면 이를 계기로 북미 간 비핵화 협상 재개의 돌파구가 열릴 것으로 판단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 점을 고려해서 큰 결단을 해주길 바란다.
※ 이 칼럼은 통일뉴스와 사람과사회™가 함께 게재하는 것입니다.
Leave a comment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