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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아닌 ‘나무’

"아이돌 그룹 AOA는 엠넷(Mnet) ‘퀸덤’(2019.09.12)에 검은 정장을 입고 출연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AOA 리더인 지민은 ‘지는 꽃’이 싫다며 ‘나무’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은 아주 중요합니다. ‘꽃’을 ‘나무’로 바꿨기 때문입니다."

‘꽃’이 아닌 ‘나무’를 선택한 AOA와 ‘때문에’가 아닌‘ 덕분에’를 생각할 수 있게 해준 ‘조국 현상’이 우리 사회에 변화의 ‘바람’을 조금이라도 갖게 해주면 좋겠습니다. 진심으로 바라는 ‘바람’입니다. 흔들림 없이 피는 꽃이 없듯이, 정의와 부정의가 흔들림 속에서 좋은 변화를 담고 닮은 ‘바람꽃 나무’로 피고 자라기를 바랍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독재 시절에 국가, 특히 사법부의 부당한 판결로 고생한 사람들이 ‘무죄’ 판결을 받고 있습니다. 지은 죄가 없었음에도 죄를 뒤집어 씌웠기 때문입니다. 부정의(不正義)가 정의(正義)로 변한 것입니다. 문득 AOA와 조국을 연결고리로 삼아 정의와 부정의를 생각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발행인 칼럼

“나는 져버릴 꽃이 되긴 싫어. I’m the tree.”

아이돌 그룹 AOA는 엠넷(Mnet) ‘퀸덤’(2019.09.12)에 검은 정장을 입고 출연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AOA 리더인 지민은 ‘지는 꽃’이 싫다며 ‘나무’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은 아주 중요합니다. ‘꽃’을 ‘나무’로 바꿨기 때문입니다.

‘꽃’을 ‘나무’로 바꿨다는 것, 바꾸는 것, 바꿀 것이라는 의미는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과 인식이 변했고, 변하고, 변할 것이라는 뜻입니다. AOA 멤버인 설현은 잡지 GQ 인터뷰(한국판, 2018.12)에서 “데뷔 초 신체 일부분만 집요하게 확대한 ‘움짤’이라든지 말할 수 없는 것도 되게 많았다”며 “우리와 지금 활동하는 친구들이 다시는 그런 일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바꿔나가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AOA가 퀸덤에서 보여준 모습은, 설현의 말처럼, AOA는 물론 또 다른 AOA가 ‘움짤’이나 ‘그런 일’을 겪지 않기를 원했고 바꾸고 싶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니, 이미 보여줬다고 봐야 자연스러울 것입니다.

2019년 여름은 조국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가 최고의 화제였습니다. 조국처럼 인사청문회가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뜨거운 감자’가 된 경우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조국 인사청문회’를 ‘조국 현상’이라고 부릅니다. 언론을 포함해 대부분은 ‘조국 사태’라고 부르지만, 그런 표현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조국은 장관이 됐기 때문에 ‘조국의 시간’을 맞이했지만, 가을을 맞은 지금도 여전히 뉴스의 중심에 있습니다.

조국 ‘법무부장관’이 바라보는 최고의 시선은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입니다. 그런데 ‘조국의 개혁’을 바라보는 시선은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한편에서는 큰 부담을 갖고 있습니다. 쥐고 있는 권력의 칼을 내놓기 싫기 때문일 것입니다. 다른 쪽에서는 두려움을 갖고 있습니다. 법이 변하면 괴로운 일이 많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생각을 하면서 또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때문에’와 ‘덕분에’입니다. 조국 현상은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고, 많은 변화를 만들 것입니다. 부정적인 것보다는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 같은 현상은 조국 ‘때문에’ 생기는 게 아니라 조국 ‘덕분에’ 만들 수 있는 결과입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독재 시절에 국가, 특히 사법부의 부당한 판결로 고생한 사람들이 ‘무죄’ 판결을 받고 있습니다. 지은 죄가 없었음에도 죄를 뒤집어 씌웠기 때문입니다. 부정의(不正義)가 정의(正義)로 변한 것입니다. 문득 AOA와 조국을 연결고리로 삼아 정의와 부정의를 생각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호는 여름호와 가을호를 묶어 발행합니다. 특히 박정희 대통령을 죽인 김재규 장군의 최후 진술『바람 없는 천지에 꽃이 피겠나 : 김재규 평전』을 쓴 문영심 작가 이야기가 있습니다. 김재규를 새롭게 봐야 한다는 논의는 지속적으로 나왔고 최근 관심은 더 크고 넓고 깊어졌습니다. 사람과사회™에서 김재규를 다룬 이유입니다.

‘꽃’이 아닌 ‘나무’를 선택한 AOA와 ‘때문에’가 아닌‘ 덕분에’를 생각할 수 있게 해준 ‘조국 현상’이 우리 사회에 변화의 ‘바람’을 조금이라도 갖게 해주면 좋겠습니다. 진심으로 바라는 ‘바람’입니다. 흔들림 없이 피는 꽃이 없듯이, 정의와 부정의가 흔들림 속에서 좋은 변화를 담고 닮은바람꽃 나무’로 피고 자라기를 바랍니다.

2019년 9월

  • 이 글은 계간 사람과사회™(2019 여름·가을 제3권 제2·3호 통권 제10·11호, ISSN 2635-876X 92·93)에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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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회 발행인이자 편집장이다. ‘글은 사람과 사회며, 좋은 비판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을 좋아한다. weeklypeopl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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