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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환경, 자녀 성공에 영향 미친다”...하버드 경제학자 체티· 헨드렌, 연구결과서 밝혀

학교, 이웃, 지역 시설, 사회적 규범과 같은 주거환경이 자녀들의 성공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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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이웃, 지역 시설, 사회적 규범과 같은 주거환경이 자녀들의 성공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5월 5일 뉴욕타임즈는 하버드 경제학자인 라지 체티(Raj Chetty)와 나타니엘 헨드렌(Nathaniel Hendren)의 이같은 연구결과를 인용, 보도했다.

뉴욕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그동안 많은 연구들이 주거 지역이 경제적 성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러나 주거 지역이 직접적으로 성공에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 아니면 특정 주거 지역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아이들을 모여드는지를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렇다면 체티와 헨드렌의 최근 발표한 이 연구들이 왜 중요한 것일까?

최근 연구의 기반이 된 이들의 이전 연구인 ‘주거 환경이 어린이들에게 미치는 연구(The Effects of Exposure to Better Neighborhoods on Children)‘를 먼저 살펴보자.

1990년대 중반에서 후반 사이에 미국 연방 정부는 가난한 가계의 경제적 기회를 확대한다는 명목으로 한 가지 실험을 했다. 연방 정부는 정부 보조 주택에 거주하는 가난한 가족들 중에서 추첨을 통해서 4,600가구에게 더 나은 동네로 이주할 수 있는 권한을 줬다.

프로그램에 선발이 된 가계와 그렇지 않은 가계 사이에 추첨 결과 이외에는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많은 연구자들은 더 좋은 동네로 이사를 간 것이 추첨을 받지 못한 가계에 비해서 어떤 차이를 만들어 냈는지를 분석했다.

이 결과를 처음 분석한 논문들은 부모들의 고용 상태나 소득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고 정신적 그리고 육체적 건강 상태는 조금 나아졌으며 자녀들의 성적이나 성공에는 그리 큰 효과가 없다는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하지만 이 실험의 결과를 분석한 초기 논문들은 걸음마 단계에 있을 때 더 나은 동네로 이사를 간 아이들과 청소년기에 이사를 간 아이들은 구분하지 않고 한 그룹으로 묶어서 분석했다.

만약 주거 환경이 좋은 동네에서 얼마나 거주했는지가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면 어릴 때 이사를 간 아이들과 청소년기에 이사를 간 아이들이 좋은 동네로부터 받는 혜택의 차이는 컸을 것이다. 체티, 헨드렌, 그리고 카츠 교수의 논문은 같은 데이터를 이용해서 놀라운 결과를 발견했다.

걸음마 단계에 있을 때 좋은 동네로 이사를 간 저소득층 가계의 아이들은 비슷한 환경에 있었지만 추첨에 당첨되지 않았던 아이들보다 성인이 되었을 때 훨씬 큰 경제적 성공을 거뒀다. 대학에 진학하는 비율도 높았고 평균 소득이 31%나 높았다.


The Effects of Exposure to Better Neighborhoods on Children

“자녀가 어릴 때 더 나은 주거 환경으로 이사를 한 저소득층 가족일수록 아이의 경제적 성공 확률은 높아졌다. 하지만 23세 이후에 더 나은 지역으로 이주한 경우에는 주거 지역이 경제적 성공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반면, 청소년기에 좋은 동네로 이사를 간 저소득층 아이들은 비슷한 환경이었지만 추첨에 당첨되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서 성인이 되었을 때 경제적으로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나쁜 결과를 보였다.

이들은 오래 전 실험 주제, 즉 ‘좋은 주거 환경과 어린이들의 거주 시간에 관한 중요성’이라는 새로운 시각을 갖고 다시 분석했다.

체티 교수와 헨드렉 교수가  최근 발표한 논문은 기존 연구를 확장해서 저소득층들이 거주하는 지역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기존의 연구가 4000여 가구 정도만을 분석했다면 이들은 500만 명의 진로와 주택 거주에 관한 기록을 17년 간 분석했다. 이들은 비슷한 시기에 같은 지역으로 이주한 가족들을 비교했다.

예를 들어 신시내티에서 피츠버그로 이주한 두 가족이 있을 때 한 가족은 아이가 어릴 때 이사를 했고, 다른 가족은 아이가 청소년일 때 이사를 했으면 이 두 가족을 비교했다.

연구결과는 분명했다. 자녀가 어릴 때 더 나은 주거 환경으로 이사를 한 저소득층 가족일수록 아이의 경제적 성공 확률은 높아졌다.

하지만 23세 이후에 더 나은 지역으로 이주한 경우에는 주거 지역이 경제적 성공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는 단순히 좋은 주거 지역에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유년 시절에 얼마나 좋은 주거 지역에서 거주했는지의 경험이 중요한지를 말해준다.

최근 다른 연구들이 주거 환경이 단기적 효과로 볼 수 있는 저소득층 학생들의 성적이나 행동과 관련해서 큰 차이를 만들어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체티 교수와 헨드렉 교수의 연구는 중요하다. 바로 주거 환경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중요한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체티 교수와 헨드렉 교수는 한 가족 내에서도 중요한 차이를 발견했다. 이들은 저소득층 가족이 주거 환경이 더 나은 도시로 이사를 간 경우 가족 내에서 어린 자녀가 나이가 많은 자녀에 비해서 좋은 주거 환경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지고 이것이 장기적으로 더 나은 경제적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들은 또 반대로 저소득층 가정이 범죄율이나 소득 불평등이 심한 도시로 이사를 간 경우에 한 가정에 딸과 아들이 있는 경우, 나쁜 도시 환경이 딸 보다는 아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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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회 글쓴이 겸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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