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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평론 ‘영화사진’

사진으로 떠나는 이탈리아 여행 : 영화에 대한 또 다른 평론 ‘영화사진’

매체는 여러 형식 속에서 소통을 확장시키는 다양성과 그 변형된 방법을 포함시키는 개념이다. 어느 매체의 요소가 다른 매체에 수용되면서 미학적, 기능적으로 텍스트의 의미를 단절 또는 동화시키거나 소통의 효율성을 창조하기 위해 미적 체험을 새롭게 하는 것은 상호 매체성이다. 이러한 주제로 영화와 사진의 관계 모색을 찾고자 하는 ‘영화사진전’이다. 사진=이탈치네마

사진작가의 개인적인 해석으로 이루어진 ‘영화사진’이 감독과 영화에 대한 또 다른 평론 역할을 하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이탈리아 영화이지만 사진을 통해 이탈리아 영화 목록을 정리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사진=이탈치네마

사진으로 떠나는 이탈리아 여행

영화에 대한 또 다른 평론 ‘영화사진’

정란기 이탈치네마(Italcinema) 대표

매체는 여러 형식 속에서 소통을 확장시키는 다양성과 그 변형된 방법을 포함시키는 개념이다. 어느 매체의 요소가 다른 매체에 수용되면서 미학적, 기능적으로 텍스트의 의미를 단절 또는 동화시키거나 소통의 효율성을 창조하기 위해 미적 체험을 새롭게 하는 것은 상호 매체성이다. 이러한 주제로 영화와 사진의 관계 모색을 찾고자 하는 ‘영화사진전’이다.

흔히 ‘스틸사진’이라고 통용되는데 ‘영화사진전’이라는 타이틀로 사진이 그 동안 홍보나 자료로써 보조하는 역할과 단순한 기술적 요소로만 여겨왔기 때문에 촬영감독이나 사진작가는 조명을 받지 못했던 게 현실이다. 이러한 사진들의 어느 부분이 가장 미적이고 인상적인지 자체적으로 평가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사진작업을 통해 영화의 진행 상황을 전하는 영화사진 작가들은 리포터로서 가치가 있다. 이들은 영화를 찍기 위해 설치된 조명과 배치를 고려해야 하는 의무감에서 벗어나 마음껏 창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있다.

영화와 사진, 사진과 영화, 영화 사진작가

그래서인지 그들의 작품을 보면 원 작품의 내용에서 큰 벗어나지 않지만, 자신들이 관점을 최대한 부여하고 감성표현을 극대화해 각자의 개성을 살려주고 있다. 사진작가의 개인적인 해석으로 이루어진 스틸 사진이 감독과 영화에 대한 또 다른 평론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베니스국제영화제 디렉터인 바르베라는 이러한 가치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영화 사진작가의 작업을 통해서 예술가로서 보여줄 수 있는 아트적인 빛을 담아낸다. 사진 전시로 대중들이 호감을 느끼는 방편이 되어 영화에 대한 애호와 역사적인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영화 사진작가들은 촬영 상황을 전하는 리포터로서 가치를 발휘하고 그 접근 방법과 스타일에 있어 서로 다르다. 하지만 영화의 본질에서 약간 변화를 준 듯 작가의 취향에 맞는 이야기처럼 꾸며 표현한 작품도 있지만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고 그들의 감성을 살린 작가로서의 특징을 살리고 있다.”

이처럼 사진작가의 개인적인 해석으로 이루어진 ‘영화사진’이 감독과 영화에 대한 또 다른 평론 역할을 하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이탈리아 영화이지만 사진을 통해 이탈리아 영화 목록을 정리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한국과 이탈리아는 지정학적인 유사성으로 정치, 문화, 민족성으로 자주 언급된다. 하지만 베니스영화제, 피자, 스파게티, 명품, 음악으로는 잘 알려져 있지만 이탈리아 영화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다. 제10회 이탈리아영화제(Italian Film & Art Festival)에서는 경계 허물기와 융합을 위해 영화를 중심으로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의 벽을 무너뜨리려는 목적으로 그 동안 상이한 장르간의 결과물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주고자 한다.

영화를 사진이라는 정지된 장면을 통해 일차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탈리아 체세나(Cesena)에서 개최되는 ‘클릭착(CliCiak)영화사진공모전’의 수상작들을 2009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간 작품들을 초청해 현대 이탈리아 영화 경향을 먼저 감상할 수 있다.

영화 전체가 아닌 장면 하나로 순간적으로 응축된 의미를 찾아낼 수 있으며, 매초 24컷이 지나가는 동안 영화가 가진 궁극적인 의미를 찾기 위해 이상적이라고 생각되는 각 장면마다 부여된 의미를 곱씹는 기회가 될 것이다.

촬영장 속 ‘웃음’과 ‘바다’를 담다

사진들을 감상하고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면 그 감동이 더해지는 효과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영화의 촬영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함에도 불구하고 과거나 마찬가지로 합당한 대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영화 사진작가를 알리고자 하는 전시다.

이탈리아영화제의 메인 프로그램인 ‘영화사진전’은 이탈리아 현지 파트너인 체세나영화미술관(Cesena Città Cesena)의 안토니오 마랄디(Antonio Maraldi)와 공동기획으로 전시된다. 사진전은 네 부문으로 전시된다. 『테마가 있는 영화사진』은 영화 장면만이 아니라 촬영장의 모습을 ‘웃음’, ‘바다’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탈리아 영화의 과거부터 오늘날까지 담아본다.

이탈리아식 코미디라는 장르가 존재했던 과거와 현재의 반어적인 영화 장면들로 배우들의 연기와 감독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사진들로는 최근 20년 간의 이탈리아 영화 사진들을 중심으로 선정된 작품들이다.

『치비라니, 폴 로날드 사진작의 감독 오마쥬전』은 이탈리아 거장 감독인 루키노 비스콘티와 로베르토 로셀리니 감독의 작품들을 통해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 리소르지멘토 역사를 알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클릭착 2008~2017』은 지난 10여 년 동안 전시했던 작품들을 선보이게 된다.

『사진으로 떠나는 이탈리아 여행』은 2009년부터 3년 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영화사진여행’이라는 타이틀로 3년 간 진행한 것인데 안토니오 마랄디가 진행했다.

1부가 이탈리아 영화 촬영지에 대한 최초의 기록이었다면, 2부는 1960~1989년까지 로마에서만 촬영되었거나 과거 이미 분석된 영화는 제외하고, 이러한 기준으로 작은 마을과 시골의 소박한 풍경을 떠올리게 하며, 예술영화와 대중영화 속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사진풍경으로 보여주는데 중점을 두었다. 3부는 90년대에 개봉되어 ‘뉴이탈리안시네마’의 표본인 세르지오 루비니(Sergio Rubini) 「기차역」과 가브리엘레 살바토레(Gabriele Salvatore)의 「투르네」 두 작품을 시작으로 2010년까지 작품들을 보인다.

이탈리아영화제는 ‘복합예술제’ 추구

로마를 제외하고 다양한 지역의 영화들을 우선시했다. 이전 전시들과 같은 맥락에서 다소 최근 발생한 사건들을 다루거나 연관 있는 이탈리아 풍경을 표현한다는 두 가지 방향으로 전개된다.

이탈리아영화제는 문화라는 하나의 카테고리에 영화를 중심으로 복합예술제를 추구하고, 대중예술인 영화와 순수예술인 사진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그 경계를 무너뜨리고자 장르와 기존의식을 깨뜨리고자 전시공간을 새롭게 해석하는 시도를 꾸준히 해온다.

이러한 경계를 허무는 것으로 일반인들이 쉽고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소에서 전시된다. 전시는 ‘서울포토(Seoul Photo) 2018’(4월 19~20일)을 시작으로 ‘제10회 이탈리아영화제’까지 이어진다.

6월 9일부터 17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6월 20일부터 28일까지 모나코스페이스에서 사진전과 영화와 문화평론가 토크가 있다. 6월 22일부터 28일까지는 CGV강남, 아트하우스모모, 더로드에서 영화 상영으로 행사가 마무리된다.

이탈리아영화제
홈 http://www.italianfilmfestival.kr/
페이스북·인스타그램 italianfilmfestival
문의 italcinema2018@gmail.com

정란기(Lanki JUNG)
2000년부터 이탈리아 영화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인 ‘이탈치네마’를 시작하면서, 이탈리아 영화에 관심을 두게 되어 영화 공부를 시작했다. 현재 이탈치네마(Italcinema) 대표며, ‘이탈리아영화제’를 주최하고 있으며,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모라비아의 경멸』, 『난니 모레티의 영화』 등을 출간할 예정이며,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이탈리아영화사 1990년까지』를 출간했으며, 현재 대산문화재단 지원을 받아 『순응주의자』를 번역하고 있다. 2017년에는 이탈리아영화제를 9년 동안 주최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탈리아국가공로훈장(Cavaliere dell’ordine delle stella Italiana)을 받았다.

※ 이 글은 계간 사람과사회™ 2017 겨울 및 2018 봄 합본호(제4~5호)에 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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