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 혼잡, 예측과 행정 실패가 부른 인재”
1단계 개통 후 혼잡도 문제 나왔으나 2012년 조기 증차 이후 조치 취하지 않아
지하철 9호선의 극심한 혼잡은 수요와 공급의 예측 실패와 전형적인 행정 실패로 인한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나왔다.
김상희·진성준 새정치연합 의원은 참여연대와 공동으로 13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지하철 9호선 출근대란, 원인과 해결방안은?’이라는 주제로 긴급현안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시민 건강과 안전에 위협이 되고 있는 지하철 9호선의 혼잡 원인과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서울시, 한국교통연구원, 학계, 민간연구기관, 시민단체 등 관련 기관과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지하철 9호선 혼잡 해결을 위해 마련한 자리다.
진성준 의원(서울 강서을 지역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지하철 9호선의 극심한 혼잡함은 이명박·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9호선의 수요를 무리하게 축소한 것, 그리고 지자체와 기재부가 서로의 입장을 주장하는 과정에서 예산을 제때에 확보하지 못한 점 등의 문제 때문에 발생했다”며 “돈보다 시민의 행복과 존엄을 우선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 해 국정감사에서 지하철 9호선 혼잡의 심각성을 지적한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희 의원도 “이런 사태가 발생한 근본적인 원인은 ‘정확한 수요 예측의 실패’에 있었다”며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민자사업자의 잘못된 수요 예측으로 시민들의 건강권을 위협하고 큰 불편을 겪게 한 전형적인 ‘행정 실패’의 사례”라고 지적했다.
진성준, “시민 행복·존엄 우선하는 인식 전환 필요”
김상희, “근본적인 원인은 정확한 수요 예측 실패”
이어진 토론회는 이영수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이 발제를 맡고 이원목 서울시 교통정책과장, 최진석 한국교통연구원 철도교통본부장, 손기민 중앙대학교 사회기반시스템공학부 교수,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등이 토론에 참여했다.
이영수 연구위원은 발제에서 지하철 9호선 혼잡 원인에 대해 “수요 예측 실패로 인한 차량 공급 부족, 서울시와 기획재정부 간의 이견으로 차량증차 지연, 민자사업의 한계”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위원은 “9호선 안전 운행과 장기적 발전 방향을 위해서는 급행열차 한시적 폐지, 종사 노동자들에 대한 피로도 관리, 9호선 안전 관련 노사민정회의 정례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원목 서울시 교통정책과장은 혼잡도 개선방안에 대해 ‘추가 차량 구매’ 방안을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단기적인 방안으로는 급행순환버스 도입 및 체계화, 간선급행버스로의 운영체계 개선, 열차 추가배치 등을 제안했다. 이 과장은 특히 중·장기 추진대책으로 급행·일반 열차 운행 조정 검토, 조조할인제 시행, 공항철도 직결 차량 투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최진석 한국교통연구원 철도교통본부장은 9호선 혼잡 원인은 “수요 예측 실패가 아니라 적기에 차량을 공급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 본부장은 ‘서울지하철 9호선 2단계 건설사업 예비타당성 조사(2005)’와 ‘도시철도 9호선 2·3단계 교통수요 조사연구(2011)’를 실시한 바 있다.
손기민 중앙대 사회기반시스템공학부 교수는 9호선 운영과 관계 당국의 대처에 있어 “급행에 대해 시민들이 강하게 선호하는 바를 예측하지 못했고, 9호선 1단계 개통 후 지속적으로 혼잡도 문제가 나왔으나 2012년 조기 증차 이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또 9호선 혼잡 해결을 위한 대양한 방안 중 “가장 실행 가능성이 높은 안은 공항철도의 9호선 직결 운행 방안”이라고 제안했다. 또한 급행 폐지 논의에 대해서는 “시민의 급행 선호를 존중하지 않고 임의로 조정하려는 것은 구시대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9호선 사태를 계기로 “민자 사업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 및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오로지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하고 시민의 고통을 신속하게 해결하자는 관점에서 열차 증차 및 조기 투입을 위해 중앙정부, 지자체, 유관기관 모두 합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신기남 의원(서울 강서갑), 박기춘 국토교통위원장이 참석해 축사를 했으며, 9호선 혼잡도가 가장 높은 구간인 강서 주민 10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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