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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19개 경제 특구’ 만든다

동북아물류 ‘나선’, 외국인 겨냥 ‘금강산’ 등 대상...소득세 인하 도로·IT 등 인프라 확충 전망

유영구 전 현대사연구소 이사장의 『김정은의 경제발전전략1, 2』가 그것이다. 경인문화사에서 출판한 이 역저는 1, 2권이 각각 700쪽 분량으로 총 1,400여 쪽에 이른다. 한 마디로 북한경제의 이론적 기초와 현실적 과제, 기본 부문과 혁신 부문,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를 모두 아우르는 팩트북이자 백과전서인 셈이다. 저자는 중앙일보 북한 문제 전문기자를 거쳐 월간 민족21 편집기획위원을 지낸 언론인이자 『박병엽증언록2-김일성과 박헌영 그리고 여운형』(공저) 등을 쓴 연구자로서 “아카데미즘과 저널리즘을 모두 활용”해 “사실의 힘에 천착하고자 했”다고 서문에 밝혔고, 실제로 그러하다. 많은 도표와 원문 인용에도 불구하고 쉽게 읽히면서도 1, 2권 각각 900여 개의 미주가 깨알같이 따라붙어 전문서적으로도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북한은 동북아 물류기지를 지향하는 나선특구와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금강산관광특구 등 중앙 개발구를 심화시키고 분권화와 지방경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19개 지방 개발구를 대거 신설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최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발간한 ‘북한의 경제개발구 추진 현황과 향후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나선 및 금강산 특구를 중국 개혁개방 초기의 경제특구와 같이 지방 개발구와 그 배후지역으로 경제개발 효과를 순차적으로 파급 효과(spillover effect)를 갖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김정은 집권 이후, 나선특구 및 지방 개발구 관련법을 중심으로 대외경제부문 법규 14개(668조항)를 신규 제정하고, 개발구 내 기업소득세(25% →개발구 14%)와 관세 감면, 공장부지 우선선택권 부여, 기업설립‧ 분할 자유화 등의 우대조치와 함께 인프라‧ IT 등 국가장려 분야에 대해서는 추가혜택(기업소득세 10% 등)을 부여한다.

나선특구는 중국 동북의 해양출로이자 극동러시아 개발의 연결점으로서 김정은 집권 이후 동북아 물류수송과 관광거점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하에 BOT 방식으로 중국과 러시아의 투자를 유치, 나진부두와 나진-하산 철도 보수를 완료했다. 다만 배후시장 및 생산거점과 떨어져있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금강산특구는 2025년까지 총 78억 달러를 투자하여 관광객 연 100만 명을 유치한다는 목표로 마식령스키장과 현동 ‧ 신평 지방개발구를 포괄하는 광역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금강산 산수를 제외하고는 차별화 요소가 없어 투자유인이 크지 않은 실정이다.

한편 지방 개발구는 북한 최대 무역항인 남포 인근의 대중국 수출전진기지로서의 와우도 수출가공지구, 중 ‧ 러 중계무역과 수출가공기지를 조성하려는 청진 경제개발구의 발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같은 김정은 시대의 핵심 경제정책으로 부상한 경제개발구 정책의 성패는 향후 북한의 정책의지와 방향에 따라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과거 중국의 특구사례에서 볼 수 있는 뚜렷한 비전 설정, 투자주체의 수익확보, 재산권 보호장치 마련 등이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향후 남북관계가 개선될 경우 북한 경제개발구를 중심으로 새로운 경협 모델을 구축할 수 있도록 북극항로 신설에 따른 나선 물류루트 개발, 금강산특구와 평창 동계올림픽 연계, 한‧중 FTA 타결에 따른 와우도 수출가공기지 활용 및 AIIB를 활용한 동북아 인프라 개발방안 등을 강구해나가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BOT(Build Operate Transfer)
BOT는 운영 수익을 통해 초기 투자비를 회수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건물을 국가에 양도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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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회 글쓴이 겸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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