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경우도 자살은 정당화될 수 없다”
"김현은 분명 세상을 가장 잘 읽고 쓰고 말하는 이 중 한 명이었다. 그의 문장과 문체는 ‘김현체(金炫體)’로 남아 있지 않던가."
문학을 지킨다는 것은 더 할 수 없이 귀중한 자기 각성의 몸부림이다. 문학이 없는 시대는 정신이 죽은 시대이다. 문학은 한 민족이 그곳을 통해 그들의 아픔을 재확인하는, 언제나 터져 있는 상처와도 같은 것이다.
–김현, ‘행복한 책읽기: 김현의 일기(1986∼1989)’ 중에서
“어떤 경우에도 자살은 정당화될 수 없다.”
이 말을 다시 떠오르게 하는 책(2015년 12월 12일 발간)을 만났다.
일기(日記) 문집(文集) 형태인 <행복한 책읽기: 김현(金炫)의 일기(1986∼1989)>는 문학평론가인 김현 서울대 교수 25주기(1942~1990)와 문학과지성사 40주년(1975~2015)을 기념해 새로 깁고 고쳐 나온 책이다.
문학과지성사에서 책이 처음 나온 것은 23년 전이다.
4년(1986~1989)이라는 시간을 기록한 김현의 이야기지만 그 이야기 속에는 김현과 우리 사회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90년대를 시작하는 즈음에 김현의 어떤 평론집에서 읽은 글 중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 한 마디는 지금도 여전히 기억에 남아 있다.
청춘이 특권이던 20대 초반 시절에 읽었던 까닭인지 모르겠다.
짧은 한 마디지만 50을 바라보는 지금도 여전히 생생하기만 하다.
‘어떤 경우’와 ‘자살’, 그리고 ‘정당화’라는 세 개의 낱말이 강렬했기 때문이다.
그 당시 나는 세 낱말을, 놀이처럼, 이것저것으로 바꾸는 게 습성 중 하나였다.
김현은 분명 세상을 가장 잘 읽고 쓰고 말하는 이 중 한 명이었다.
그의 문장과 문체는 ‘김현체(金炫體)’로 남아 있지 않던가.
다시 한 번 읊어본다.
“어떤 경우에도 자살은 정당화될 수 없다.”
문학과지성사 40주년
독자와 함께한 행복한 책 읽기 40년,
새로운 상상력으로 문학과 지성의 길을 열어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