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통일 기자, 통일을 알립니다”
"청소년도 누구 못잖게 사회와 사회적 문제에 눈과 귀를 기울이고 있다. 잘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통일청소년단은 거대(巨大)한 담론(談論)인 통일에 관심을 갖고 있는 ‘요즘 애들’이다. 고1이라는 어린 나이지만, ‘요즘 애들’은 통일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좌담회
한중문예진흥원 통일청소년기자단에게 듣다
“우리는 청소년 통일 기자, 통일을 알립니다”
사단법인 한중문예진흥원(이사장 김동신)은 지난 10월 3일 서울 역삼동 한중문예진흥원 사무실에서 통일청소년단(통일청소년기자단) 발대식을 개최했다. 청소년단은 김동신 이사장이 학생들이 학교를 중심으로 통일 관련 활동하는 것은 물론 한중원과 함께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통일청소년단으로 위촉했다. 김동신 이사장은 이날 발대식에서 청소년단 회원에게 위촉장을 수여했다. 한중원은 앞으로 청소년단이 통일에 관심을 갖고 활동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필요한 도움이나 조언도 앞으로 지속적으로 해줄 예정이다. 현재 청소년단에는 김현주·김재욱·용석규·이도헌·김민진(서울 잠일고 1학년) 등 학생 5명과 한중원에서 통역 활동을 하고 있는 최윤정(한국외국인학교, 고2) 학생 1명 등 총 6명이 참여하고 있다. 청소년단은 10월 3일 오후 2시 진흥원에서 발대식을 갖고 자신이 생각하는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종영 사람과사회 발행인 weeklypeople@gmail.com
청소년은 어린 학생일까. 보통 중고생에 대한 인식은 어린 학생이라는 인식이 많다. 하지만 예전과 달리 ‘요즘 애들’은 애들이 아니다. 정치, 경제, 사회, 역사, 문화 등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통일에 대해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는 청소년도 의외로 많다.
어른의 시각에서 보면, 청소년이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을 것이라는 인식은 적은 편이다. 입시와 경쟁, 대학과 진학, 학교와 학원 등으로 묶여 있는 일상 때문에 사회 문제까지 신경을 쓸 수 있는 여유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소년도 누구 못잖게 사회와 사회적 문제에 눈과 귀를 기울이고 있다. 잘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통일청소년단은 거대(巨大)한 담론(談論)인 통일에 관심을 갖고 있는 ‘요즘 애들’이다. 고1이라는 어린 나이지만, ‘요즘 애들’은 통일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통일청소년단 6명을 처음 만난 자리는 친구들과 자유롭게 통일청소년단과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시작했다. 통일 이야기를 듣는 이 자리에서 청소년단을 만든 계기와 활동 계획 등을 함께 들었다.
▲만나게 돼 반갑다. 통일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말을 들으니 기분 좋은 일이다. 학교 동아리인데, 어떻게 통일이라는 ‘큰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인지 듣고 싶다. 동아리를 만드는 데 역할을 많이 한 친구가 말해주면 좋겠다.
김현주 꿈이 언론인이다. 언론정보학을 전공하는 게 희망이다. 약한 사람을 대변하는 기사를 쓰고 싶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기사를 쓰고 싶다는 생각, 그러니까 처음에는 사회적 약자를 다루는 포괄적인 개념에서 시작해 친구들과 함께 동아리를 만들었다. 그러다 탈북민에 대한 기사를 읽었고 관련 단체에서 진행하는 활동에도 참여한 적이 있다. 그 자리에서 강연도 들었고 탈북민에 대한 기사를 어떻게 써야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도 했다.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은, 기회가 있다면, 탈북민을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해보고 기사를 써서 한중원이 발간하는 <한중문예>에 게재하는 것, 그런 것을 생각하고 있다.
▲그럼 동아리를 만들기 전에 탈북민 행사에 참여한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언제였고 어떤 활동을 했나?
김현주 올해 학기 초, 3월 말이었던 것 같은데, 이즈음에 만들었고, 강연 등에 두 번 정도 참여한 적이 있다. 태극기 나눠 주기 봉사 활동을 한 적 있다. 이 같은 몇 번의 활동이 통일에 대해 관심을 갖게 했다. 현재 ‘잠일고 기자단’이라고 부른다. 열심히 하고 있다.
최윤정, “통일 위해 함께 할 수 있는 것 알리는 게 중요”
▲잠일고 기자단, 좋은 이름이다. 그럼 잠일고 기자단에게 묻고 싶다. 우선 통일이 되면 어떤 점이 좋을 것이라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용석규 통일 되면 경제적 단점도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이보다는 장점이 더 클 것이라 생각한다. 막연한 생각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생각은 분명하다.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것을 생각한 것은 없지만, 청소년이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역할도 있을 것 같다. 우리 청소년이 북한 청소년과 차별하지 않고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통일 이전에는 큰 도움을 주기 어렵겠지만, 통일 후에는 또래이기 때문에 여러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같이 어울리면서 남한과 북한의 문화를 함께 하면서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직은 통일 전이다. 하지만 청소년이 잘 할 수 있는 일, 분명히 있을 것이다. 무엇이 있을까?
최윤정 통일을 위해서는 역사에 대해 잘 이해해서 이를 잘 알려주는 게 좋을 것 같다. 북한에서 나쁜 일을 당했다면 정신적 치료를 하거나 문화 교류를 할 때 차별이 없도록 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또 통일을 위해 (청소년인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것을 알리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라 생각할 수 있겠다고 본다.
김동신 이사장 최윤정 학생은 외국인학교에 있으면서 중국어와 영어로 통역을 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통역을 하고 있으니 언어 측면에서 통일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최윤정 중국어를 통해 통역을 하면서 중국과 한국의 문화를 배우기도 알리기도 한다. 남한과 북한에 대한 문화를 아는 것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문화를 통해 알리는 일, 현재로서는 이것을 잘 할 수 있고 또 접근하기도 좋은 것 같다.
용석규, “통일 되면 단점도 있겠지만, 장점이 더 클 것”
▲통역을 언제부터 했나?
최윤정 특별한 시간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언어를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통역이라는 시각에서 보면 개인적인 것, 생활 속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그래서 행사 등 공식적인 통역을 한 적은 없다고 봐야 한다.
▲언어를 잘 하게 된 이유가 있나?
최윤정 부모님이 권장을 많이 하셨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말을 알아듣는 것을 보면서 더 열심히 하게 됐고 더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면서 남들보다 언어를 잘 하게 된 것 같다.
김동신 이사장 최윤정 학생은 중국어를 잘 하는데, 문화를 설명하는 부분은 특별히 더 잘 하는 것 같다. 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문화를 배우는 노력을 많이 한다. 언어만 하는 게 아니라 문화를 알기 위해 문화도 열심히 공부하고 이해하는 친구다.
▲통일을 하면 좋은 것, 또 통일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특별한 주제를 정해 놓고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질문과 상관이 없는 이야기를 해도 좋다. 지금은 서로 자유로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용석규 통일을 반대하는 의견도 있는 것 같은데, 이에 대한 의견도 가능한가?
▲물론이다. 괜찮다.
용석규 남북한은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다. 독일은 통일 후 서독과 동독의 문화가 서로를 흡수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남북한은 이보다 더 큰 차이가 있어 독일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고 그래서 통일도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북한 주민은 마땅한 직업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통일 후 실업자가 지금보다 더 늘어날 것 같다. 그래서 통일은 더 큰 실업을 낳을 것 같다. 또 탈북민이 크게 늘면 실업 문제는 더 커질 것 같다.
김민진, “옆에서 도움을 주는 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
▲통일 반대 입장을 갖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실업이라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일자리 문제 때문에 통일은 지금보다 실업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자리 문제도 무시할 수 없는 문제일 것이다. 이제 통일에 대한 우려 내지 걱정해야 할 것에 대해 이야기가 나왔다. 다른 의견이 있다면 말해줬으면 좋겠다.
김민진 통일이 되면 북한 학생과 함께 생활을 하게 될 텐데, 옆에서 도움을 주는 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학생이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는 학교 생활에 대한 도움을 많이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수업이나 교과를 비롯해 잘 모르기 때문에 알려줘야 할 게 많을 것 같다.
▲재욱 학생도 좋은 이야기를 해줬으면 좋겠다.
김재욱 통일을 위해서는 개방과 수용하는 자세가 중요할 것 같다.
▲통일은 서로 다른 생활을 오래 겪었기 때문에 개방과 수용은 무척 중요하다. 방금 말한 개방과 수용에 대해 어떤 의미로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궁금하다.
김재욱 같이 어울리는 것, 같이 함께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어떻게 보면 아주 사소한 것이겠지만, 뒤에서 수군거리지 않는다는 것, 위화감을 주지 않고 똑같은 기회를 주고 차별을 하지 않는 것 등이다.
김현주, “청소년이 청소년에게 다가가야 한다”
▲현주 학생은 아직 말을 하지 않았다. 이야기를 듣고 싶다.
김현주 북한에 대한 이미지가 좋은 편은 아니다. 서로 인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통일이 되면 서로가 서로에 대한 인식이 다르기 때문에 화합이 곧장 될 것 같지 않다. 학생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서 같은 또래인 청소년은 청소년이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하다. 이를테면, 청소년이 청소년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러분 이야기를 들어보면, 서운할 수 있겠지만, 막연한 게 많다. 당연하다. 학교에서 배우기 쉽지 않은 데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나오는 뉴스를 접하는 게 대부분이다. 뉴스와 함께 인터넷과 SNS를 통한 정보를 얻는 게 거의 대부분이다. 하지만 대부분 정치, 외교, 국방 등이 대부분이라 청소년인 여러분이 관심을 갖고 접근하는 게 쉬운 게 아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말을 듣고 떠오르는 게 있나?
김재욱 앞으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생각하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용석규 청소년이 할 수 있거나 관심이 있는 것을 알려주는 매체가 적으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앞으로 잠일고 기자단이 할 일을 조금 더 분명하게 알 수 있는 것 같다. 구체적인 것, 그리고 청소년이 궁금한 것을 알려주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는 것 같다. 여러분이 생각할 때 가장 우선으로 알려주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조금 전 학교 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실제 상황, 그 중에서 언어의 문제를 생각해보자. 남북한 청소년이 만나면 의사소통을 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말, 언어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실제 만나면 서로 언어를 이해하는 것, 언어를 맞추는 것이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자, 이제는 여러분이 지금까지 통일과 관련해 어떤 활동을 했는지 듣고 싶다.
김현주 지난 6월에 학교에서 개최한 백일장을 했는데, 여러 주제 중에서 통일과 이산가족을 다룬 주제를 선택해 시를 썼다. 2등을 했다.
용석규 백일장에서 봄, 통일 등 여러 주제를 다뤘다. ‘친구’를 주제로 썼다.
김재욱, “통일은 무시하면 안 된다. 당연히 해야 한다”
▲조금 전 통일에 대한 인식을 이야기했는데, 지금 말하는 인식의 의미는 통일은 무조건 해야 한다는 인식, 아니면 통일보다 우리가 더 잘 살면 된다는 인식 등 여러 입장이 있다. 지금은 찬성과 반대의 문제는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자. 찬성과 반대를 떠나 통일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듣고 싶다.
김재욱 통일은 무시하면 안 된다.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윤정 동감한다. 통일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다. 사람들은 통일이라는 두 글자만 보고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생각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본다. 의견에는 양면성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통일을 해야 하고 이를 위해 노력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현실적인 면에서는 찬반 입장이 반반일 수 있다. 그러나 깊이 생각하는 태도와 노력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약간 비관적인 입장이다.
김현주 개인적으로 보면 통일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입장은 아닌 것 같다. 핵 실험, 사드 배치 등 때문에 말이 많다. 그리고 예전부터 강대국 참여와 간섭이 늘 나오는 이야기인데, 우리가 주체적으로 통일을 이뤄야 할 것 같다. 북한과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통일은 국가경쟁력을 위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물론 일정한 시간 동안 혼란이 생기는 것도 감안해야 할 것이다.
이도헌, “기자단 통해 문화 이해 기회·경험 얻을 수 있을 것”
▲이제 여러분, 잠일고 기자단으로서 어떤 꿈이 있는지 듣고 싶다.
용석규 북한 친구들은 우리 사회의 각박한 경쟁에 적응하고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어려운 환경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그래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이런 것을 여러 사람에게 알려주고 싶다.
이도헌 기자단을 통해서 탈북 학생과 인터뷰를 하기도 하고 만나면서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 기회와 경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김재욱 또래 친구와 만나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공유하면서 소통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김민진 또래이기 때문에 말이 잘 통할 수 있을 것 같다. 북한 생활도 궁금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물어보며 지내고 싶다.
김현주 북한 청소년 친구를 만나 인터뷰를 하면 글로 널리 알리고 싶다. 주변에 있는 친구를 보면 통일이나 북한에 대한 관심이 적다. 기자단 활동을 통해 알리고 관심도 끌어낼 수 있으면 좋겠다.
“잠일고 기자단 다섯 친구는 ‘통일 독수리 5형제’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더 있다면 해 달라.
용석규 우리와 같은 청소년이, 많은 청소년이 북한과 통일에 대한 관심을 더 많이 갖기를 바란다. 할 수 있는 것을 많이 찾으려 노력하겠다.
김현주 우리 동아리는 자율 동아리다. 학교에서 활동한 과정과 결과를 연말에 발표할 기회도 있다. 상도 준다. 최대한 열심히 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싶다. 그래서 잠일고 기자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리 친구 5명을 ‘통일 독수리 5형제’라고 생각한다.
▲오랜 시간 동안 좋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기분이 좋은 시간이었다. 잠일고 기자단의 활동을 기대하며 또한 응원한다.
김현주·김재욱·용석규·이도헌·김민진·최윤정 고맙습니다.
※ 이 글은 사단법인 한중문예진흥원(이사장 김동신)에서 발행하는 ‘한중문예’에 있는 것을 사람과사회가 함께 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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