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園’, 45년 만에 일반에 첫 개방
대한제국 황태자 영친왕 잠든 곳 5월 10일부터 시범 개방…4월 30일 기념사진전 등 진행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이 잠든 ‘영원(英園)’이 처음으로 문을 연다.
문화재청 조선왕릉관리소(소장 김정남)는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인 영친왕 이은과 영친왕비 이방자를 함께 모신 영원(英園, 경기도 남양주시 홍유릉 경역 내)을 제향일인 오는 5월 10일부터 일반 국민에게 최초로 시범적으로 개방한다.
고종의 일곱째 아들이자 순종의 이복동생인 영친왕(1897~1970년)은 11세 때인 1907년 황태자로 책봉됐으나, 바로 그해에 일제에 의해 강제로 일본에 끌려가게 된다.
이후 일본 왕족이었던 마사코(이방자, 1901~1989년)와 정략결혼을 하고 일본에서 생활하다가 56년 만인 1963년 귀국하였으나 병환에 시달리다가 1970년 사망하여 영원에 묻혔다.
문화재청은 국민들의 문화유산 접근성과 향유권을 높이고 그 가치를 널리 공유하고자 궁궐과 왕릉의 정비를 통한 개방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덕수궁 석조전을 복원해 대한제국역사관을 개관하고 비공개 능이었던 사릉(思陵)과 강릉(康陵)을 개방했다.
또한 올해는 궁중의 부엌이자 드라마 대장금의 주요 무대였던 경복궁 소주방의 복원을 마치고 오는 5월 2일 제1회 궁중문화축전 기간에 선보인다.
영원은 왼편에 자리한 회인원(懷仁園, 영친왕의 둘째 아들 이구의 무덤)과 함께 오는 10월 31일까지 시범개방을 거쳐 다음 해 1월부터 무료로 전면 개방할 계획이다.
한편 영원 개방을 기념하는 부대행사로 홍유릉 내 유릉(裕陵, 순종과 순명효황후, 순정효황후의 능)의 재실에서는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대한제국을 다시 기억하다’를 주제로 사진전을 개최한다.
오는 30일 오전 11시 30분 개막식을 시작으로 5월 24일까지 진행하는 이번 사진전에는 대한제국 황실가족의 다양한 사진자료를 전시해 그들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이날 개막식에는 이방자 여사가 생전에 영친왕의 호를 넣어 설립한 장애인 사회복지시설 명휘원(明暉園)의 임원과 원생이 참석할 예정이다.
또한 ‘한 문화재 한 지킴이’ 활동을 통해 홍유릉을 지원하고 있는 우리은행이 문화재 관리를 위한 다목적 차량과 순찰 오토바이를 기증하는 행사도 함께 연다.
우리은행은 조선 말기 유입된 일본 자본에 맞서 1899년 창립된 민족 계열 은행인 ‘대한천일은행’이 모태며, 영친왕은 제2대 은행장을 역임했다.
우리은행은 이에 따라 2010년부터 홍유릉 문화재지킴이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전통적으로 시무식을 홍유릉 참배로 대신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비운의 황태자로도 불리는 영친왕이 잠든 영원의 개방은 광복 7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를 맞아 일제에 의해 제 뜻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던 역사적 아픔을 간직한 영친왕의 굴곡진 생애에 담긴 의미를 다시금 곱씹어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Leave a comment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