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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운 대로, 보이는 대로 말하라!”

[유럽연합 한국인 직원 조명진 박사가 전하는 글로벌 멘토링] 한국에서 서구지역학 석사, 영국 외무성 장학생으로 런던정경대에서 유럽학 박사과정을 이수하고 한국인 최초로 유럽연합 직원이 된 조명진 박사를 만났다. 최근 <조명진의 글로벌 진로 멘토링>이란 책을 낸 그로부터 우리의 청년들이 글로벌인재로 성장하기 위해 어떤 노력과 자세가 필요한지 들어보기로 한다.

국제기구에서 요구하는 15가지 핵심 역량 가운데 3가지 요소 즉, 분석적 사고(Analytical Thinking), 유연한 사고(Flexible Thinking), 전략적 사고(Strategic Thinking)에 균형적 사고(Balanced Thinking)와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긍정적 사고(Positive Thinking)를 더하려는 자세를 갖고 살면 국제무대에서 뿐만 아니라 어디서 직장 생활을 해도 인정받는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수직적 문화는 언어에서도 잘 드러난다. 합격(pass)과 불합격(fail)을 한국어로는 ‘붙었다’와 ‘떨어졌다’로 표현한다. 서양언어의 ‘pass’가 수평적이라면 떨어졌다는 수직적이다. 언어는 문화 정체성을 반영하는 렌즈와 같은 것이다. 영어와 같은 서양언어를 그냥 지식으로만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 속에서, 사고방식 속에서 받아들이면 수평적 사고를 할 수 있다. ‘세계성(Globality)’은 해외 경험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편견과 편협적인 지역성(regionality)를 벗어나 균형적 사고(balanced thinking)를 할 수 있을 때 바로 세계성을 갖춘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수직적 문화는 언어에서도 잘 드러난다. 합격(pass)과 불합격(fail)을 한국어로는 ‘붙었다’와 ‘떨어졌다’로 표현한다. 서양언어의 ‘pass’가 수평적이라면 떨어졌다는 수직적이다. 언어는 문화 정체성을 반영하는 렌즈와 같은 것이다. 영어와 같은 서양언어를 그냥 지식으로만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 속에서, 사고방식 속에서 받아들이면 수평적 사고를 할 수 있다. ‘세계성(Globality)’은 해외 경험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편견과 편협적인 지역성(regionality)를 벗어나 균형적 사고(balanced thinking)를 할 수 있을 때 바로 세계성을 갖춘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럽연합 한국인 직원 조명진 박사가 전하는 글로벌 멘토링

조명진, “배운 대로 말하지 말라! 보이는 대로 말하라!”

김지태 기자 jtsummer@gmail.com

재외동포신문 2016.06.21

한국에서 서구지역학 석사, 영국 외무성 장학생으로 런던정경대에서 유럽학 박사과정을 이수하고 한국인 최초로 유럽연합 직원이 된 조명진 박사를 만났다. 최근 <조명진의 글로벌 진로 멘토링>이란 책을 낸 그로부터 우리의 청년들이 글로벌인재로 성장하기 위해 어떤 노력과 자세가 필요한지 들어보기로 한다.

▲영국 외무성 장학생으로 런던정경대에서 공부했다. 원래 공부를 잘 했는가?

내가 하는 진로 멘토링이 청중과 독자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유 중 하나는 성적 측면에서 소수의 우수 집단에 속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일등을 해 본적이 없다. 하지만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국제무대에서 활동하겠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일찍이 꿈을 설정했는데 어떻게 학업을 이어갔고 성취했는가?

꿈을 위해 필요로 하는 세계사, 영어, 지리, 한문 같은 과목에 집중했다. 좋아서 선택한 과목, 좋아서 선택한 전공을 꾸준히 하다 보니 전문가로 인정받았고, 첫 책 <세계 부와 경제를 지배하는 3개의 축>을 2008년에 출간했다. 2009년에는 재외동포신문 지면에 ‘유럽에서 활동하는 한국 학자들’ 중 사회과학의 석학으로 소개됐고, 이를 계기로 세인들의 관심을 받게 됐다.

▲어떤 계기로 인해 유럽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시작했나?

어린 시절부터 2차 세계대전을 소재로 한 전쟁 영화에 열광했다. 특히 <지상 최대의 작전>(The Longest Day)같은 공군기가 등장하는 영화를 좋아했다. 프랑스 특파원을 지낸 아버지 친구이신 장덕상 선생님의 <프랑스와 프랑스인>을 초등학교 5학년 때 읽고 유럽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 장덕상 선생님의 모습이 좋아 보여 한때 기자가 꿈이었기에 해외뉴스 중에도 유럽 관련 뉴스를 보면 늘 흥미진진했다.

▲유럽에 대한 관심을 실제 현실로 옮긴 것은 언제부터인가?

한국외대 서양어대학에서 전공으로 스웨덴어, 부전공으로 영어, 제2외국어로 스페인어를 택하면서부터였다. 그리고 86아시안게임부터 93년 영국으로 유학가기 전까지 한국에서 개최되는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어학 실력을 실무에서 활용할 기회를 가졌다.

▲스웨덴 국왕 의전 통역도 그때 한 것인가?

그렇다. 1988년 서울 올림픽 기간에 운좋게 스웨덴 국왕 의전 통역을 했고, 같은 해 스칸디나비아 사회민주당 대표단 방한 시 평민당 김대중 총재와 민주당 김영삼 총재 접견에 배석했다. 당시 나는 대학 4학년 학생이었다.

▲그 후 유럽에 대한 관심을 본격화한 것은 언제부터인가?

외대 대학원에서 서구지역학(현 EU학)을 전공하면서 유럽통합을 배우면서 부터였다. 좀 더 깊이 유럽통합을 공부하고 싶어서 런던정경대(LSE)에서 유학을 하기로 결정했다. 한국 사람으로는 드물게 스웨덴어를 포함한 유럽 언어들을 구사할 수 있어서 국제 안보와 방위산업 분야 등을 연구주제로 했다. 그러면서 나만의 독보적인 영역을 개척했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우리 청년들도 유럽연합 및 유럽 국제기구에서 일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유럽인들에게 나의 활용 가치는 유럽 방산과 동아시아 방산에 대해서 안보, 경제, 기술 등 다각적 차원에서 분석할 수 있는 역량에 있다. 또한 유럽식 조직문화를 잘 이해하고 처신한다는 점에서 나를 고용했다. 유럽 사람들이 못하는 또는 그들보다 더 잘하는 영역에서 인정받으면 나와 같은 한국인이 더 나올 수 있다고 본다.

▲한국처럼 보스가 없고 모두가 동료로서 일하는 게 유럽연합의 특징이라고 했다. 한국에서 자라난 학생들은 이런 수평적 조직을 만날 기회가 별로 없는데 간접적으로라도 이런 문화에 익숙해지려면 어떤 노력 혹은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한국의 수직적 문화는 언어에서도 잘 드러난다. 합격(pass)과 불합격(fail)을 한국어로는 ‘붙었다’와 ‘떨어졌다’로 표현한다. 서양언어의 ‘pass’가 수평적이라면 떨어졌다는 수직적이다. 언어는 문화 정체성을 반영하는 렌즈와 같은 것이다. 영어와 같은 서양언어를 그냥 지식으로만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 속에서, 사고방식 속에서 받아들이면 수평적 사고를 할 수 있다. ‘세계성(Globality)’은 해외 경험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편견과 편협적인 지역성(regionality)를 벗어나 균형적 사고(balanced thinking)를 할 수 있을 때 바로 세계성을 갖춘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현재 극심한 청년실업난을 겪고 있다. 그래서인지 진로지도 및 멘토링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조명진식 멘토링 방식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무엇을 들 수 있나?

국제기구에 근무하려면 갖추어야 하는 핵심 역량 같은 실질적인 정보들 외에 또 중요한 것이 있다. UN에서 말하는 ‘120세 시대’가 있다. 이에 따르면 청년은 19세에서 65세, 중년은 66세에서 79세, 노년은 80세에서 99세 그리고 100세 이상 장수한 노년으로 분류된다.

반면 많은 청소년들은 첫 직장(1st Career)에만 관심을 둔다. 즉 현재의 노동시장 체계로는 아무리 좋은 대학 나와서 대기업에 들어가고, 고급 공무원이 되도 50대 또는 60세 전후에 퇴직해야 된다는 것이다. 아직 청년인데 말이다.

이런 점에서 나의 진로 멘토링의 차별점은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직장(2nd, 3rd Career)도 염두에 두고 장기적으로 인생을 설계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보와 아이디어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 중년을 작곡가, 소설가 그리고 사회사업가로 보낼 꿈을 꾸고 있다.

▲해외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 및 청년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국제무대에서 일하려면 3가지 요소를 갖춰야 합니다. 바로 창의성(Creativity)과 세계성(Globality) 그리고 모범인성(Integrity)이다.

▲세계성은 위에서 언급했고 창의성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 해 준다면?

한국 교육의 특징이자 맹점은 창의력과 경쟁력을 강조하다 못해 강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창의력과 경쟁력을 동시에 강조하는 작금의 사고틀은 두 가지를 다 놓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3때까지 전국의 모든 학생들에게 같은 교과서로 가르치고 있으면서 창의력을 기대할 수는 없다.

투입물(Input)이 달라야 결과물(Output)이 다른 것이다. 기존의 획일성(Uniformity)이 바탕이 된 교육 제도에서, 게다가 여전히 20세기형 인재 양성방식과 주입식 교과 과정에서 창의력을 강조하는 것은 비현실적이고 무리한 요구이다.

▲획일화된 교육제도 속에서 진정한 창의성을 가질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학창시절에는 지적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매진하는 것이다. 남의 의견이 아닌 나의 의견, 남의 주장이 아닌 나의 주장을 할 수 있는 자신만의 역량(competencies)을 키워나가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나는 강연에서 ‘배운 대로 말하지 말고, 보이는 대로 말하라’(Say what you see, not what you are taught)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가 요구된다. 창의력에 바탕을 둔 역량을 기업과 정부가 찾아내서 경쟁력(Competitiveness)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이원화된 접근이 창의력과 경쟁력 둘 다 얻을 수 있는 길이라고 믿는다.

▲세번째 모범인성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모범인성(Integrity)은 긍정적 사고(Positive Thinking)를 바탕으로 주도성(Proactiveness), 기민성(Smartness), 인정(Kindness)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 요소는 국제무대에서 활동하기 위해 갖추어야할 요건이기도 하다.

▲좀 더 쉽게 설명해 준다면?

가장 큰 여객기 A-380을 비유해 설명하겠다. 조종석에 해당되는 기민성은 거의 모든 비행기가 일정한 크기면 된다. 하지만 화물을 많이 싣고, 승객을 많이 태우려면 동체가 커야 한다. 동체의 크기는 날개와 비례한다. 바로 주도성과 인정을 두 날개로 삼는 것이다.

▲한국의 청년들에게 결론적으로 해 주고 싶은 핵심적 말이 있다면?

국제기구에서 요구하는 15가지 핵심 역량 가운데 3가지 요소 즉, 분석적 사고(Analytical Thinking), 유연한 사고(Flexible Thinking), 전략적 사고(Strategic Thinking)에 균형적 사고(Balanced Thinking)와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긍정적 사고(Positive Thinking)를 더하려는 자세를 갖고 살면 국제무대에서 뿐만 아니라 어디서 직장 생활을 해도 인정받는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이 글은 재외동포신문과 사람과사회가 함께 게재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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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회 발행인이자 편집장이다. ‘글은 사람과 사회며, 좋은 비판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을 좋아한다. weeklypeopl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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