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作家·作品’을 응원합니다 005
신수원 | 유승호 | 이영수 | 이재은 | 정미숙 | 최소리 | 함미자 | 황혜정
사람과사회™
2019 여름·가을 제3권 제2·3호 통권 제10·11호
ISSN 2635-876X 92·93
예술과사회 좋은 作家·作品™ 005
“‘좋은 作家™, 좋은 作品™’을 응원합니다”
“프로필보다 작품이 더 중요하다…‘좋은 作家™, 좋은 作品™’에 관심을!”
신수원 | 유승호 | 이영수 | 이재은 | 정미숙 | 최소리 | 함미자 | 황혜정
“프로필을 보고 작품을 평가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허위 학력, 돈만 주면 상 받아 인정을 받는 시대도 지났습니다. 전시를 하려면 일 년 내내 작업만 해야 가능합니다. 우리나라 문화와 예술은 동남아권에서도 하위에 들어갑니다. 프로필과 학력 위주로 작품을 보아왔기 때문입니다. 전시 공모도 학력, 프로필, 빼고 작품만 보고 선택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국제예술계는 모방이 있어도 안 되고 작품성으로만 선택합니다. 대중의 의식을 바꾸는 일은 작가도, 언론도 모두 해야 할 일이겠죠?” |
스탕달증후군과 98:2
스탕달증후군(Stendhal syndrome)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이 용어는 유명한 장편소설 『적(赤)과 흑(黑)』(Le Rouge et le Noir, 1830)을 쓴 ‘스탕달(Stendhal)과 관련이 있습니다. 스탕달은 프랑스 소설가 마리앙리 벨(Marie-Henri Beyle)의 필명(筆名)인데, 스탕달증후군은 스탕달이 쓴 『나폴리와 피렌체: 밀라노에서 레기오까지의 여행』(Naples and Florence: A Journey from Milan to Reggio)에서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스탕달증후군은 그림, 음악, 사진 등 예술 작품을 보고 평소와 다른 증상을 겪는 것을 말합니다. 심장이 빨리 뛰거나 의식이 흐려지고 어지럼이 생기기도 하고 심한 경우 환각 증상도 나타나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이 같은 증상이나 경험을 이르는 말이 스탕달증후군입니다. 스탕달증후군은 1979년 이탈리아 정신의학자인 그라지엘라 마게리니(Graziella Magherini)가 이런 현상을 경험한 100여 건 이상의 여행객 사례를 조사하면서 유명해졌다고 합니다.
사람과사회™는 스탕달증후군을 보며 예술가를 생각했습니다. ‘98:2’라는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98:2’의 비율, 여기서 98%는 평생 동안 전시회를 한 번도 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예술가 비율이라고 합니다.
사람과사회™는 ‘좋은 作家™, 좋은 作品™’이라는 이름을 만들어 작가와 작품을 찾기로 했습니다. 스탕달증후군을 겪지 못하더라도 ‘좋은 作家™, 좋은 作品™’을 만날 수 있게 하고 싶었습니다. 사람과사회™는 ‘좋은 作家™, 좋은 作品™’을 위한 ‘마당 넓은 집’이 되고자 합니다. 작가와 작품을 여러 사람에게 알리는 생태계를 만들고 싶습니다.
‘좋은 作家™, 좋은 作品™’에게 관심을!
‘좋은 作家™, 좋은 作品™’에게 많은 관심을 부탁합니다. 모든 작가와 작품이 모두 위대할 수는 없지만, 위대한 작가와 작품은 언제 어디서든 나올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자 진실이라고 믿습니다. 사람과사회™가 ‘좋은 作家™, 좋은 作品™’에서 소개하는 작가와 작품(가나다 순)은 전시 여부, 연령, 성별, 국적 등을 따지지 않고 진행합니다. ‘좋은 作家™, 좋은 作品™’에는 작가와 작품을 알 수 있는 작가 프로필, 작품 설명, 작가 노트, 평론 등이 있습니다. 사정에 따라 작가 프로필 등 간단한 내용만 담은 경우도 있습니다.
관심이 있고 좋아하는 작가와 작품이 있다면 작가가 전시회를 열 수 있도록 가능한 방법을 찾아 후원할 수 있습니다. 작품 구입을 비롯해 다른 여러 가지 방식으로 작가를 도울 수 있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고 추천하는 것도 환영합니다.
‘좋은 作家™, 좋은 作品™’은 사람과사회™ 홈페이지와 계간지에 게재(가나다순)합니다. 계간지의 경우 지면(紙面)이 충분하지 않아 정해진 지면에 맞춰 작가와 작품을 접수한 순서대로 게재합니다. ‘좋은 作家™, 좋은 作品™’에 대한 문의는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e편지(thepeopleciety@gmail.com), 전화(02-6449-0707), 홈페이지, 페이스북 등을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
-사람과사회™ thepeopleciety@gmail.com
좋은 作家™, 좋은 作品™ 신수원
신수원 작가는 다양한 색채를 사용해 내면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라는 평가가 많다. 신 작가는 “빈센트 반 고흐가 말한 ‘내 눈앞에 보이는 것을 정확히 표현하기보다는 내가 원하는 것을 내 방식대로 강렬하게 표현하기 위해 나는 색채에 심취해 있다’는 말처럼 보이는 모든 것들에게는 영혼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한다. 어릴 때 행복한 경험한 것, 파리에서 생활했던 것이 마음 속 풍경이 되어 가슴에 남았고 가슴에 남아 있는 풍경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
신 작가의 작품을 보면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떠올릴 수 있다. 동화책에 등장하는 그림처럼 풀, 나무, 새, 집, 꽃, 언덕, 건물 등이 그림 속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주인공을 표현하는 색깔이나 모양새에도 작가의 감정이 가득 들어 있다.
신 작가의 작품은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바에 따라 다른 면을 보여준다. 그 면에는 한 편의 성장소설처럼, 성장일기처럼 일상의 이미지와 시간, 공간, 경험 등을 볼 수 있게 해준다. 마음속에서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에 따라 그림도 변화한다. 자극적이지 않고 따뜻한 빛을 담아 형상을 만들어낸다. 색채라는 또 다른 빛으로 세상을 향해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정유림 큐레이터는 “신수원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지극히 수평적이다. 고고하거나 도도하게 시선을 내리 깔거나 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세상과 얼굴을 마주 대한다. 무엇을 바라보건 계산이 없다”고 평가했다. 특히 “동화처럼 편안하고 밝은 색채의 그림을 그리는 순수함을 지닌 화가라 해서 어두운 밤을 지키는 초승달의 고독함을 모른다거나 인생의 대부분을 뻥 뚫린 고속도로처럼 평탄한 길을 걸어온 어린 소녀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명백한 오류이며 착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작가는 형태보다는 다양한 색채를 사용하여 내면의 이야기를 이끌어내고 있는데, 색채와 이미지를 통해 초현실주의, 데페이즈망(Depaysement)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적절히 절제되어진 몽환적인 구성과 주관적 색상을 통한 작가의 개성이 드러나 있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일상의 사유를 바탕으로 한 파리에서의 소소한 경험들을 이미지화하여 일기형식으로 작품을 풀어내고 있다.
수필가이자 소설가인 남인숙 작가는 신 작가의 ‘풍경을 따라서’(2018) 전시회에 대해 “신수원의 그림들을 만났을 때, 나는 그 시절 내 백일몽 속 공간들을 눈으로 본 기분이었다”며 “이 세계 안에서는 새가 지상에 내려와 앉아 있기 일쑤고, 하늘과 땅이 경계를 공유하며, 밤과 낮이 혼재되어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 “한국적인 풍경들이 프랑스의 시골을 위화감 없이 품고 있는 경이로움은 또 어떻고. 이 안에서는 우리가 욕망하는 모든 것들이 마치 일상처럼 서로를 간섭하지 않으면서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작품 ‘풍경을 따라서’는 신 작가의 삶의 터전이었던 한국적 아름다움을 간직한 경주와 제주 여행, 그리고 프랑스 유학 생활을 통해 받아왔던 여러 감정과 이미지를 혼용해 시각예술로 표현했다.
신수원
대구예술대학교 서양화학과와 계명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를 졸업했다. 2006년부터 개인전과 초대전을, 2009년부터 국내외 아트페어에 꾸준히 참여했다. 백화점, 문화(예술)회관, 갤러리, 병원 등 다양한 곳에서 진행한 여러 단체전과 기획전에도 참가했다. 신문, 잡지, 금융, 웨딩 부문에서 작품을 소개했으며, 달력, 표지 등에 작품을 게재했다. 2013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콩다콩어린이집 작가로 선정됐다. 대구 장동초등학교, 호서대학교, 대구보건대학교소아과병원, 대구 한양내과, 대구 청구정형외과 등이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현재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출강하고 있으며 한국미술협회, 현대미술가협회 회원이다.
좋은 作家™, 좋은 作品™ 유승호
풍경 사진을 찍는 유승호 작가는 “삶에 지친 많은 사람들에게 미 서부의 자연을 통해 치유의 경험을 함께 나누기를 원해 지난 6년간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SNS(Facebook)에 사진을 올려 많은 이들이 알게 됐다”며 “지역 사회의 아마추어 사진가의 등용문이 되고 있었던 리치몬드사진콘테스트(Richmond Photo Contest Grand Prize)에서 2011년과 2012년 연속으로 대상을 수상하며 전문적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유 작가는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자연을 오랜 시간 동안 찍었다. 그래서 자연의 흐름과 변화, 그리고 계절별 최적지를 알게 됐고 가장 멋진 경관을 찍을 수 있는 곳을 많이 알게 됐다. 사진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버클리연합신학대학원 교양과목 중 ‘사진과 생태학’(Photography and Ecology) 강의를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접하고 매료돼 사진을 시작했다. 주로 사진을 찍는 장소는 미국 서부 국립공원과 서부 샌프란시스코 주변 해안가 풍경이다.
“사진을 찍으면서 늘 찾아다니는 것은 빛이다. 똑 같은 장소라 할지라도 빛이 있는 날과 빛이 없는 날은 천지차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그 중에서도 해가 뜰 때 찬란하고 깨끗한 빛과 해가 질 때의 은은한 빛이다. 빛과 그림자를 어떻게 잘 이용하여 사진을 찍느냐에 따라서 사진은 전혀 다르게 말을 한다. 그래서 사진을 찍으러 나가는 시간대가 늘 해뜨기 전 아니면 해질 무렵이다.”
유 작가는 언제나 가장 좋은 빛과 풍부한 색감, 그리고 구도를 찾아서 아침 해뜨기 1시간 전부터 해 뜨는 시간까지, 그리고 해지기 1시간 전부터 해 지고 난후 1시간까지의 빛을 이용해 사진을 찍는다. 주로 장시간노출 기법을 많이 사용한다.
정유림 큐레이터는 “작품 속에는 동물이나 이름 모를 꽃들이 나타나기도 하고 때론 끝이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와 낙조, 쏟아져 내리는 폭포의 허리춤에는 구름 같은 안개가 걸쳐져 몽환적인 모습을 연출해낸다”고 설명한다. 별빛이나, 바다, 태양이 만들어내는 노을의 아름다움을 대면하는 순간 거대한 자연의 위대함 앞에 경이로움을 느끼게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정 큐레이터는 “사진마다 시종일관 꽃 냄새가 잔잔히 번지는 듯 여운이 남기에 사람들은 마음의 평화를 느낀다”며 “이것은 유승호 작가가 사진을 보는 이들에게 전하는 치유의 기도”라고 평가했다.
2019년 3월 한국에서 처음으로 초대전(갤러리이레, 경기도 파주 헤이리마을)을 열었다. 2019년 5월 삼성전자는 TV 브랜드인 ‘더 세로’에 유 작가의 금문교 사진을 넣어 메인 광고를 제작했다. 2019년 10월 26일부터 11월 30일까지 이춘환 화백과 함께 서울 상암동에 있는 서정아트센터에서 2인전으로 기획 전시를 할 예정이다.
유승호
미국 캘리포니아버클리연합신학대학원(M. Div.)과 캘리포니아 패튼대학교(예술학), 캐나다 크리스천대학(종교음악)에서 공부했다. 대한항공과 한국일보가 후원한 리치몬드사진콘테스트에서 2년 연속(2011, 2012) 대상을 수상했다.
좋은 作家™, 좋은 作品™ 이영수
“모든 이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 아마도 변하지 않는 자연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자연을 좋아하고 사랑한다. 고대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많은 예술적 소재로 상징되고, 직, 간접적으로 표현되는 것도 자연일 것이다. 꽃은 고즈넉한 색을 자아내며 소박하게, 때론 화려한 옷을 입고 누구의 손도 빌리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올 때 그것은 그대로 화폭에 이어지는 것이다. 똑같은 꽃잎이라 할지라도 보는 시간에 따라 (빛에 의한) 또 다른 모습으로 나에게 비춰지는, 자연이 자연에 의해 다양한 모습으로 옷을 입는, 모습은 내가 붓을 드는 이유랄까? 자연이 각기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 때 나는 나의 감정을, 나만의 향으로, 나만의 느낌으로 또 다른 자연을 붓질한다. 이러한 나의 붓질은 즐겁고 행복하지만, 때론 멈춰서야 할 때를 생각하며 쓸쓸함에 젖는 순간도 있음을…….”
이영수 작가가 쓴 작가노트 일부다. 이 작가는 서성록 안동대 미술학과 교수가 쓴 평론 제목인 ‘이영수, 순정한 세계의 동경’이 아주 자연스럽고 잘 어울리는 작가다. 서 교수는 ‘내가 박식한 천문학자의 강연을 들었을 때 / 증명과 숫자들이 내 눈앞에 나열되었을 때 // 갑자기 피곤하고 싫증이 나서 / 자리를 떠 밖으로 나와 홀로 서성였다 // 신비로이 습기 찬 밤의 대기 속에서 / 가끔씩 고요한 가운데 별들을 바라보았다’는 월트 휘트먼(Walt Whitman)의 시 「박식한 천문학자의 강연을 들었을 때」를 인용해 설명한다.
서 교수는 “이영수의 그림은 과학이 채워주지 못하는 갈증을 풀어주는 역할을 하며, 그의 그림에는 꽃의 만개로 연일 축제가 열리듯 시끌벅적하고, 꽃의 군무(群舞)를 보는 사람이 저절로 미소를 짓게 하듯이 갈색 없는 가을을 생각할 수 없듯이 꽃 없는 동산을 생각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서 교수는 또 이 작가 작품에 등장하는 ‘꽃’을 설명하면서 17세기 네덜란드 바니타스 화가들이 ‘시듦’과 ‘덧없음’의 상징물과 생명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표시를 언급한다. 이어 이 작가가 화가가 된 배경에는 유년시절의 ‘그림일기’가 자리 잡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인다. 2010년 즈음 제작한 ‘설중화’(Hope of the Snowflower) 연작에 대해서는 “겨울에 작은 생명이 움텄다는 사실에 주목한 작품이라며 아주 작고 힘없는 존재에 눈길을 보낸 작가의 시선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면서 “꽃들을 보며 일생한불매향(一生寒不賣香)의 뜻을 되새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이 작가 작품에 대해 “우리를 맑고 순정한 세계로 안내해준다”며 “사실적이면서 환상적이고, 현실적이면서 초현실적이며, 자연적이면서도 초자연적인 풍경이 펼쳐진다”고 평가했다. 그의 평가처럼 이 작가는 ‘풍경 속에 사실과 환상, 현실과 초현실, 자연과 초자연을 담아 어울림을 넣은 작품’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영수
숙명여자대학교 미술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문바이비엔날레(Mumbai Biennale)초대전(2018)을 비롯해 개인전 25회(선화랑, 인사아트센타, 장은선갤러리, VIDI갤러리 등)를 진행했고, 대한민국 미술대전(국립현대미술관) 등 230회의 단체전에 참가했다. 상공미술대전 우수상,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선, 마니프 주최 한국구상대전 우수작가상 등을 받았다. 숙명여자대학교 강사를 역임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청파회·신작전 회원이며, 숙명여자대학교미술대학동문회 회장을 맡고 있다.
좋은 作家™, 좋은 作品™ 이재은
이재은 작가는 ‘생태 그림 작가’라는 애칭이 무척 잘 어울리는 화가다. 그런 만큼 자연에 있는 소재를 이용해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이 작가는 “활기차고 구질구질하지 않고, 명쾌하기”를 바라기 때문에 “나는 열망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즐거움과 슬픔을 만드는 주체는 바로 나”라며 “나로부터 시작하는 모든 수만 가지의 감정선 중 제일 역동적인 것들만 낚아서 장식하리라”고 설명한다. 이 작가가 말하는 ‘열망’과 ‘자기장’은 “나를 밝힐 것이고 주위를 밝힐 것이고 세상을 밝게 해주는 존재”이고 “이렇게 형성된 긍정의 에너지는 따뜻한 감정의 원천이며 에너지의 근원”이다.
이 작가 작품은 시리즈가 많다. 그는 “내게 있어 작업은 좋아하는 것을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이라고 설명한다. 우리 삶을 헤집어보면 자세히 보면, 작든 크든, 미처 알지 못했으나 소중하고 좋아하는 것이 우리 삶에 숨어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의 작업은 “그것을 하나씩 뽑아서 시각화하는 것”이다. 작품을 만든 작가의 개인적인 공감이기도 하고 바라보는 사람의 공감이기도 하다.
자연과 일상, 일상과 자연이라는 구도에서 보면 이 작가의 작품에는 사소하지만 소중한 것이 들어 있다. 이를 테면 ‘밥’도 ‘작가 이재은의 세계’에서는 각별한 대상(figure)으로 변한다. 작가의 표현을 옮기면, 밥이 갖는 의미는 매우 다양하다. 매일 먹는 밥은 작가에게 필요한 에너지원의 대명사이며, 표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밥에서 힘을 얻고 밥을 얻기 위해 우리는 피 터지게 사회에 나가 열심히 밥그릇 싸움을 하고, 싸움에서 승리하든 안하든 우리는 밥상머리로 돌아와 기쁨의 밥과 승리의 밥, 슬픔의 밥, 재기의 밥으로 인생을 자축한다. 또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애정과 사랑을 표현하기도 하며 쌓아올린 밥의 양에 따라 표현 정도를 조절하기도 한다. 또 삶과 죽음 사이에 밥이라는 대상이 존재한다. 밥이라는 것에 자신의 의미를 담아 생을 돌아보는 것도 공감자의 몫이다.”
이 작가는 자연과 일상에서 만나는 작고 사소하지만, 매우 소중한 것, 그리고 공상 속의 존재들을 작업과 작품의 재료로 데려와 수호천사로 변형하는 것, 이것이 작업이라고 말한다. 자연과 일상, 일상과 자연인 셈이다.
이재은
중앙대학교 서양화학과를 졸업했다. 2006년 에버랜드 몽키밸리 벽화 제작을 시작으로 매년 국내외를 오가며 개인전, 초대전, 단체전을 열고 여러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일러스트, 생태 그림, 나무, 물고기 등 자연을 작품 소재로 이용한다. ‘꽃삽’, ‘나무와 풀’, ‘물은 빛나고 물고기는 아름답다’, ‘魚서오세요’ 등 전시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작품과 전시에서 ‘자연’과 ‘생태’를 엿볼 수 있다. 구상展 특선(1998), 서울조형아트 오픈콘테스트 우수상(2018) 등을 받았다.
좋은 作家™, 좋은 作品™ 005 정미숙
정미숙 작가는 인형을 만든다. 색동옷을 입은 한국 전통의상처럼 색깔은 화려하고 선명하게 드러난다. 인형이지만, 색이 많고 색이 아름다운 옷을 입은 전통의상에서 볼 수 있는 색감(色感)을 느낄 수 있다. 인형으로 표현하는 것은 주로 사람이다. 사람의 모습에는 사회의 모습도 들어 있다. 표정, 옷, 액세서리 등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소재가 등장한다.
“나는 아직도 요정이나 인어 공주 같은 환상적인 인물들을 좋아한다. 심장병 수술 후유증으로 세 살 아기가 된 빅 베이비(Big Baby)와 함께 동요와 동화를 즐기며 인형을 만든다. 작업실은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나의 놀이터며 작업은 새로운 창작으로 나를 자유롭고 행복하게 해주는 카타르시스다.”
작가의 말에서 엿볼 수 있듯이 정 작가의 작업은 동화처럼, 아이처럼, 그리고 상상과 현실의 경계를 오가며 이뤄지는 시간과 공간의 만남이다. 특히 한지를 사용해 만드는 인형은 ‘어제’와 ‘오늘’을 결합해 새로운 형상이 탄생하도록 하는 멋과 맛이 있다. 한지가 왜 좋은지, 더 나아가 한지가 한복, 국악, 한식 등 한국과 한국 문화를 떠올리게 하는 것과 어떻게 연결고리를 갖는지 고민한다.
“한지의 예스러움은 고전적이고 고풍스러운 시대적 표현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소재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전통적인 한지가 아이러니하게도 내게는 새로운 도전을 자극한다. 한복, 국악, 한식 등 우리의 전통 문화들이 세계 속에서 공감하고 소통하는 지금, 한지도 같은 맥락의 노력이 필요하다. 현대화와 서구적인 문화의 흐름도 잘 소화해내는, 천년을 유지해 온 한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정서를 표현하고 싶다.”
정 작가의 작품은 ‘한지와 인형’, ‘한지와 한국’, ‘인형과 한국’이라는 세 가지 흐름이 넘나듦과 섞임을 함께 갖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정 작가는 “나는 한지와 다양한 소재들과의 조화에 집중했다”며 “문턱 낮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싶었고 한지 인형을 보는 이들이 잠깐이나마 무거운 마음들 훌훌 털고 가벼워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모든 작품의 주제를 ‘행복’에 두었다”고 말한다.
정 작가와 작품에 들어 있는 넘나듦과 섞임은 ‘낮은 문턱’이라는 어울림과 다시 넘나들고 섞이면서 ‘또 다른 어떤 것’을 만드는 셈이다. 정 작가가 “보는 이들 저마다의 미소를 염원하며 한 장 한 장 풀칠해서, 붙이고 말리고 붙이고 말리기를 수 천 수 만 번을 거듭하면서 긴 시간 동안 기도하는 마음으로, 또 더불어, 함께 모두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품을 지었다”고 말하는 게 낯설지 않은, 자연스러운 고백으로 들리는 이유다.
정미숙
한지문화재, 동작아트갤러리, 서울시민청갤러리, 문경에코랄라세계인형축제 등 개인전과 초청전을 개최했으며 미국문화원, 도쿄문화원, 중국문화원을 비롯해 국내외에서 100회가 넘는 단체전에 작품을 출품했다. 평창 인형박물관에서 상설 전시(2019년 6월~2022년 6월)를 하고 있다. 한국종이공예공모대전 장려상·금상·대상, 대한민국한지대전 은상·특별상 등 여러 상을 수상했다. 현재 대한민국한지대전, 한국종이공예대전, 서울한지문화제, 한국공예예술가협회 초대작가다. 2019년 10월부터는 한 달에 두 번으로 나눠 인천 작업실에서 한지 작품 무료 강연을 재능 기부로 진행할 예정이다.
좋은 作家™, 좋은 作品™ 005 최소리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체와 에너지에는 그들만의 소리가 있다. 나는 그 소리에 미쳐 있다. 나에게는 음악과 미술은 따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나가 되는 예술행위다.”
최소리 작가는 40여 동안 추구해온 소리의 세계를 응축해 최근 ‘소리를 본다’ 시리즈를 전시하고 있다. 물체와 에너지에 고유한 소리를 갖고 있다는 작가의 표현은 시리즈 전시를 포함해 작가 자신의 활동과 작품을 가장 잘 설명하는 문장이다.
최 작가는 그룹 백두산 前 멤버라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다른 작가와 비교하면 소리를 이용한 퍼포먼스와 작품을 연결해 독특함을 보여주고 있다. 드럼 대신 알루미늄, 동, 황동 등의 금속판과 종이를 사용하는 것을 비롯해 두드림, 부식, 그라인딩, 채색 등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소리를 듣는다’는 문법 중심의 표현을 ‘소리를 본다’는 역설 또는 시적 표현으로 바꿈으로서 작가와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는 설명이 자연스러운 이유다.
최 작가는 자신과 작품에 어울리는 설명을 종종 쓴다. 작가의 노트가 작가와 작품을 이해하는 좋은 자료가 되는 이유다. 설명에는 작가와 작품을 설명하는 것을 비롯해 전시에 대한 솔직한 생각, 예술가에 대한 생각, 작가로서의 활동과 결과물에 대한 이야기 등이 들어 있다.
△“나의 작품은 연주를 하며 춤을 추고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며 신명으로 삼매에 들어 또 다른 나와 합작으로 완성해간다. 매번 내가 또 다른 나를 부르는 데는 나를 버리고 또 다른 나를 만나는 것부터 시작한다.” △“내 작품의 겉은 눈으로 보고 내 작품의 속은 마음으로 듣는 것이다.” △“전시를 할 때마다 많은 사람이 오기를, 작품이 모두 팔리기를, 매체에 많이 나오기를, 작품을 좋아해주기를, 겉으로는 관심이 없는 척 하지만 속으로는 매번 욕심을 내고 있다. 나도 사람이더라.” △“새로움을 찾는 것은 내 것을 찾음이 유일한 방법이다.” △“예술가는 몸이 늙어 죽지 않는다. 정신이 멈추는 순간, 죽은 것이다.” △“연주, 춤, 노래, 글, 그림, 이 모든 행위는 나와 똑같은 하나다. 그 중 하나가 때로는 그림으로, 때로는 음악으로 완성된다.”
미술평론가인 박영택 경기대 교수는 최소리 작가 작품에 대해 “그동안 금속(드럼)과 천의 피부(북)에서 다양한 소리를 뽑아낸 최소리는 아예 금속과 천의 표면 그 자체에 다양한 표정, 질감을 적극적으로 시술해놓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신체와 스틱 및 다양한 도구를 사용해 사각형의 평면 전체를 공략하면서 특정 지점을 타격해서 구멍을 내거나 스크래치를 발생시켰다”며 “이로 인해 평면은 부조나 입체적 효과로 환생하면서 회화이자 동시에 요철 효과로 자글거리는 일종의 조각이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최소리의 ‘소리를 본다 : 두드림으로 그린 소리’는 2019년 미술창작활성화지원사업 전시 프로그램으로 선정돼 횡성문화예술회관에서 2019년 9월 20일(금)부터 10월 20일(일)까지 전시한다.
최소리
타악기 연주자이며 퍼포먼스를 펼치는 화가다. 2007년 ‘소리를 본다’(Seeing Sound) 전시를 개최한 이후 2019년까지 시리즈로 진행하고 있다. 횡성문화예술회관, 토포하우스,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기원 한·일·중 미술전,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익산예술의전당, 금보성아트센터 등 여러 곳에서 전시를 개최했다. 국내외를 포함 200여 개가 넘는 도시에서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소리를 본다’는 주제로 ‘나’의 소리, ‘우리’의 소리를 함께 나누고 있다. 최근에는 지리산 청학동에 예술가를 위한 터를 잡은 후 문화예술 부문을 중심으로 함께 살아갈 사람을 찾고 있다.
Leave a comment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