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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善은 앎이요, 유일한 惡은 무지다”

"평화를 위한 대장정, 그 초입에 개성공단 재개가 있습니다. 성원해주십시오. 냉전 체제의 마지막 외로운 섬으로 남아 있는 한반도에 실질적 평화를 만들어가는 가장 확실하고, 구체적인 방법입니다."

개성공단은 2000년 6.15공동선언의 정신에 입각해 남과 북이 군사적 긴장과 전쟁위기를 구조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남북 간의 신뢰 구축을 통한 평화의 실현을 위해 2000년 8월에 합의했습니다. 남북 간의 합의로 탄생한 개성공단이기에 사실은 개성공단 재개는 남과 북이 결정할 문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단 재개는 안보리 제재나 미국의 독자 제재와 연계되어 있어 단순한 문제는 아닙니다. 이런 상황에서 개성공단의 핵심가치인 평화적 가치와 기능을 적극 설명함으로써 평화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개성공단 재개가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그 방법으로 안보리제재 예외로 인정받을 필요가 있다고 적극 설명했습니다. 개성공단은 그 자체가 평화이고 재개 자체가 평화구현이라고 두 번, 세 번 반복적으로 설명했습니다.

미국은 비핵화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개성공단 재개가 시기상조라는 전통적 입장을 표명했지만 그에 대해서도 우리 입장을 분명히, 충분히 설명했습니다. 비핵화는 그 자체가 궁극적 목적이 아닌 평화를 위한 수단, 절차이다. 즉 평화를 위한 비핵화다, 같은 맥락에서 개성공단도 평화를 위한 경제협력이다, 즉 비핵화의 궁극적 목적과 개성공단의 궁극적 목적은 똑 같이 평화다, 그래서 개성공단 재개는 그 자체가 평화를 구현하므로 한반도 비핵화를 추동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그렇다면 비핵화 이후 개성공단을 재개할 것이 아니라 비핵화를 추동하기 위해서 개성공단을 우선 재개해야 한다고 설명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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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여름·가을 제3권 제2·3호 통권 제10·11호
ISSN 2635-876X 92·93

한반도 평화 시대를 위한 개성공단과 시민사회의 역할

“유일한 善은 앎이요, 유일한 惡은 무지다”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

한반도중립화통일협의회(회장 강종일)와 한반도미래전략연구원(이사장 곽태환)은 2019년 7월 2일 서울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한반도 평화체제구축을 위한 시민사회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제6회 한반도평화와통일시민포럼을 개최했습니다. 사회는 곽태환 이사장(전 통일연구원장, 이스턴켄터키대학 명예교수)이 맡았고 강종일 한반도중립화통일협의회 회장, 이장희 평화통일시민연대 상임대표(전 한국외대 부총장), 정경영 한양대학교 국제대학원 겸임교수, 신종대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전 부총장), 강석승 사단법인 21세기안보전략연구원 원장이 패널로 참여했습니다. 이날 포럼은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평화통일시민연대, GPF Korea, (사)21세기안보전략연구원, 통일뉴스 등이 후원했습니다. 이날 포럼에서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은 ‘한반도 평화 시대를 위한 개성공단과 시민사회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습니다. 김 이사장은 기조연설에서 ‘개성공단 재개가 한반도 평화를 실현한다’며 개성공단 대표단이 미국을 방문한 결과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했습니다. 사람과사회™는 김진향 이사장이 발표한 ‘한반도 평화 시대를 위한 개성공단과 시민사회의 역할’을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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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10일부터 17일까지 개성공단 대표단으로 미국 연방하원 아태소위와 국무부, 미국평화연구소(USIP), 스팀슨센터 등 한반도 전문가들을 두루 만나고 돌아왔습니다. 이번 개성공단 대표단의 방미 목적은 개성공단 재개를 설득하기 위한 것이 아닌, 개성공단의 설립취지와 본질적 가치인 평화적 가치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안타까웠습니다. 개성공단에 대해 이 정도도 모른단 말인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상징인 개성공단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전통적인 부정적 태도는 개성공단의 평화적 가치에 대한 무지와 개성공단이 북측에게 ‘달러박스’라는 잘못된 신화, 왜곡된 인식에 근거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무지에 근거하여 개성공단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갖고 있었던 것입니다.

소크라테스의 ‘유일한 선(善)은 앎이요, 유일한 악(惡)은 무지다’라는 경구가 머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인식의 오류, 한계도 무지입니다. 잘못된 신화와 왜곡된 인식에 바탕을 둔 무지에 근거한 상황 판단과 정책 결정이 한반도 분단심화의 악순환을 만들고 있음을 확인한 것입니다. 70여년 장기화 된 분단이 체제로써 만들어 내는 거짓과 왜곡이 결국 한반도의 여러 많은 비정상의 근원으로 작동하는 것임을 다시 본 것입니다.

개성공단은 2000년 6.15공동선언의 정신에 입각해 남과 북이 군사적 긴장과 전쟁위기를 구조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남북 간의 신뢰 구축을 통한 평화의 실현을 위해 2000년 8월에 합의했습니다. 남북 간의 합의로 탄생한 개성공단이기에 사실은 개성공단 재개는 남과 북이 결정할 문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단 재개는 안보리 제재나 미국의 독자 제재와 연계되어 있어 단순한 문제는 아닙니다. 이런 상황에서 개성공단의 핵심가치인 평화적 가치와 기능을 적극 설명함으로써 평화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개성공단 재개가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그 방법으로 안보리제재 예외로 인정받을 필요가 있다고 적극 설명했습니다. 개성공단은 그 자체가 평화이고 재개 자체가 평화구현이라고 두 번, 세 번 반복적으로 설명했습니다.

공단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 없이 단순히 이전 정부가 남발한 거짓 프레임인 ‘달러박스’, ‘외화벌이’, ‘임금의 무기개발 전용’ 등의 거짓 내용들을 보편적 인식으로 갖고 있었습니다. 그에 대해 약 100여 장이 넘는 사진과 설명 자료들을 직접 보여주면서 사실이 아님을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적지 않은 부분 생소하게 처음 듣는다는 표정들이었습니다.

“4년 동안 개성공단은 실체적 평화를 구현했다”

무엇보다 개성공단의 평화적 가치를 설명하는데 집중했습니다. 개성공단 대표단은 방미 활동을 평가하면서 미국 정부와 의회, 싱크탱크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개성공단의 설립 목적과 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본질적 가치가 ‘평화’였다는 것을 정확히, 제대로, 온전히 설명한 최초의 사례라고 평가하고 또 자부했습니다. 미국의 대부분 관계자들은 개성공단의 평화적 가치와 기능, 역할을 처음 듣는다는 태도였습니다.

애초 남과 북이 개성공단을 만든 이유는 실지로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평화였습니다. 전쟁 위기를 넘어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이 신뢰구축을 구조적으로 할 수 있는 남북 간의 경제협력으로 보았던 것입니다. 즉 경제협력을 통한 평화실현, 경협은 평화를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경협을 통한 평화 실현이 개성공단의 목적이었고, 실지로 14년 동안 개성공단은 실체적 평화를 구현했습니다.

미국은 비핵화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개성공단 재개가 시기상조라는 전통적 입장을 표명했지만 그에 대해서도 우리 입장을 분명히, 충분히 설명했습니다. 비핵화는 그 자체가 궁극적 목적이 아닌 평화를 위한 수단, 절차이다. 즉 평화를 위한 비핵화다, 같은 맥락에서 개성공단도 평화를 위한 경제협력이다, 즉 비핵화의 궁극적 목적과 개성공단의 궁극적 목적은 똑 같이 평화다, 그래서 개성공단 재개는 그 자체가 평화를 구현하므로 한반도 비핵화를 추동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그렇다면 비핵화 이후 개성공단을 재개할 것이 아니라 비핵화를 추동하기 위해서 개성공단을 우선 재개해야 한다고 설명한 것입니다.

공단 재개에 대한 우려는 달러박스라는 왜곡된 인식에 근거합니다. 한 달 60~150달러의 노동자 임금은 4인 가족 기준으로 1인당 최대 30불 정도인데, 그것을 가지고 생활비로 사용하고 남아서 달러 박스로 활용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미국은 개성공단 북측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을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냥 어렴풋이 개성공단이 북측에게 달러 박스와 외화 벌이, 그리고 북측 노동자들의 임금이 무기 개발 자금으로 전용 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한 오해가 풀린다면 문제는 쉬워질 듯 보이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힘주어 강조한 것은 한미동맹의 궁극적 목표가 한반도 평화 구현이라면 개성공단 재개가 그 목적을 더욱 직접적으로 구현한다, 비핵화의 가치만큼이나 오히려 더 개성공단이 한반도 평화 구현에 직접적이다, 그래서 개성공단 재개가 필요함을 반복적으로 힘주어 설명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미국 의회와 국무부 당국, 한반도 전문가들에게 제안한 것은 미국 기업들의 개성공단 진출이었습니다. 북측은 개성공단 지역에 주둔했던 서부전선 최정예부대 6만의 군 병력을 후방 15km 뒤로 물리고 그 자리에 개성공단을 만들었습니다. 군대를 물린 자리에 남측의 5,000여 개 기업이 들어오고 연관 협력 업체가 남측에 10만여 개가 가동되면 남북 간에는 근원적으로 전쟁 위기가 구조적으로 사라진다고 본 것입니다. 그래서 군대를 물리는 용단을 내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평화를 위한 대장정, 그 초입에 개성공단 재개가 있다”

똑같은 맥락에서 미국의 기업들이 개성공단에 들어온다면 그것 자체가 북-미간 평화실현이 구체적으로 실현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측이 미국에 원하는 것은 전쟁이 아니라 평화다, 어떤가, 비핵화를 통한 평화도 방법이지만 미국 기업의 개성공단 진출을 통한 직접적 평화 구현은 미국이 북에 던질 수 있는 더 확고한 평화 의지 아니겠는가, 북한 전문가로서, 개성공단 관리위원장으로서 미국 기업들의 북한 진출을 정중히 제안한다고 했습니다. 시종일관 분위기는 매우 밝았고 호의적이었습니다. 평화는 관념 속에 있지 않다, 구체적 실천으로 담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평화의 실천은 계속 해야 합니다. 개성공단은 평화를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귀국 길에 오르면서 들었던 생각은 ‘평화를 위해 다시, 더 자주 와야겠구나!’라는 생각이었습니다.

평화를 위한 대장정, 그 초입에 개성공단 재개가 있습니다. 성원해주십시오. 냉전 체제의 마지막 외로운 섬으로 남아 있는 한반도에 실질적 평화를 만들어가는 가장 확실하고, 구체적인 방법입니다. 우리는 이미 14년 동안 그 평화와 통일을 체험해 보았습니다. 개성공단의 평화적 가치와 번영의 미래상을 모든 국민들의 자각하게 되면 개성공단은 열릴 것입니다. 개성공단 재개는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 여론으로 열리게 될 것입니다. 개성공단 재개를 응원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김진향
경북대에서 정치학 박사(북한·통일 문제 전공) 학위를 받았다.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 객원연구위원,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사무처 한반도평화체제담당관,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 남북관계국장 및 인사 비서관,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 연구교수를 지냈다. 현재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 겸 관리위원장을 맡고 있다.

 

About 김종영™ (938 Articles)
사람과사회 발행인이자 편집장이다. ‘글은 사람과 사회며, 좋은 비판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을 좋아한다. weeklypeopl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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