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까지만 해도 개성은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이남 땅이었지만 전쟁과 휴전을 거치면서 휴전선 이북의 갈 수 없는 땅이 되었다. 그러니까 앞서 말한 고향 풍경은 내 스무 살까지의 마을 풍경이고, 그동안 쌓인 그리움이 더욱 우리 시골을 이상화시켰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그리움은 곰삭아 한이 되었다. 한이 풀릴 날도 얼마 안 남은 것 같다. 관광객이 자가용으로 휴전선을 넘는 걸 보면서 가슴이 다 울렁거렸다. 개성에 관광 갔다가 한두 시간 정도 말미를 얻어 내 고향 마을 박적골에 다녀올 수 있는 날을, 그런 꿈같은 날을 내 생전에 볼 수도 있을 것 같은 예감 때문이었다. 그 생각만 하면 좀 더 오래 살아 그날을 꼭 보고 싶다.”
Leave a comment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