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선을 위하여』, 노암 촘스키
“지식인은 정부의 거짓말을 세상에 알려야 하며, 정부의 명분과 동기 이면에 감추어진 의도를 파악하고 비판해야 한다”
[예스24 책산책] 『공공선을 위하여』, 노암 촘스키
“우리 미국에게 역사란 한낱 낡고, 고리타분하고, 희미한 것입니다. 누가 역사에 대해 신경을 씁니까? 영광스런 미래를 향해 행진합시다, 이런 분위기지요. 그러나 곤봉을 맞은 사람들은 역사를 기억합니다. 그들은 과거의 역사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을 뿐 아니라 역사가 되풀이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Noam Chomsky
『공공선을 위하여』 ‘촘스키, 세상의 권력을 말하다’ 3판
노엄 촘스키, 데이비드 바사미언 공저 / 강주헌 역 / 김용민 그림 | 시대의창 | 2017년 07월 03일 | 번역서 : The Common Good
21세기의 언어로 다시 번역한 촘스키, 그리고 ‘권력’의 실체
이 책은 미국의 독립방송 ‘얼터너티브 라디오’의 진행자인 데이비드 바사미언이 세 차례에 걸쳐 촘스키와 진행한 대담을 편집하여 펴낸 책 가운데 The Common Good을 번역한 것이다. 한국어판은 2004년 『촘스키, 세상의 권력을 말하다 1』로 처음 출간되었고, 2013년 『공공선을 위하여』로 개정 출간되었다. 이 책을 다시 3판으로 펴내면서 국제 관계의 맥락을 꼼꼼하게 살폈고 부정확했던 정치사회 용어를 비롯한 개념어를 명확히 밝혔다.
Avram Noam Chomsky
미국의 언어학자, 철학자, 인지과학자이자 수십 권의 책을 쓴 저자.
1928년 12월 7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유대계 러시아 이민자 가정의 2세로 태어난 노암 촘스키는 역사 언어학자이자 저명한 히브리어 학자였던 아버지 윌리엄 촘스키의 영향으로 언어학에 입문하게 되었다.
촘스키는 존 듀이의 교육 이념을 따르는 실험적이고 진보적인 오크 레인 컨트리 데이 초등학교에서 창조적인 사고를 키웠지만, 대학 진학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 경쟁적인 필라델피아 센트럴 고등학교에서는 의욕을 상실하고 불행함을 경험해야 했다.
이후에 그는 펜실베니아 대학교에 진학했다.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언어학과 수학, 철학을 공부했으며, 하버드 대학교 특별연구회 연구원으로 재직하면서 박사학위 논문의 기초 연구를 수행했다. 펜실베니아 대학 시절 언어학 교수인 젤리그 해리스의 영향으로 언어학을 공부하게 된 촘스키는 생성문법 이론으로 명성을 얻게 되었는데, 그의 저술들은 1960년대 이후 학계의 폭넓은 지지를 받기 시작했으며, 왕성한 저술활동과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강의 활동을 했다.
그는 1955년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서 「변형분석」이라는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강의를 시작하였고 1960년에는 32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교수가 되었다. ‘변형생성문법’이라는 새로운 언어학 이론으로 학계에 혁명을 일으켰으며 그의 수많은 논문들은 주요 연구 대상이 되었다. 1976년에는 MIT 석좌 교수가 되었으며 그 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는 오늘날 단순히 한명의 언어학자일 뿐만 아니라 숱한 정치적 사건에 대해 발언하며 세계 여론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는 실천적 지식인의 표상이 되고 있다.
촘스키의 삶은 언어학자와 실천적 정치평론가라는 두 개의 기둥을 주축으로 하고 있다. 언어학자로서의 구조주의적 언어학을 비판하고 변형생성문법이라는 새로운 언어분석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는 언어를 인간이 보편적으로 타고난 능력의 결과로 간주하였으며, 자신의 언어관이 17세기 합리주의자들의 사상과 관련을 맺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언어학에서의 그의 주요 저작으로는 『Aspects of the Theory of Syntax』, 『Reflections on Language』, 『Lectures on Government and Binding』, 『Barriers』 등이 있으며 이들을 통해 명시성과 엄밀성에 기초한 과학적 언어분석을 맛볼 수 있다.
한편 그는 미국의 베트남전쟁을 강력하게 비판한 것을 시작으로 국제문제에서의 강대국의 불법적이고 부당한 횡포를 지속적으로 드러내며 고발함으로써 ‘세계의 양심’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비판은 미국의 대외정책이 주류 언론과 지식인의 유착에 의해 전개되고 있음에 특히 주목하고 있으며 그 본질을 폭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의 비판은 이제 신자유주의에 토대를 둔 오늘의 세계질서에 대한 비판으로 연장되고 있다. 관련서로 『507년, 정복은 계속된다』, 『숙명의 트라이앵글』, 『미국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 『그들에게 국민은 없다』 등이 있다.
1956년(29세) MIT 대학 부교수, 1959년(32세) 정교수, 1964년(37세) 석좌교수가 되었으며, 1974년(47세)에는 ‘인스티튜트 프로페서’(하나의 독립된 학문기관에 상응하는 존재)가 된 그는 지금까지 100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하고 70여 권의 저서를 집필했다.
어릴 때부터 정치에 깊은 관심을 가져온 그는 언어학도로만 머물지 않고 1960년대부터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적극적으로 피력하기 시작했다. 특히 그는 1966년 『뉴욕 타임스』에 기고한 「지식인의 책무」를 통해 “지식인은 정부의 거짓말을 세상에 알려야 하며, 정부의 명분과 동기 이면에 감추어진 의도를 파악하고 비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기고문은 그를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각인시킨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자칭 ‘자유주의적 사회주의자’로서, 다국적 거대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신자유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는 촘스키는 80세가 넘은 지금도 진실을 향한 지적 성찰은 나이를 먹을 줄 모른다. 촘스키는 지배권력의 선전에 세뇌되어 왜곡된 진실을 보듬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지적인 자기 방어법을 제공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안목을 제시한다. 타락과 탐욕으로 범벅된 세계 지배권력의 심장을 정면으로 겨누는 촘스키의 투쟁은 종종 외로워 보이기도 하지만 ‘진실을 도둑맞고 사는 약자’들의 열렬하고도 광범위한 지지를 획득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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