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은 쉽고 한국어는 어렵다?
“언어 표현 능력으로서의 기본이 제대로 돼 있느냐의 문제는 이와 별개다. 그런 까닭에 한글은 쉽지만 한국어는 어렵다는 명제에 공감하고 동감하기 어렵다.”
칼럼 ‘슬픈 모국어’ 를 읽고 떠오른 생각을 적어본다.
‘한글은 쉽지만 한국어는 어렵다’는 첫 문장과 글 제목을 보니 답답하다.
한국어가 어렵다는 것을 포함해 한국어 및 한글 사용 등 언어의 문제와 문화와 언어를 통한 표현 방식 등 한국어(한글)에 대한 쓰고 말하고 생각하고 듣기의 문제가 언어와 교육과 문화가 어울림을 갖지 못해 생기는 현상이다.
학교에서 읽기와 쓰기를 ‘제대로 가르치고 제대로 배우기’를 하지 못하는 점은 1차적인 문제다. 또한 신문, 잡지, 방송, 가정, 사회, 직장 등에서 아무런 문제 의식도 없이 뒤죽박죽으로 한국어와 한글을 쓰면서 생긴 ‘제대로 사용하기’가 안 된다는 점은 2차적인 문제다. 특히 문자언어의 폐단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악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 같은 폐단의 중심에 신문과 잡지, 그리고 일상에서 쓰는 여러 가지 글이 있다. 한국의 한국어 및 한글 교육은 사실상 한국어와 한글을 죽이는 데 가장 큰 일등공신이다. 이는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심각하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언어 표현에서 문화를 담아 표현하는 것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만큼 이해하기도 어려운 것이 언어와 문화의 만남이다. 하지만 언어 표현 능력으로서의 기본이 제대로 돼 있느냐의 문제는 이와 별개다.
그런 까닭에 한글은 쉽지만 한국어는 어렵다는 명제에 공감하고 동감하기 어렵다. 한글이 쉽다면 한국어도 쉽다. 한국어를 제대로 표현하려면 언어의 기본과 문화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자세히 읽고 쓰는 언어로서의 한글과 한국어와 철학적 사유의 문화를 담은 언어 사용은 ‘차이’와 ‘다름’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이 같은 현상을 이해하고 있어야 하며, 이 점은 무척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한글은 쉬운 언어다. 세종이 만든 언어, 한글은 세상에서 가장 쉬운 언어 중 하나로 손꼽아도 지나친 게 아니다. 마찬가지로 한국어도 쉽다. 언어로서의 한글과 한국어를 제대로 배우고 가르치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학습의 어려움에 원인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으로 볼 수 없다.
그렇지 않다면, ‘한글은 어렵고 한국어도 어렵다’는 말에서 벗어나기 어렵거나 벗어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숱한 한글과 한국어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으로서의 ‘문맹(文盲)’을 극복(?)했으면서도 글을 읽고 쓰기로서의 ‘글맹’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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