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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의 이유

“왜 사냐”고?

“왜 사냐”는 질문에는 답이 없다.

사는 것에 어떤 목적이나 이유가 있다면 그 목적이 사는 것 보다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목적이나 이유가 없다면 살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사는 것이 그 목적에 부합하지 않다면 죽어야 한다는 얘기다.

도대체 어떤 이유나 목적이 사는 것 보다 더 중요하다는 말인가?

사는 것은 이유가 없다. 목적도 없다. 사는 것 자체가 이유이고 목적이다.

왜 먹어야 하는가?

살기 위해서 먹는가? 짧은 생각이다. 먹는 것도 그냥 먹는 것이다. 먹고 싶어 먹는 것이고 배고파서 먹는 것이지 다른 이유가 없다. 살기 위해서 먹는다고 한다면 내일 아침 죽을 사람은 먹을 필요가 없다.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 내일 아침 사형당할 사람이라도 오늘 저녁밥은 먹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일하기 위해서 먹는가? 역시 짧은 생각이다. “일하지 않는 이는 먹지도 말라”고 한다. 더욱 짧은 생각이다. 일하지 않는 자도, 일할 수 없는 자도 밥은 먹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사는가? 그것도 짧은 생각이다. 하나님의 영광은 고사하고 온통 범죄의 삶을 사는 사람도 살아야 하는 것이 인생이다. 그냥 사는 것 자체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는 것이다.

왜 공부하는가? 역시 이유가 없다. 공부는 당연히 해야하고 마땅히 해야 한다.

공부라는 것이 많이 하고 깊게 하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공부다운 공부, 사람을 사람 되게 하는 공부를 해야 한다.

제대로 된 공부는 하면 할수록 생각의 벽이 허물어진다.

제대로 하는 공부는 하면 할수록 생각의 폭이 넓고 깊어진다.

잘못된 공부는 하면 할수록 생각의 벽이 두꺼워지고 높아진다. 생각의 깊이는 깊어지되 폭은 좁아지니 더불어 남과 소통할 수 없다.

훌륭한 공부는 하면 할수록 생각이 하늘로 솟아오른다.

저급한 공부는 하면 할수록 이상을 잃는 것은 물론이요 현실에 집착하여 땅만 바라본다.

매일 공부하고 밤새워 공부한다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많은 공부를 하면서도 경전에는 눈길한번 주지 않는 공부라면 사람 되기는 그른 공부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엄청나게 많은데 경전을 가르치고 배우는 것은 거의 없다. 혹 경전을 가르치고자 해도 못하게 하는 것이 오늘날 교육의 현실이니 교육이 천박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천박한 교육을 하면서 시대를 한탄하는 이들을 보면 부아가 치민다. 온통 실용적인 것만 가르치고 인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가르치는 것이 없으면서 바르게 자라기를 바라는 것은 심지 않고 거두려 하고 가르치지 않고 결과만 기대하는 뻔뻔한 일이다.

경전공부라는 것이 가르쳐서 되는 것이 아니다. 초중고생에게 성경, 불경, 유가의 경전 등을 가르친다면 어린아이들이 기절할 일이다. 그러니 경전은 어린 학생들에게 가르칠 것이 아니라 소위 선생 된 자들이 공부해야 할 것이다. 나름대로 경전을 공부한 선생이 선생이다. 같은 것을 가르치더라도 경전을 공부한선생과 그렇지 않은 선생의 가르침은 그 격이 다르다.

흉악한 공부도 있다. 흉악한 공부는 하면 할수록 재앙을 만들어 낸다.

흉악한 공부란 출세하려고 하는 공부, 쉽게 돈 벌려고 하는 공부, 유명해 지려고 하는 공부, 진실을 뒤집는 공부, 무기를 만드는 공부, 돈 굴리는 공부, 법정신을 비웃으며 농간하는 공부, 병치유가 아니라 병을 만들고 부추기는 공부 등이다.

소위 秀才(수재)라 하는 사람들이 기를 쓰고 이런 공부를 한다.

참 공부는 사람을 자유하게 하고 강하게 한다. 어리석고 나약한 인간들은 자유가 주어지면 불안해한다. 무엇인가 스스로 선택한다는 것을 불안해하고 두려워한다. 그래서 민주적인집단보다는 전체주의 적이고 강압적인 집단에서 더 안정을 얻는다. 신앙생활을 하더라도 자유롭고 민주적인 교회보다는 불관용적이고 전체주의적인 교회에 더 강하게 끌린다.

가장 효과적인 공부는 직접 경험하는 것이다. 그러나 언제 모든 것을 다 경험하겠는가? 그래서 책에서 배우고 선생님께 묻는다.

참 공부는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하게 한다. 생각이 얼이다. 얼이 들어야 어른이다. 얼이 빠지면 얼간이다. 바쁘면 생각할 여유가 없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항상 바쁘려한다. 바쁘지 않으면 도태되는 것 같아서 불안해한다. 한가하고, 시간의 여유가 있으면 불안해하는 것이 얼빠진 인간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세상은 항상 바쁘게 돌아간다. 그러나 참 공부를 한 참 사람은 여유를 만들고 여유를 즐긴다. 홀로 있는 시간을 만들고 그 시간을 즐긴다.

정말 바쁜 사람들이 있다. 어리석은 삶이다. 정말 바쁘면 일을 줄여야 한다. 줄일 수 없으면 나누어야 한다. 많은 일을 홀로 독점하는 것은 과욕이다. 자기만이 그 일을 할 수 있다는 교만이다.

쓸데없이 바쁜이들은 경전공부를 할 수 없다. 경전공부는 한꺼번에 많이 할 수 없다. 한 구절을 가지고 하루 종일 되새기고 묵상해야 하는 것이 경전공부다. 그러니 무엇엔가 미혹되어 생각이 분산된 이들은 경전공부를 할 수 없다. 한다 하더라도 얄팍한 지식으로만 남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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