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사회™ 뉴스

자연스러운 분재가 아름답다

50년 동안 盆栽 사랑한 사람 이야기…“집 살 돈으로 분재 샀다”, “화초는 ‘꽃·잎 몸매’, 분재는 ‘나무 몸매’ 중요”, “분재 자격증은 경제적 독립으로 가는 길”

분재박물관(관장 김재인, http://ktreedesign.com/)은 서울시 서초구 내곡동(신흥안길 40-10, 내곡동 1-376)에 있다. 분재박물관(盆栽博物館)은 김재인 관장이 42년 전 한국의 분재 문화를 알리기 위해 한국분재연구소(1975년)를 설립한 데서 출발했다. 김 관장은 분재연구소를 설립한 후 분재박물관(1988년)을 시작으로 한국분재문화원, 사이버분재대학, 한국수목디자인대학 등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나무학교’인 한국수목디자인대학은 분재연구소와 김 관장을 가장 잘 설명하는 것으로 손꼽을 수 있다. 나무를 사랑하고 나무에게 지혜를 배우는 곳, 분재박물관과 수목디자인대학을 소개한다. 사진=분재박물관 홈페이지

분재박물관에는 수령 500년이 된 소사나무와 수렵수를 비롯해 금방이라도 바닷가의 내음을 풍길 듯한 해송, 그리고 작은 키에 열매를 주렁주렁 매단 과실나무까지 100수종 5000여 분재를 전시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김재인 관장이 40년 넘게 자식처럼 아끼며 키워온 ‘분재 작품’이다. 분재 작품 하나하나는 오랜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품고 있다. 특히 ‘자연스러운 분재가 가장 아름답다’는 김 관장의 뜻을 그대로 담고 있다. 사진=김우경

사람과사회 제3호

글과 이야기가 있는 풍경

분재박물관 이야기

자연스러운 분재가 가장 아름답다

분재박물관(관장 김재인, http://ktreedesign.com/)은 서울시 서초구 내곡동(신흥안길 40-10, 내곡동 1-376)에 있다. 분재박물관(盆栽博物館)은 김재인 관장이 42년 전 한국의 분재 문화를 알리기 위해 한국분재연구소(1975년)를 설립한 데서 출발했다. 김 관장은 분재연구소를 설립한 후 분재박물관(1988년)을 시작으로 한국분재문화원, 사이버분재대학, 한국수목디자인대학 등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나무학교’인 한국수목디자인대학은 분재연구소와 김 관장을 가장 잘 설명하는 것으로 손꼽을 수 있다. 나무를 사랑하고 나무에게 지혜를 배우는 곳, 분재박물관과 수목디자인대학을 소개한다.
-사람과사회 thepeopleciety@gmail.com

분재박물관에는 수령 500년이 된 소사나무와 수렵수를 비롯해 금방이라도 바닷가의 내음을 풍길 듯한 해송, 그리고 작은 키에 열매를 주렁주렁 매단 과실나무까지 100수종 5000여 분재를 전시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김재인 관장이 40년 넘게 자식처럼 아끼며 키워온 ‘분재 작품’이다. 분재 작품 하나하나는 오랜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품고 있다. 특히 ‘자연스러운 분재가 가장 아름답다’는 김 관장의 뜻을 그대로 담고 있다.

김 관장은 작은 자연을 담아놓은 분재의 모습과 시간, 계절이 흐르며 변화하는 아름다움과 큰 매력, 그리고 나무가 이야기하는 지혜를 나누기 위해 ‘수목디자인대학’이라는 이름으로 나무학교를 오랫동안 운영하고 있다.

김 관장은 분재박물관장과 함께 수목디자인대학 대표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나무 박사다. 그는 “다른 호칭보다 ‘김 선생님’이라고 불러주는 게 가장 자연스럽다”며 수목디자인을 설명한다.

“자연은 창조자의 아름다운 손길이며 또한 온전한 섭리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항상 자연과 함께 즐거워하며 끊임없이 자연으로부터 삶의 지혜와 용기를 얻을 수 있는 ‘이 고상한 취미’를 살아 있는 동안 더 열심히 연구하려고 한다.”

동양 정신은 원래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삼지 않고 자연과 하나가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서양정원과는 달리 동양의 정원은 칼로 자른 모양이나 대칭보다는 자연의 아름다운 선과 어울리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어긋난 것처럼 보이지만 조화를 이뤄 멋을 담고, 특히 인상적인 부분을 자연 그대로 자기 마당에 축소해 표현해 즐거워하는 정신에서 출발했다. 자연의 문화를 가장 작은 모습으로 축소해서 표현한 것이 오늘날 ‘분재(盆栽)’, ‘분경(盆景)’이다. 분재나 분경은 상황에 따라 조금 더 크게 표현하면 ‘작은 정원’이 되는 셈이다.

현대인의 생활은 자연과의 관계가 녹녹하지 못한 데다 가파르게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어 어느 때부터 귀농, 귀촌, 자연 생활 등 자연을 더 그리워하는 삶이 시대의 추세가 됐다. 수목디자인대학은 이와 같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것을 교육 목표로 삼고 있다.

수목디자인대학에서는 정원수 가지치기, 소나무, 특수목(땅에서 분재 모양으로 키우는 작은 정원수) 분재, 정원디자인 및 시공을 아주 쉽게 지도해 누구나 응용할 수 있도록 한다.

김 관장은 “도시 사람은 정신적인 치유(Healing)가 되고. 귀농이나 귀촌을 하는 사람은 행복(Well Being)을 느끼며, 취미는 물론 희망하는 사람에게 창업이나 부업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말한다.

한편 김 관장은 분재연구소를 통해 그동안 산림청임업연수원, 농협안성교육연수원, 서울농업기술센터 등의 분재 위탁 교육은 물론 현장 실습을 전담해왔다. 2002년에는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분재대학을 개설해 분재 교육을 알리고 있다.

김재인 분재박물관장은 50년 동안 분재(盆栽)를 사랑한 사람이다. 1948년생이니 2017년 올해 70세다. 20대부터 시작했으니 ‘50년 분재 사랑’을 지금도 멈추지 않고 있다. 또 2017년은 분재연구소 설립 42년, 분재박물관 설립 29년째다. 그의 삶은 분재에서 시작해 분재로 이어지고 있다.

[인터뷰] 김재인 분재박물관 관장

50년 동안 盆栽 사랑한 사람

김재인 분재박물관장은 50년 동안 분재(盆栽)를 사랑한 사람이다. 1948년생이니 2017년 올해 70세다. 20대부터 시작했으니 ‘50년 분재 사랑’을 지금도 멈추지 않고 있다. 또 2017년은 분재연구소 설립 42년, 분재박물관 설립 29년째다. 그의 삶은 분재에서 시작해 분재로 이어지고 있다.

김 관장은 20대 시절 군에서 원예사병(원예병)으로 근무한 게 분재와 인연을 맺는 계기가 됐다. 이와 관련 옆에서 분재 수업을 받고 있던 최병천 전(前) 중동중학교 교장은 “최근 학교를 퇴임한 후 군부대 선배인 김 관장에게 분재 수업을 받고 있다”며 “김 관장은 원예병으로 근무하면서 나무와 정원에 관한 정보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형 분재’를 만든 장본인”이라고 설명했다.

11월 18일(토) 오후 2시, 내곡동에 있는 분재박물관을 찾았다. 이곳은 분재연구소 설립을 기준으로 보면 우면동에서 36년을 보내고, 7년 전 내곡동으로 옮긴 곳이니 김 관장의 42년 분재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김 관장은 현재 아내 이길자 씨, 딸 김우경 씨와 함께 분재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두 사람은 각각 분재박물관 기획실장과 기획팀장을 맡고 있다. 아내는 여성지 기자였는데, 김 관장을 취재하러 왔다가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 김 관장을 만나 분재와 인연을 맺은 사연, 분재의 의미, 분재가 맺어준 인연 등 분재와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딸인 김우경 팀장과 인연이 있어 오늘 뵙게 됐다. 김 팀장이 프랑스 사람과 결혼했다. 조금 전 남편과 아이들도 만났다. 프랑스 사위를 얻었는데, 어떤가?

내 삶은 삶 자체가 개척이었다. 무(無)에서 유(有)를 만든 삶이었다. 학교 선택부터 직업, 직장 등 삶의 방향을 스스로 세워서 시작했다. 자기 인생은 자신이 결정하는 것이다. 남의 인생은 내 인생이 아니다. 각자 스스로 진로를 찾고 결정해야 한다. 자식의 방향과 선택도 마찬가지다. 부모는 도와주는 울타리 역할을 하는 것이면 족하다. 내가 좋고 나쁨을 판단하고 결정할 수는 없다. 이런 게 부모의 합당한 모습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해야 자식이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설 수 있다.

▲분재와 함께 한 삶이 50년이다. 어떻게 해서 분재와 인연을 맺었나?

1973년 군대 생활이 계기다.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있었던 특수부대인 ‘보안사’에서 원예사병으로 근무했다. ‘방첩대’라 불렀던 보안사는 부대 안에 정원과 온실이 있었다. 보안사에서 2년 4개월 동안 나무와 정원을 가꾸는 게 분재와 인연을 맺은 계기라 할 수 있다. 그때에는 나무나 분재 관련 정보가 거의 없던 때라 일본어나 외국어 관련 책이나 자료를 구해서 관리할 수밖에 없었다. 부대에서 책 구입 등 정원 관리에 필요한 지원을 잘 해줬다. 당시 보안사령관은 육사 4기인 김종환(金鍾煥) 중장(1973.08.14.~1975.02.26.)이었다.

보안사
국군기무사령부(國軍機務司令部, Defense Security Command, DSC, 기무사)를 말한다. 1948년 5월 27일 창설한 육군정보국 정보처 특별조사과가 모체다. 1950년 육군 직할 특무부대(特務部隊, CIC)로 창설이 된 후 1960년에 육군 방첩부대(防諜部隊)로, 1968년에 육군 보안사령부(保安司令部)로 개칭했다. 1953년에 해군 방첩대가, 1954년에 공군 특별수사대(特別搜查隊)를 각각 창설했으며 1977년에 국군 보안사령부로 통합해 3군 첩보를 총괄하는 부대가 됐다. 보안사는 1979년 12.12, 1980년 5.17 비상계엄 전국 확대 조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설치 등에 관여했다. 1989년에는 친위쿠데타에 대비해 청명계획을 수립했다. 윤석양 이병 양심선언 사건 이후 1991년 국군기무사령부로 개칭했다. 현재 43대 사령관은 2017년 9월 26일 취임한 육사 41기 이석구(李錫九) 중장이다. 자료=위키백과

▲방금 ‘한국형 분재를 만든 장본인’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어떤 뜻인가?

최병천 교장이 말한 것처럼 부대에 있을 때 일본어를 중심으로 나무와 분재, 정원 등 필요한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었다. 정원을 잘 관리하려면 나무와 관리하는 방법을 알아야 하는데, 당시에는 나무나 정원을 알 수 있는 정보가 거의 없었다. 그렇다보니 책을 구입해 보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었다. 그래서 책 구입 등 필요한 것은 부대장을 비롯해 부대에서 충분히 지원해줬다.

군에서 원예병으로 근무했고 대학에서 원예학을 공부했다. 분재가 발달한 일본 분재와 책을 많이 볼 수 있었던 만큼 일본과 한국의 나무와 정원을 나름대로 비교할 수 있었다. 일본 분재와 달리 한국의 나무는 수종(樹種)과 환경이 다르다. 때문에 분재도 다양하다.

분재는 일본과 한국이 비슷한 점도 있지만 서로 다른 점도 분명히 있다. 분재를 오래 하면서 일본과 한국의 분재 차이점을 알게 됐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 수종과 환경에 맞는 분재를 개척한 셈이다. 최 교장이 ‘한국형 분재’를 만든 장본인이라고 말한 것은 이를 두고 한 말이다.

방송 출연과 함께 여러 매체에서 취재와 인터뷰가 쉴 새 없이 들어왔다. 하루에 서너 번까지 하던 때도 있었다. 당시에는 분재를 소재로 한 박물관이 없었다. 그래서 1988년 설립한 분재박물관에 많은 외국인이 찾아올 정도였다. 김재인 분재박물관장이 딸 김우경 씨와 취재를 마치고 함께 촬영한 모습.

일본 분재와 다른 ‘한국형 분재’를 만들다

▲20대 초에 군 생활을 하면서 나무와 분재를 일찍 만났는데, 그래서 고려대 원예학과에 진학했나?

맞다. 어렸을 때부터 나무를 좋아했다. 대학에서 원예학을 배우고 싶었다. 고려대 농대(農大)에 들어가 원예학을 하겠다고 하니 주변에서 극구 만류했다. 법대, 경영대 등 인기가 많은 학과에 충분히 진학할 수 있었기 때문에 더욱 심했다. 하지만 농대에 진학했다. 4년 동안 장학금도 받았고 공부도 열심히 했다. 당시 원예학과에는 남학생도 매우 적은 편이었다. 성적도 좋고 대학에 다니는 동안 공로패를 받을 만큼 학교생활도 잘 했다.

▲방송에 출연해 인기 스타가 된 적도 있다고 들었다.

그 이야기는 1986년부터 1987년까지 약 1년 7개월 동안 아침 방송에 출연한 것과 신문, 잡지 등에 나간 것을 말한다. 방송 출연은 아침 6시 50분부터 7시까지 1주일에 두 번, 수요일과 목요일에 한복을 입고 출연해 분재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방송이다.

분재는 당시 생소한 것이었고 아침 시간인 만큼 시청자는 주로 어르신이었다. 원예 부문은 거의 남자가 없고 여자 중심이던 시절이었는데, 남자가 한복을 입고 나와 분재 이야기를 하니 인기가 있었다. 남자가 관심을 갖던 분야는 수석(水石)이 대부분이었다.

방송 출연과 함께 여러 매체에서 취재와 인터뷰가 쉴 새 없이 들어왔다. 하루에 서너 번까지 하던 때도 있었다. 당시에는 분재를 소재로 한 박물관이 없었다. 그래서 1988년 설립한 분재박물관에 많은 외국인이 찾아올 정도였다.

▲분재는 대개 접근하기도 쉽지 않고 잘 키우는 것도 어려운 것으로 생각한다.

분재는 어렵고 접근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아주 오래 전에는 소나무 살리는 방법 등 나무를 잘 가꿀 수 있는 정보가 매우 부족했다. 정보가 없으니 만만치 않은 게 정원 가꾸기였다. 그러니 분재는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나무나 분재를 비롯해 정원 관련 정보가 많다. 일반화되어 있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다.

분재는 이제 좋아하고 관심을 갖고 있으면 잘 할 수 있다. 그래야 잘 키우고 잘 할 수 있다. 물론 연습은 필요하다. 기능적인 것이 필요하므로 실습은 필수다. 아울러 충분한 시간을 갖고 해야 한다. 분재는 서둘러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집 살 돈으로 분재를 사다

▲집을 살 돈으로 분재를 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1975년이니까 27살 즈음이다. 분재를 사고 싶은 마음에 부모님에게 사정을 이야기했다. 집이 있어야 장가도 갈 수 있다며 집을 살 돈을 달라고 부모님을 설득했다. 당시 집 한 채 가격이 보통 48만원이었다. 하지만 어렵게 받은 집값은 65만 원짜리 분재를 사는 데 모두 써버렸다. 보통 사람이라면 무모하다고 할 만큼 큰 도전을 한 셈이다.

▲집값으로 구입한 분재는 분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출발이자 씨앗이 됐을 것 같다. 분재는 나무가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데, 이제 나무와 분재 이야기를 하고 싶다.

양화소록(養花小錄)』이라는 책이 있다. 조선 세조 때 강희안(姜希顔)이 쓴 원예서(園藝書)인데, 최초의 분재 책이라 할 수 있다. 『양화소록』에 보면 향나무와 소나무가 나온다. 향나무는 ‘만년송(萬年松)’이라 부른다. 소나무는 ‘천년송(千年松)’이라 부르는데, 향나무는 만 년을 살고 소나무는 천 년을 산다는 뜻에서 붙인 이름이다. 향나무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 사는 나무다.

또 향나무나 소나무처럼 오래 사는 나무는 바위 틈새처럼 환경이 좋지 않은 곳에서 자란다. 향나무를 분재용으로 많이 쓰는 것은, 향나무도 분재용으로 쓰는 게 있는데, 향나무는 더디 자라고 수명이 길고 어려운 환경에서 잘 견딘다. 소사나무, 소나무, 향나무 등 분재용 나무는 수명이 긴 목종(木種)이나 수종(樹種)을 쓴다.

▲목종이나 수종, 이는 나무의 성격(性格)이라고 볼 수 있고 나무도 성질이 있을 것 같다.

물론이다. 나무도 수명이 짧은 것은 성질이 급하다. 소나무와 향나무를 비교하면, 소나무는 사납고 거친 피부를 갖고 있고 개성이 강한 성격이다. 반면 향나무는 부드럽고 고운 피부를 갖고 있으며 보기 좋은 수종이다. 오랫동안 나무를 봐왔는데, 이제는 삶의 철학도 소나무에서 향나무의 기질을 닮으려 노력하고 있다. 향나무는 조용함과 부드러움을 갖고 있다.

소나무는 필요 없는 것, 그러니까 필요 없는 것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을 말하는데, 소나무는 필요 없는 것을 갖고 산다. 소나무는 껍질 등을 갖고 있는 반면 향나무는 소유하지 않는다. 향나무는 비가 오고 바람이 많으면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 필요 없는 것을 벗는다. 자연의 삶과 인간의 삶도 똑같다.

“소나무보다 향나무를 닮고 싶다”

▲왜 향나무를 닮으려 하는가? 조금 더 자세히 듣고 싶다.

나이가 들면 스트레스를 줄이는 게 좋다. 나이가 들수록 눈과 귀가 약해지는 것은 스트레스를 줄이라는 뜻이다. 그래야 좋은 삶, 명(命)에 맞게 살 수 있다. 필요 없는 것과 관련해 생각할 수 있겠다. 삶에서 필요가 없는 것은 없애는 게 좋다.

소나무는 필요 없는 것, 그러니까 필요 없는 것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을 말하는데, 소나무는 필요 없는 것을 갖고 산다. 소나무는 껍질 등을 갖고 있는 반면 향나무는 소유하지 않는다. 향나무는 비가 오고 바람이 많으면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 필요 없는 것을 벗는다. 자연의 삶과 인간의 삶도 똑같다.

※ 실제 소나무와 향나무는 자라는 게 달라 소나무에게 껍질은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분재를 사람의 눈으로 보는 시각에서 필요 없는 것을 버리는 것으로 비유한 것이다.

▲분재와 수목디자인을 배우는 것도 시대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 같다.

대략 40년 전인 1978년부터 지금까지 분재, 정원 등 나무 관련 교육을 시작했다. 배우는 사람을 보면 70년대와 80년대는 젊은 층이 많았다. 농고(農高)나 기술고 등을 졸업한 젊은이가 많았다. 90년대 이후 나이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요즘에는 중장년층이 많다. 88올림픽을 기점으로 해서 변했다고 생각한다. 경제적 여유와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제반 여건이 변했고 나무와 분재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어려운 삶을 조금 벗어나면서 고급, 품격, 분위기 등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요즘에는 이른바 ‘마니아’ 중심으로 변했다. 예전에는 집이나 정원에 ‘들여 놓는 것’이 많았지만, 지금은 장식용이 아니라 직접 키우는 사람이 많다. 나무를 키우고 모양을 만들면서 실제로 가꾸는 것으로 변했다고 보면 된다.

화초는 ‘꽃과 잎의 몸매’, 분재는 ‘나무의 몸매’ 중요

▲화초와 분재는 어떻게 봐야 하나?

화초는 꽃, 잎, 몸매를 주로 보는 것이지만 분재는 나무의 몸매를 즐기는 것이다. 분재는 ‘노목의 몸매’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분재를 ‘노목의 몸매’라고 하니 멋스럽다. 분재는 노목과 생명의 연결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나무와 생명은 어떤 관계인가?

나무는 잎이 넓고 클수록 적응을 잘 한다. 잎이 가는 나무, 이를 테면 온대성(溫帶性)이나 한대성(寒帶性)인 식물인데, 잎이 짧고 가늘다. 이런 수목은 햇빛이 더 많이 필요하다. 수목의 성질에 따라 분재도 달라진다.

▲분재도 생명이기 때문에 생명을 알아야 잘 키우고 가꿀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

분재는, 애완동물처럼, 생명이 있다. 나무가 죽는 것을 보면 다른 죽음을 보는 것처럼 마음이 아프다. 분재를 취미로 할 정도로 마음과 애정이 있고 그런 환경을 갖고 있다면 애착이 있는 사람이다. 나무나 분재를 연구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 정도라면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다. 답을 찾으면 잘 키우고 잘 가꿀 수 있다.

분재 자격증을 따서 일을 한다면 경제적 독립을 빨리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최고 수준의 분재관리사인 경우 하루에 20~3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1주일만 일해도 20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요즘에는 여성도 많이 배운다. 자격증을 취득하고 어느 정도 지나면 20~3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분재 전문가는 젊은이가 많이 나서서 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젊은이는 몸이 건강하고 눈썰매가 좋아 고객을 확보하기도 좋다. 나는 어린 나이에 배우고 일을 했기 때문에 70대지만 함께 했던 분들이 지금은 대부분 90대 어르신이다.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 분재를 비롯해 전문가의 길을 가고자 한다면 최대한 서둘러 시작해야 좋다. 젊은이가 분재를 배우고 전문가가 되기를 강조하고 싶다는 말을 다시 한 번 하고 싶다. 사진=분재박물관

“분재 자격증은 경제적 독립으로 가는 길”

▲분재 관련 자격증은 어떤 것인가?

분재 자격증은 한국분재조합에서 담당한다. 분재관리사 1급, 2급이 있고 분재전문관리사가 있다. 분재관리사 2급은 만 16세 이상이면 취득 가능하고 분재 관련 학과 학생이 많이 응시한다. 분재관리사 1급은 분재 관련 전문대학 졸업자 또는 경력자(7년 이상)가 응시할 수 있다. 분재전문관리사는 분재교습소나 분재원을 경영하고 있거나 오랜 경력 등 자격을 갖춘 사람이 가능하다. 수목디자인대학에서는 자격증 취득은 물론 전문가 수준에 이를 수 있도록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요즘 청년 취업이 어렵다는 말이 많은데, 자격증을 취득한 후 진로는 좋은가?

분재 자격증을 따서 일을 한다면 경제적 독립을 빨리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최고 수준의 분재관리사인 경우 하루에 20~3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1주일만 일해도 20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요즘에는 여성도 많이 배운다. 자격증을 취득하고 어느 정도 지나면 20~3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분재 전문가는 젊은이가 많이 나서서 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젊은이는 몸이 건강하고 눈썰매가 좋아 고객을 확보하기도 좋다. 나는 어린 나이에 배우고 일을 했기 때문에 70대지만 함께 했던 분들이 지금은 대부분 90대 어르신이다.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 분재를 비롯해 전문가의 길을 가고자 한다면 최대한 서둘러 시작해야 좋다. 젊은이가 분재를 배우고 전문가가 되기를 강조하고 싶다는 말을 다시 한 번 하고 싶다.

“분재는 가장 좋은 친구”

▲50년을 분재와 함께 했는데, 분재는 ‘어떤 존재’인가?

가장 좋은 친구다. 그리고 손자손녀라는 생각이 든다. 분재는 아들이나 딸과 달리 귀엽다. 손자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다. 자식과 달리 손자손녀를 보면 마냥 귀엽고 사랑스럽다. 분재는 잠시라도 눈을 떼지 않고 늘 살펴봐야 하는 존재다. 비가 오고 눈이 오고 바람이 불고, 또 덥고 추운 날에 이르기까지 한시도 곁을 떠나지 않고 보살펴야 할 존재다. 분재는 사랑스럽지만 어린 손자손녀를 보살피듯이 가꾸고 키워야 하는 존재다. 그러니 어느 누구보다도 가깝고 좋은, 가장 좋은 친구다.

또한 분재는 내가 오늘 이 순간까지 있도록 해준 좋은 친구다. 50년 가까이 한 분야의 길을 걸어오기까지 어려움도 있었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계속 걸어온 까닭에 흔들림 없이 올 수 있었다. 그러기에 분재는 내 삶과 인생을 지탱해준 참 좋은 친구다.

나무와 더불어 50년을 살았다. 젊을 때는 나이 50세를 넘기지 못할 줄 알았다. 하지만 나무와 함께, 분재와 함께 지내면서 나무의 성품을 알고 나무를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스릴 수 있었고, 그렇게 해서 지금까지, 70세까지 살아왔다.

▲더 하고 싶은 말씀은?

요즘에는, 젊은이는, 애완동물에는 관심이 많지만, 생명을 안 만지려고 하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 그나마 나무나 분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농업 등 전공자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제는 바뀌었으면 좋겠다. 농업은 ‘산업’으로 생각하는 머리가 필요하다. 농산물과 달리 생명을 다루는 것은 예술화(藝術化)하는 것을 말한다. 가로수도 예술을 생각할 때다.

분재, 나무, 이런 분야, 즉 수목디자인은 동양에서 크게 발전해서 산업으로서 충분한 가치를 갖고 있다. 산업이자 직업, 직장이다. 경쟁력 있는 산업이고 국민 차원의 산업이 되기를 바란다. 국민이 나무를 잘 알고 이를 바탕으로 국민이 예술을 갖추면 좋겠다. 그러면 집, 길, 공원 등을 알아서 관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봉사도 하고 즐거움을 얻을 수 있고, 산업이 될 수도 있다. 나무를 잘 알고 분재를 알면 가능한 일이다.

김재인
1948년 출생. 고려대학교 농과대학 원예학과를 졸업했다. 한국분재연구소 대표, 분재박물관 관장, 한국분재문화원 대표며, 사이버분재대학과 한국수목디자인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분재협회한국분재조합 부회장을 역임했다. 산림청·농업진흥청·농협 분재 강사와 경찰대학 고위정책과정에서 「나무와 인생」, 「분재와 인생」 과목을 강의했다. KBS, MBC, SBS TV, 라디오 등에 300여 회 출연했으며, 서울시 일자리 창출을 위한 분재 전문가 양성 교육 강사(2013, 2014)로 활동했다. 정원수 가지치기, 특수목, 분재, 미니특수정원 전문가 800여 명을 배출했다.

분재는 가장 좋은 친구다. 그리고 손자손녀라는 생각이 든다. 분재는 아들이나 딸과 달리 귀엽다. 손자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다. 자식과 달리 손자손녀를 보면 마냥 귀엽고 사랑스럽다. 분재는 잠시라도 눈을 떼지 않고 늘 살펴봐야 하는 존재다. 비가 오고 눈이 오고 바람이 불고, 또 덥고 추운 날에 이르기까지 한시도 곁을 떠나지 않고 보살펴야 할 존재다. 분재는 사랑스럽지만 어린 손자손녀를 보살피듯이 가꾸고 키워야 하는 존재다. 그러니 어느 누구보다도 가깝고 좋은, 가장 좋은 친구다. 사진=분재박물관

2018년도 수목디자인대학 교육

1. 종합교육(정원수 가지치기, 특수목, 분재, 특수미니정원)

계절에 맞는 체계적인 커리큘럼으로 이론과 실습이 실제적이며, 습득한 내용을 자유자재로 응용할 수 있어 귀농, 귀촌, 창업, 부업에 적극 활용한다.

일정 : 토 10:00~16:30
1학기(16주) 3월 10일~6월 30일
2학기(12주) 7월 7일~9월 29일
3학기(12주) 10월 6일~12월 29일
수강료 : 학기당 50만원(1년 수강시 90만원)
※ 1년 수강 등록은 사이버분재대학 60강좌 무료 수강

2. 전문가 양성 특별교육

○ 완성목에 대한 실습을 집중적으로 교육해 선, 양감, 공간, 변화, 조화에 대한 개념을 수종과 수형에 따라 확실하게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한다.
○ 중간목, 창작목(공사목)은 비배관리, 희생지, 가지 길이와 힘을 활용해 양감을 만드는 방법을 전수한다.
○ 정원수, 특수목, 분재의 차이점을 이해하고 현장 실습을 통해 체득하게 한다.
○ 가위 한 자루로 나무를 자유롭게 디자인할 수 있는 전문가로 양성해준다.

교육 일정
월·화·수 10:00~16:30
2018년 1월 2일~2월 28일(8주)
수강료 : 150만원(선착순 소수 인원 모집, 집중 교육 진행)
※ 전문가 양성 특별교육 수강자는 사이버분재대학 60강좌 무료 수강

3. 분재관리사 자격증반

한국분재조합이 주관하는 ‘국가공인 분재관리사 자격증’을 준비하는 교육. 분재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함께 수형창작(가지치기, 철사걸이)에 관한 실습을 집중적으로 배울 수 있다.

4. 분재취미반

창작 중심의 취미 교육. 분재에 전반적인 이해와 함께 본인의 개인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다.

4월~11월 수시 접수(주 1회 8주 과정)
수강료 : 30만원(재료비 포함)
※ 각자 작품을 만든 후 갖고 갈 수 있다.

5. Bonsai Class in English(Instructor : Bonsai Specilaist Sun Kim)

외국인들을 위한 수업으로 분재를 영어로 배울 수 있다.

6. Weeks Basic Course 400,000won

7. 기업 및 학교 단체강의

연령, 성별, 주제에 따라 진행하는 맞춤교육이며 강의 및 체험교육으로 진행한다. 출장강의 및 방문교육 모두 가능하다.
* 강의료 및 재료비는 개별 상담

8. 사이버분재대학

60개 분재 강좌를 온라인을 통해 수강할 수 있다.
수강료 : 15만원(1년 수강 가능)

About 김종영™ (915 Articles)
사람과사회 발행인이자 편집장이다. ‘글은 사람과 사회며, 좋은 비판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을 좋아한다. weeklypeople@gmail.com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