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천연기념물이다”
문화재청, ‘제주흑돼지’ 천연기념물 지정...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 제550호
제주흑돼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을 받았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제주흑돼지’를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 제550호로 지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에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 제주흑돼지는 제주 축산진흥원 내에서 사육하는 제주흑돼지가 대상이다.
또 천연기념물 표준 품종으로 등록한 개체는 2015년 3월 현재 사육 중인 260여 마리에 한정된다.
이들 흑돼지는 유전자특성 분석 결과, 육지 재래돼지와는 차별된 혈통의 고유성을 유지하고 있다.
외형상으로 보면 육지 흑돼지는 귀가 크고 앞으로 뻗어 있으나 제주흑돼지는 귀가 작고 위로 뻗어 있다.
문화재청은 제주흑돼지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것과 관련 제주도 특유의 기후와 풍토에 잘 적응해 체질이 튼튼하고 질병에도 강해 우리나라 토종 가축의 가치를 인정해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체계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과 제주특별자치도는 앞으로 천연기념물 제주흑돼지의 엄격한 사양(飼養) 관리를 위해 관련 규정을 제정해 더욱 안정적으로 혈통을 보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돼지와 제주흑돼지
한반도에 돼지가 처음 들어온 것은 만주지역에 서식하던 돼지가 한민족과 함께 들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주 지역에서는 삼국지 위지 동이전(三國志 魏志 東夷傳, 3세기), 성호사설(星湖僿說, 18세기) 등의 고문헌을 통해 흑돼지를 길렀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어 제주흑돼지가 유서 깊은 제주 전통 종임을 알 수 있다.
제주흑돼지는 육지와 격리된 제주도의 지역적 여건 때문에 고유의 특성을 간직하면서 제주 지역의 생활, 민속, 의식주, 신앙 등과도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예로부터 돌담을 둘러 터를 잡고 변소에 돼지를 함께 두어 길렀는데 이를 ‘돗통’이라고 부른다.
돗통은 배설물과 음식물 쓰레기 처리, 퇴비 생산이라는 생태순환적 원리가 반영된 제주 특유의 시설이다.
또한 제주도에서는 돼지고기가 혼례, 상례 등에 항상 올린다. ‘돗수애’(돼지순대), ‘돔베고기’(돼지수육), ’돗새끼회’(암퇘지 자궁 속의 새끼돼지로 만든 회) 등에서 보듯이 제주 향토문화에 깊숙이 자리를 잡고 있다.
제주흑돼지는 일제강점기와 근대화를 거치면서 외국에서 도입된 개량종과의 교잡(交雜, 유전적 조성이 다른 두 개체 사이의 교배)으로 순수 재래돼지의 개체 수가 급감해 절종 위기에 처했다.
제주 축산진흥원은 1986년에 우도(牛島) 등 도서벽지(島嶼僻地)에서 재래종 돼지 5마리를 확보해 현재까지 순수 혈통을 갖고 있는 제주흑돼지를 사육·관리하고 있다.
그간 제주도에 가면 늘 들려서 먹었던 흑돼지 백반, 흑돼지 구이, 흑돼지 삼겹살 등이 순수 혈통은 아닐 듯하네요. 전문 식당에선 그 이름도 함부로 써서는 곤란하겠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