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과 ‘현실’을 위한 ‘통일 지향의 평화적 2국가 관계’
통일 지향의 평화적 2국가 관계…헌법과 현실을 조화시키는 새로운 통일 패러다임
곽태환 박사 / 전 통일연구원 원장, 한반도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
남북한 관계는 오랫동안 ‘하나의 민족, 하나의 국가’라는 규범적 인식과 국제사회에서 ‘두 개의 주권국가’로 기능하는 현실 사이에서 괴리를 보여 왔다.
특히 1991년 남북한의 유엔 동시 가입은 분단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사건이었다. 국제법적으로 남북한은 독립된 두 국가로 인정받고 있으며, 외교·군사·경제·사회 모든 영역에서 별개의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헌법은 단일국가·단일영토·평화적 통일을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두 국가 관계’라는 표현은 헌법 제3조와 충돌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하지만 헌법 제4조는 “평화적 통일정책의 수립과 추진”을 요구하며, 통일을 향한 과정에서 정책적 유연성을 허용한다. 즉, 헌법 제3조는 통일의 목표, 헌법 제4조는 통일의 방법을 규정한 것이다.
이 점에서 정동영 장관이 제안한 “통일 지향의 평화적 2국가 관계”는 분단을 영구화하자는 주장이 아니다. 국제법적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헌법적 통일지향성을 유지하는 전략적 접근이다.
현실을 인정해야 평화적 통일정책이 실효성을 갖는다. 현실을 무시한 통일정책은 국민적 지지를 얻기 어렵고, 북한과의 협력도 불가능하다.
“통일 지향의 평화적 2국가 관계”는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첫째, 국제법적 현실을 인정해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한다. 둘째, 헌법 제4조의 평화적 통일정책을 실천적으로 구현한다. 셋째, 경제·사회·문화·제도·복지의 수렴을 통해 장기적·단계적 통합을 준비한다. 넷째, 적대적 평화공존체제를 협력적 공존체제로 전환할 기반을 마련한다.
통일은 단일 사건이 아니라 장기적·구조적·단계적 과정이다. 따라서 현실을 인정하는 것은 통일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통일을 가능하게 만드는 첫 단계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이념적 논쟁이 아니라 현실과 헌법을 조화시키는 새로운 통일 패러다임이다. 통일 지향의 평화적 2국가 관계는 그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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