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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특허입찰 ‘10년의 그늘’…공정입찰 제도 절실

기존 입주 아파트 유지·보수공사에서 ‘특허공법 조건부 입찰’이 광범위하게 활용되며 공정경쟁을 왜곡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아파트 공사 특허 입찰비리, 어떻게 풀어야 하나

아파트 특허입찰 ‘10년의 그늘’…공정입찰 제도 절실

행안부↔국토부 간 민원 이송…소관 부처 판단 공방 속 ‘제도적 공백’ 우려
특허공법 조건부 입찰 80~90% 주장…시장 진입장벽·공사비 상승 구조 지적
소규모 업체들, 특허공법 남용·담합 의혹 제기…“입찰 원천 배제” 강력 호소

소규모 전문건설업체들은 최근 공동 탄원서를 통해 “특허제도의 보호 취지가 입찰 제한 수단으로 변질됐다”며 제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존 입주 아파트 유지·보수공사에서 ‘특허공법 조건부 입찰’이 광범위하게 활용되며 공정경쟁을 왜곡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소규모 전문건설업체들은 최근 공동 탄원서를 통해 “특허제도의 보호 취지가 입찰 제한 수단으로 변질됐다”며 제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이번 사안은 관계 부처 간 민원 이송 과정을 거치며 정책 책임의 경계가 드러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행정안전부는 해당 사안을 “민간 아파트 유지보수공사 및 보조금 집행 계약상대자 선정 방식과 관련된 사항”으로 보고 국토교통부 소관 검토가 필요하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업계는 이를 두고 “공공성이 높은 아파트 관리 영역에서 감독 체계가 분절돼 실질적 관리 사각지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허입찰’ 작동 방식…제도 취지와 다른 현장 관행

탄원서와 관련 자료에 따르면 문제의 핵심은 입찰공고 단계에서 특정 특허공법 적용을 명시하고, 해당 특허를 보유하거나 특허권자와 사용 협약을 체결한 업체만 입찰 참여를 허용하는 구조다.

이 방식은 형식적으로는 ‘기술능력 요건’에 해당하지만, 현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구조적 문제가 반복된다는 주장이다. 주장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공사의 핵심 공종이 아닌 일부 공정에만 해당하는 특허공법을 전체 공사 입찰 자격 요건으로 확장 적용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일반적인 도장·방수·포장·균열보수 등 유지관리 공사에서도 특허 조건이 관행처럼 붙는 사례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둘째, 특허사용 협약이 사실상 제한적으로 발급되면서 입찰 참여 가능 업체 수가 사전에 결정된다는 지적이다. 협약 체결 여부가 입찰 참가의 전제 조건이 되다 보니 특허권자와의 협상 구조 자체가 시장 진입장벽으로 기능한다는 것이다.

셋째, 응찰 업체 수가 10개 이상일 경우 형식상 경쟁성이 확보된 것으로 해석되는 관행이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고정된 협약 체계 내 ‘들러리 참여’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업계는 이를 “수치상 공개경쟁, 구조상 제한경쟁”이라고 표현한다.

탄원서는 최근 단기 통계에서 입찰공고의 80~90%가 특허 조건부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는 제도의 예외가 아니라 구조화된 관행에 가깝다고 강조한다.

문제의 배경에는 2015년 개정된 ‘주택관리업자 및 사업자 선정지침’이 있다. 당시 과도한 실적·자본금 요건 등 자격 제한을 완화하고 전자입찰 중심의 경쟁체계를 도입했다.

2015년 지침 개정 이후 ‘우회 전략’ 논란

문제의 배경에는 2015년 개정된 ‘주택관리업자 및 사업자 선정지침’이 있다. 당시 과도한 실적·자본금 요건 등 자격 제한을 완화하고 전자입찰 중심의 경쟁체계를 도입했다.

그러나 업계는 일부 대형업체가 기존 자격 제한을 특허공법 요건으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우회했다고 주장한다. 특허를 갖고 있는 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즉, 명시적 자격 제한은 줄었지만 ‘특허 보유·협약’이라는 간접 요건이 새로운 필터로 작동했다는 해석이다. 그 결과 소규모 업체들은 유지보수공사 시장에서 사실상 배제되고, 낙찰 구조는 소수 중심으로 고착화됐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공사비 상승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쟁 강도가 약화되면 투찰가 하방 압력이 낮아지고, 특허사용료 명목의 비용이 추가되면서 총 공사비가 상승할 수 있다는 논리다. 탄원서는 이를 “관리비 인상과 직결되는 구조적 문제”로 규정한다.

공공성 논쟁…‘민간계약’인가 ‘준공공영역’인가

아파트 관리와 유지보수는 법적으로 민간 영역에 속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높은 공공성을 가진다. 다수 국민이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이 투입되는 공사도 적지 않다. 탄원서는 이 점을 근거로 “입찰·계약 체계에 공적 기준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지방보조금이 포함된 공사의 경우에는 최소한 행정안전부의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 집행기준’에 준하는 경쟁·투명성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이는 단순히 한 업종의 이해관계를 넘어 공동주택 관리 전반의 거버넌스를 재설계하는 문제로 확장된다.

탄원서는 최근 단기 통계에서 입찰공고의 80~90%가 특허 조건부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는 제도의 예외가 아니라 구조화된 관행에 가깝다고 강조한다.

제도 개선안의 핵심…“입찰 제한이 아닌 사후 정산”

탄원서가 제시한 개선 방향은 구조 전환에 가깝다. 핵심은 ‘입찰 단계에서의 참여 제한’을 폐지하고, ‘낙찰 이후 특허 적용 및 정산’ 방식으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이에 따른 구체적인 방안은 특허 적용의 필요성을 사전에 지방자치단체 기술자문단 등 외부 전문기구가 심의, 특허 적용 범위와 공정 명확화, 낙찰 업체와 특허권자 간 사용계약 체결 및 사용료 지급, 공사 완료 후 특허공법 실제 적용 여부에 대한 감독·검증 체계 구축 등이다.

이 같은 방식은 특허권 보호라는 제도적 취지를 유지하면서도 입찰 참여 단계에서의 배타성을 제거하는 절충안으로 평가된다. 특허를 ‘시장 진입장벽’이 아니라 ‘기술 옵션’으로 전환하자는 발상이다.

이재명, “입찰담합·공사비 부풀리기 안 된다” 강조

이재명 대통령은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아파트 보수공사 과정에서 나타나는 특허공법 조건부 입찰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2019년 3월 10일 페이스북과 언론 보도를 통해 그는 아파트 관리비가 ‘눈먼 돈’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공사비 부풀리기와 비리 가능성을 구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전체 공사 중 일부 공정에만 적용되는 특허공법을 이유로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하는 관행이 담합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특허공법이 포함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분리 발주하는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또한 그는 특허공법 발주 방식이 특정 업체만 입찰에 참여하도록 설계될 경우 경쟁이 제한되고 사실상 폐쇄적인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발주자가 입찰 전에 기술보유업체와 협약을 체결하고 그 내용을 공고에 명시하는 방안, 그리고 특허 적용 범위를 명확히 구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는 특허 보호라는 제도의 취지를 존중하되 그로 인해 입찰의 공정성이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는 균형적 인식을 반영한 것이다.

또한 경기도 차원의 감사 결과를 언급하며, 5천만 원 이상 보수공사에서 다수의 부적정 집행 사례가 확인됐다고 밝히고, 설계·감리 의무화와 특허공법 발주 방식 개선, 적격심사 기준의 정비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가 당시 제시한 이 같은 개선 방향은 공공기관에서 이미 적용되고 있는 일반적 절차와 원칙을 공동주택 관리 영역에도 확대 적용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종합하면 이재명 대통령은 특허제도 자체를 부정하기보다는 특허공법을 이유로 한 과도한 입찰 참가 제한과 그로 인한 담합 가능성을 문제로 인식하고, 공정경쟁 구조를 회복하는 방향의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고 정리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아파트 보수공사 과정에서 나타나는 특허공법 조건부 입찰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남은 과제…특허 남용 기준 설정

정책적으로 볼 때 현재 남은 쟁점은 ‘필요한 특허’와 ‘남용된 특허’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에 있다. 모든 특허공법 적용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공사 목적 수행에 필수적인지 여부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절차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특허 적용 비율의 상한 또는 가이드라인 설정, 협약 체결의 개방성 확보, 입찰공고 표준화, 전자입찰 데이터 기반 모니터링 강화 등이 논의될 수 있다.

아파트 유지보수 시장은 수요 규모와 사회적 파급력이 크다. 특허 보호와 공정입찰 원칙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시장 구조와 관리비 부담, 중소업체 생존 환경까지 달라질 수 있다.

현재 관계 부처가 검토를 하고 있지만, 이번 사안은 단순 민원 처리를 넘어 공동주택 관리 체계 전반의 제도적 재정비 여부를 가름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공정성과 기술혁신이라는 두 가지 가치의 조화가 정책 해법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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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회 발행인이자 편집장이다. ‘글은 사람과 사회며, 좋은 비판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을 좋아한다. weeklypeopl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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