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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시대의 두 번째 고민

클로드 나비에(Claude Louis Marie Henri Navier, 프랑스의 공학자이자 물리학자)와 조지 스토크스(Sir George Stokes, 1st Baronet, 영국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가 19세기 초에 처음으로 제시한 유체 현상을 설명하는 수학적 모델링 표준 방정식이다. 이 문제를 순수 수학적 관점에서 해결하는 것은 ‘밀레니엄 문제’의 하나이고 ‘나비에-스토크스 존재와 매끄러움 문제’라고 한다. 2000년에는 미국의 ‘클레이수학연구소(CMI, Clay Mathematics Institute)’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백만 달러의 상금을 내걸고 있으나 아직도 미해결 상태다.
모든 사람들이 인공지능의 산업적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이 세계 수준에 비해 뒤쳐져 있으며 선도적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었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지금부터 빠르게 추적하지 않으면 인공지능 산업에서 성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는 것도 공연한 우려가 아니다. 사진=YTN

모든 사람들이 인공지능의 산업적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이 세계 수준에 비해 뒤쳐져 있으며 선도적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었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지금부터 빠르게 추적하지 않으면 인공지능 산업에서 성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는 것도 공연한 우려가 아니다. 사진=YTN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하면 언젠가는 인간이 하고 있는 모든 일을 인공지능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관점이다. 이 관점에 따르면, 극단적으로는, 미래 어느 시점이 되면 인간의 노동 자체가 불필요하게 된다는 결론에 이르기도 한다. 물론 인공지능이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는 매우 어렵고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고 해도 그것을 실제 기술적으로 구현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게다가 비용의 문제까지 고려한다면 결코 간단히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상당한 시간이 지나면 해결 방안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인공지능의 인간 노동 대체를 불가능한 미래로 볼 수는 없다.

‘유엔 미래 보고서 2045’에 따르면 의사는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직업에 속하는 반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반대로 의사는 인공지능으로 대체 불가능한 직업에 속한다. 유엔 미래 보고서는 진단과 처방 등 의사의 업무 대부분은 고도의 정보 수집, 처리, 추론 등 인공지능이 더 잘 할 수 있는 영역에 속한다는 점에 주목한 반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환자와 의사의 정서적 교감, 인간적 소통과 같이 인공지능이 대체 불가능한 역할에 주목하고 있는 셈이다. 옥스포드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단순 사무직 등 저숙련 작업자가 우선 대체될 것이라고 하는 반면 가트너는 오히려 관리·감독직이 인공지능으로 바뀔 것이라고 하고 있다. 이것은 인공지능의 가능성과 발전 속도 등에 대해 서로 다른 정의나 의견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시대를 위해 시작해야 할 두 번째 고민

김은정·서기만
LG경제연구원
2016.04.19

알파고 충격 이후 인공지능 관련 경쟁력 확보에 대한 고민은 이미 시작되었다.

인공지능 기술 발전은 직업의 소멸, 직업 구조 변화 등 사회적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도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공지능이 가져올 사회적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알파고와 이세돌 기사의 대결은 사람들에게 꽤나 깊은 인상을 남겨준 듯 하다. 특히 단순히 기보를 외워서 따라 두는 것이 아니라 바둑의 규칙을 이해하고 각 수의 가치를 평가하여 스스로 판단한다는 것, 그리고 그 결과가 인간의 판단보다 우수할 수 있다는 것에서 많은 사람들이 적잖게 충격을 받은 듯 하다. 그래서인지 우리도 인공지능을 빨리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는 지난 3월에 인공지능을 포함한 지능정보산업 발전 전략을 공개했는데, 이에 따르면 정부 예산 1조원을 포함하여 총 3조 5천억 수준의 상용화 투자가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한다.

한편으로 인공지능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게 된 사람들 중에는 노동의 미래에 대해 우려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인공지능이 이미 고도의 지적 스포츠인 바둑에서 인간을 이겼으니 언젠가는 인간의 두뇌 활동을 모두 대체할 수 있을 것이고, 인간은 일자리를 인공지능에게 다 뺏긴 결과 실업자로 전락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어두운 예상은 알파고의 활약을 직접 지켜본 우리나라에서만 나온 것도 아니고 최근에야 제기된 것도 아니다. 이미 세계 각국의 여러 기관들이나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제법 많이 논의된 주제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들을 보면 그 내용은 관련 기관이나 연구자가 인공지능의 특성과 기술적 발전 가능성을 어떻게 보는지에 따라 다소 다르다. 인공지능이 어느 정도까지 인간 노동을 대체할 수 있느냐는 관점에서 이들 전망들을 구분하면 크게 셋 정도로 나눌 수 있다.

 관점 1 : 인간 직종과 기계 직종의 경계가 흐려진다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하면 언젠가는 인간이 하고 있는 모든 일을 인공지능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관점이다. 이 관점에 따르면, 극단적으로는, 미래 어느 시점이 되면 인간의 노동 자체가 불필요하게 된다는 결론에 이르기도 한다. 물론 인공지능이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는 매우 어렵고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고 해도 그것을 실제 기술적으로 구현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게다가 비용의 문제까지 고려한다면 결코 간단히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상당한 시간이 지나면 해결 방안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인공지능의 인간 노동 대체를 불가능한 미래로 볼 수는 없다.

이 관점을 가진 대부분의 연구자와 기관들은 인공지능의 가능성이 인간에 비해 더 뛰어나거나 최소한 인간과 동등하다고 보고 있다. 이런 관점을 보이는 사람 중 대표적으로 영국 우주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있다. 그는 “인간을 뛰어넘는 완전한 인공지능 개발이 인류 멸망”을 가져올 수 있으며, “앞으로 100년 안에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넘어설 것”이며 “인공지능이 인간을 조작하고, 인간이 알지 못하는 무기로 인간을 정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Gartner)도 다소 비슷한 관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가트너는 2018년에는 300만 명 이상의 직원들이 일명 ‘로봇 상사 (Robo-boss)’의 감독 하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 로봇 상사는 업무를 설계하고 부하 인간 직원의 성과를 평가하는 등 현재 사람 상사가 하고 있는 역할을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결론의 배경에는 부하 인간 직원이 하고 있는 일을 이해하고, 작업의 잘잘못을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데, 이것은 뒤집어 말하면 로봇이 그 일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뜻한다.

지난 2016년 2월 14일, 미국 과학진흥협회 연례 회의(AAAS)에서 라이스대학교(Rice University) 컴퓨터공학과 모쉬 발디(Moshe Valdi) 교수는 인공지능의 성장으로 노동력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부분의 직업이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자동화되고 인간의 지적 능력을 크게 요구하는 고도로 숙련된 직업(high-skilled)과 인공지능으로 자동화시키기엔 노동 비용이 지나치게 싸면서 저숙련 기술을 필요로 하는 직업(low-skilled)이 인간의 영역으로 남을 것이라고 한다. 발디 교수의 의견은 일견 인간 노동이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되지 않는 영역이 있다는 것으로 읽힌다. 하지만 내용을 보면 이 의견 역시 인간 노동이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된다는 입장이다. 저숙련 직업은 인공지능의 가격이 충분히 낮아지면 대체될 것이고, 고숙련 직업은 인공지능의 기술이 충분히 발달되면 대체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1윌에 발표된 ‘유엔 미래보고서 2045’ 보고서에 따르면, 의사, 변호사, 기자, 통·번역가, 세무사, 회계사, 감사, 재무 설계사, 금융 컨설턴트 등의 통상적인 전문직을 포함한 거의 대부분의 직업이 소멸한 것이라고 한다.

제46차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는 인공지능과 로봇공학,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3D 프린팅, 바이오 기술 등으로 인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전 세계 기준으로 일자리 510만 개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되었다. 전망에 따르면 앞으로 5년간 선진국과 신흥시장 등 15개국에서 단순 사무 및 행정직 등의 일자리 710만 개가 사라지고 컴퓨터, 수학, 건축, 엔지니어 등과 관련한 20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겠지만 결과적으로 510만개의 직업이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다보스 포럼의 전망 또한 발디 교수의 전망과 유사하게 먼 미래 시점에서는 인공지능에 의한 인간 노동 대체라는 결론으로 연결된다. 포럼에서 제시된 새로 만들어지는 200만개의 일자리의 내용을 보면 컴퓨터나 수학 등 정보 처리와 추론이 중심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인공지능이 충분히 잘 할 수 있는 영역이다. 따라서 더 먼 미래 시점에서 보자면 이 또한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 가능하다. 즉, 다보스 포럼의 전망 또한 단기적으로는 일자리가 좀 주는 정도에 그치겠지만 장기적으로 또는 먼 미래 어느 시점에서는 인간 일자리가 대부분 소멸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관점 2 : 인간 직종과 기계 직종이 나뉜다

미래 언젠가 인공지능의 기술이 고도로 발달하고 비용 한계를 극복한다고 하더라도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영역은 인간의 영역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고 보는 관점이다. 이 관점을 가진 연구자들은 인공지능의 특성에 따라 인간과 인공지능이 잘 할 수 있는 영역이 서로 다르고 결과적으로 인간과 인공지능은 각기 다른 영역에서 활동할 것이라고 본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이 관점을 가진 연구 대부분은 사람과 깊게 소통하거나 또는 인간의 감성과 관련된 부분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 불가능하다는 쪽으로 결론이 수렴되는 모습을 보인다. 그 외의 직업에서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할 것이며 따라서 직업 또한 현재에 비해 확실히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갖고 있는 것도 이 관점을 가진 연구의 공통점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디서 얼마만큼의 직업이 감소되는 지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된 결론이 보이지 않는다.

2013년 영국 옥스포드대학 ‘옥스포드 마틴 스쿨’의 ‘칼 베네딕트 프레이’박사와 ‘마이클 오스본’ 조교수는 “고용의 미래: 우리의 직업은 컴퓨터화(化)에 얼마나 민감한가”라는 보고서에서 미국 직업 중 단순 서비스 종사자, 단순 영업판매, 단순 사무종사자, 단순 생산직, 운반직 등을 중심으로 47%(6,500만 개)의 직업이 10~20년 사이에 자동화되어 컴퓨터로 대체되거나 직업 형태가 변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고용정보원에서도 이 옥스포드 대학의 분석 모형을 한국에 동일하게 적용하여 한국의 직업 변화를 전망한 바 있다. 이때 인공지능의 대체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이용한 기준은 정교한 동작이 필요한지, 비좁은 공간에서 일하는지, 창의력의 요구 정도가 높은지, 예술과 관련된 일인지, 사람들을 파악하고 협상 및 설득하는 일인지, 서비스 지향적인지 등이다.

연구에 따르면 인간이 잘 할 수 있는 영역과 인공지능이 잘 할 수 있는 영역 사이에는 분명한 경계가 존재한다. 지적 노동 관련 업무라면 단순 반복 작업은 물론 전문적 업무라 해도 인공지능으로 충분히 대체 가능하다. 하지만 화가, 조각가, 사진사, 작가 등의 예술분야나 초등학교 교사와 같은 교육 분야 등 감성에 기반한 직업 또는 사람들과 깊은 소통이 필수인 직업은 인공지능이 잘 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남게 된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영리함, 협상력, 도와주는 능력, 좁은 공간에 배치될 가능성 등에 따라 텔레마케터, 세무대리인, 대출업무직, 은행원, 변호사 보조 등은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위험이 높은 반면 서예가, 초등학교 교사, 의사, 병원카운슬링 및 사회심리학자 등은 인공지능으로 대체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관점 3 : 인공지능은 단지 도구다

인공지능은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이고 더 저렴해 지겠지만 결국 인공지능은 인간에게 종속되는 도구에 불과하다고 보는 관점이다. 이 관점에 따르면 인공지능 또한 과거의 다른 모든 기술적 발전의 산물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수고로움을 덜어주는 수단에 불과하다. 즉, 인공지능은 인류의 경쟁자나 적이 아니고 사람이 좀 더 사람답게 살 수 있게 도와주는 고급 도구인 셈이다.

구글 CEO인 순다 피차이는 “인공지능은 사람의 일자리를 뺏기보다는 업무를 도와주는 방식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전거가 처음 나왔을 때도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다 다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걱정이 더 컸다. 사람들은 늘 새로운 기술을 두려워한다”며 사람들이 인공지능에 대해 지나친 우려와 경계를 보인다고 지적한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도 “인공지능 발전을 두려워한다면 더 나은 세상에서 살겠다는 희망을 버리는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발달된 새로운 도구의 활용이 직업 구조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당연하다. 발달된 기술을 활용하면 인간의 역량과 생산성이 늘어나고, 그 결과 자연스럽게 직업 경계가 조정되고 일시적으로 고용 불안, 해고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ATM과 은행 직원의 경우를 들 수 있다. 1970년대에 ATM이 출현하자 많은 사람들은 이제 은행 직원이 모두 해고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우려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2010년 미국에는 무려 400,000개의 ATM 기기가 이용되고 있다.

그런데 사람들의 우려와 달리 은행원이 감소되기는커녕, 1980년도에 500,000명이었던 은행 창구 직원이 2010년이 되자 오히려 10%나 증가하였다. 이때 직원들의 증가는 두 가지 양상으로 나타났다. 하나는 ATM 도입으로 은행 지점 운영비가 감소하자 각 은행들은 직원을 해고하는 대신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은행 지점 수를 늘렸다. 두 번째로, 현찰 관리와 같은 저 부가가치 업무 대신 신용카드, 대출, 투자 등 고객 관계 중심적인 서비스를 사람이 하게 했는데 이들 업무가 은행 성과와 직결되는 만큼 점점 더 많은 인원이 투입되게 되었다.

과학자이자 철학자인 마이클 폴라니(Michael Polanyi)는 다음과 같이 충고한다. “인류는 역사적으로 인간 노동을 대체할 수 있다는 새로운 기술의 잠재성은 늘 과대평가해왔고, 기술을 보완하는 인간의 잠재성은 과소평가 해왔다.”

일자리 구조의 변화는 불가피

기술의 발전이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나 기술 발전에 위협 받는 기존 직업을 지키려는 시도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19세기 초반, 방직기가 노동자의 일자리를 뺏는다는 생각으로 발생한 기계 파괴 운동인 러다이트 운동은 이런 우려가 행동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기술 발전은 장기적으로는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었다는 역사적 경험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실제 러다이트 운동의 원인이 되었던 산업혁명은 당시에는 수많은 노동자들을 실직으로 내몰았지만 결과적으로는 현재 인류의 풍요한 생활을 만든 계기가 되었다.

인공지능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많은 사람들이 실업에 몰리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반면,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궁극적으로는 인류 문화의 번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다만 인공지능의 경우에는 인간의 근력을 대체하였던 산업혁명과 달리 지적 능력을 대체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직업이 생길 여지가 없고, 따라서 과거와 다르다는 주장도 있다.

앞서 소개되었던 많은 연구 결과들 중 상당수는 부정적인 미래를 말하고 있다. 연구들은 한결같이 기존 직업의 상당 부분이 축소 내지는 소멸될 것이라고 한다. 물론 새로운 직업이 등장하고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함께 하지만 그 경우에도 결과적으로 직업의 총량은 줄어들 것이라고 결론 짓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연구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구체적으로 어떤 일자리가 소멸하고 어떤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질 것인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구에 따라 직업의 운명에 대해 극단적으로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경우도 종종 발견된다.

예를 들어 ‘유엔 미래 보고서 2045’에 따르면 의사는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직업에 속하는 반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반대로 의사는 인공지능으로 대체 불가능한 직업에 속한다. 유엔 미래 보고서는 진단과 처방 등 의사의 업무 대부분은 고도의 정보 수집, 처리, 추론 등 인공지능이 더 잘 할 수 있는 영역에 속한다는 점에 주목한 반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환자와 의사의 정서적 교감, 인간적 소통과 같이 인공지능이 대체 불가능한 역할에 주목하고 있는 셈이다.

옥스포드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단순 사무직 등 저숙련 작업자가 우선 대체될 것이라고 하는 반면 가트너는 오히려 관리·감독직이 인공지능으로 바뀔 것이라고 하고 있다. 이것은 인공지능의 가능성과 발전 속도 등에 대해 서로 다른 정의나 의견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직 우리는 인공지능이 어떤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것인지, 어떤 일자리를 우선적으로 대체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알지 못한다. 하지만 모든 기술 발전이 그래왔듯 인공지능 또한 기존 일자리 중 무엇인가를 없애고 또 무언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사회적 변화에 대한 대비 시작할 때

모든 사람들이 인공지능의 산업적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이 세계 수준에 비해 뒤쳐져 있으며 선도적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었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지금부터 빠르게 추적하지 않으면 인공지능 산업에서 성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는 것도 공연한 우려가 아니다.

이처럼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여 인공지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한 노력은 물론 중요하다. 그런데 그에 못지 않게 인공지능의 발전에 따라 필요한 인재의 유형 변화와 그에 따른 일자리의 변화, 그리고 결과적으로 발생할 사회적 충격에 대비해 가는 일이 중요해 질 것이다.

변화는 아마도 일부 직업의 대체에서 발생할 것이다. 그리고 곧 대체의 범위가 확대될 것이고, 실업이 악화될 수 있으며, 소득 격차가 더 커질 수도 있다. 좀 더 장기적으로는 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의 성격이 바뀌고,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도 변하고, 필요로 하는 역량도 바뀔 것이며 따라서 교육에 대한 수요도 바뀔 가능성이 높다.

과연 어떤 미래가 올 것인지 정확히 예측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한 번 변화가 발생한 이후에도 후속되는 기술 발전에 따라 새로운 변화가 연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만큼 사회 전반의 제도와 시스템은 보다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교육의 경우 비교적 오랜 기간 동안, 해당 영역에서 축적된 지식을 학습시키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할지도 모른다. 제 2 기계시대에서 저자들은 읽고, 쓰고, 계산하는 교육은 이제 수명이 다 했으며 협상력, 정서적 공감 능력, 동기 부여 능력 등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미래가 불명확하므로 모든 제도와 시스템 또한 어떤 미래가 와도 대응 가능하도록 좀 더 유연하도록, 창의적 시도가 쉽게 받아들여 질 수 있도록 바뀔 필요가 있다. 무엇을 어떻게 바꾸어야 할 지 지금 당장은 말하기 어렵다. 다만 확실한 것은 지금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생각보다 빨리 진화하고 있으며 우리에게 그다지 많은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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