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대출은 ‘정부 보너스?’
금소원, “안심대출은 실패한 정책, 전면 중단해야”
△금융위, 현재 기준 한도 늘려 추가 시행 중단하고 보완 우선해야
△안심대출, 가계부채 대책도 구조개선도 아닌 서민금융정책 실패 사례
△청와대, 정책 실패에 대한 금융당국 책임 규명 및 조치 필요
“안심대출은 실패한 정책이므로 전면 중단해야 한다.”
금융소비자원(대표 조남희, 금소원)은 29일 “현재 시행하고 있는 안심전환 대출은 명백한 정책 실패이기 때문에 지금의 기준으로 시행하는 안심대출은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금소원은 또 “문제점과 한계를 명확히 분석해 어려운 서민들이 실질적으로 혜택을 보는 정책을 조속히 제시해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형평성의 문제, 시장의 혼란, 도덕적 해이, 금융당국의 과도한 개입으로 인한 시장의 왜곡 등의 문제가 많은 부실정책 시행에 대한 금융당국의 책임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소원이 안심대출을 중단하라고 요구한 근거는 흥행에만 성공했을 뿐 비교적 ‘능력 있는 대출자’에게만 저리의 돈을 뿌린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이유에서다. 시장가격(일반대출)보다 30~70% 수준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누구든지 사려고 하기 때문에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금소원은 올해 한도로 정한 20조원을 4일 만에 모두 소진한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한도를 늘릴 수밖에 없는 처지지만, 만약 늘리지 않는다면 정책의 실패라는 비난을 감당하기 어려운 이유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 달 한도를 5조로 설정했지만 하루에 소진되는 등 시장의 폭발적 수요를 목격하면서 금융위의 시장 예측이 얼마나 안일했고 정책 시행을 얼마나 잘못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안심대출은 ‘능력 있는’ 계층만 위한 것?
금소원은 정부의 대규모 자금지원은 상대적으로 능력 있는 계층만 혜택을 보게 하는 등 정책의 타깃이 크게 잘못된 것을 이미 증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새롭게 정책 목표를 정해 시행해야지 중단에 따른 비난만 모면하기 위해 추가로 한도를 설정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고, 국민의 부담만 늘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금소원은 또 시중은행의 입장을 감안한 내용도 제시했다. 시중은행으로서는 대출을 정부가 정책자금으로 계속 전환해 주는 것은 시중은행의 수익은 감소하고 일은 많아지는 등 손실이 크다는 것이다.
금소원은 “안심대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 커질수록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영업은 어려워지고 기존 대출자의 불만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불만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금소원은 이어 “결국 어려운 서민들의 불만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국민 부담은 늘어나고 은행도 불만인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문제점을 제기했다.
금소원은 특히 비교적 상환능력이 있고 신용등급이 높은 대출자들이 안심대출의 수혜자라는 것은 정책의 우선순위를 잘못 설정한 것이고, 이는 ‘가계부책대책’이나 ‘가계부채구조개선’도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40조원을 풀 게 아니라 400조원 풀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한정된 재원을 빚에 허덕이면서 높은 이자에 부담을 느끼는 성실한 대출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상대적으로 갚을 능력이 있고 신용등급도 높아 그 동안 변동금리로 금리혜택을 누린 은행 대출자에게만 안심전환대출을 확대하는 것은 잘못된 정책순위라는 것이다.
40조 아닌 400조 풀어야 할 상황
금융당국은 2011년부터 고정금리대출 전환 정책을 추진해 왔고, 이를 가계부채의 대책이라고 강변해 왔다. 이때부터 지금까지 금리는 대체적으로 하향 추세를 보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시장금리와 역행하는 정책 시행으로 대출자들만 손해를 봤다.
금소원은 “이번 안심전환대출 대상에서도 제외한 반면 변동금리 대출로 그 동안 금리 하향 추세의 충분한 혜택을 누려온 대출자들은 ‘정부의 보너스’라 할 수 있는 안심대출 전환 혜택까지 보는 것은 누가 봐도 정책의 우선순위가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금소원은 또 고정금리정책의 시행이 아무리 맞다 해도 금융당국은 주택금융공사나 기업은행 등 금융공기업을 통해 시행해도 된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시장 예측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왜 전 은행을 동원하면서 인위적으로 시장의 흐름까지 크게 역행시키면서 이번 안심대출을 시행한 것, 그리고 가계부채 대책의 일환인 것처럼 대통령까지 나서서 주장을 한 것은 큰 잘못이라는 것이다.
금소원은 “1차 20조원의 안심전환대출이 20년 동안 상환하는 분할대출이라면, 그것도 능력 있는 대출자에게만 해주는 방식이 안심대출”이라며 “1년에 회수하는 원금은 1조원 이하지만 1년에 주택담보대출 금액만 40~50조원이 증가하고 있어 안심대출은 가계부채 대책이나 가계부채 구조 개선이라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금소원은 또 “청와대와 금융위는 어디에 문제가 있었고 어디에 책임이 있는지 조사해 반드시 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며 “헛발질 정책을 남발해도 책임지는 모습을 금융위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 반드시 선례를 남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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