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포기할 수 없는 인생목표·실천과제”
"‘가벼운 것을 무겁게 쓴다’라는 말에 인문학의 갈 길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고답적인 학문적 담론보다는 자기의 삶에서 우러난 ‘발견의 진실’을 많이 전하는 것이 인문학자(소설가가 그 대표적인 인물이다)의 사명이다."
‘작고 가벼운 이야기’ 속에서 ‘生의 진실’ 형상화
인문학자 양선규 교수, ‘소가진설(小家珍說)’ 출간
또 한 권의 ‘인문학 수프’가 나왔다.
‘인문학 수프 시리즈’ 저자로 유명한 양선규 교수가 지난 7월 31일자로 여섯 번째 책인 ‘소가진설(小家珍說)’을 작가와비평에서 출간했다.
양 교수는 이 책에서 ‘작고 가벼운 이야기’ 속에서 ‘생(生)의 진실’을 형상화하고자 한다고 밝히고 있다.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 체득한 생생한 삶의 통찰을 담고 있다는 설명도 들어 있다.
‘근황’이라는 작은 제목을 달고 있는 ‘소사진설’에 대해 작가와비평 측은 “가벼운 이야기로 생의 진실을 밝히는 작업, ‘소설 쓰기’”라고 설명했다.
작고 사소하고 가벼운 이야기들이지만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소중하거나 끝까지 남는 것들은 사소하다고 생각했거나 작은 것이라고 여겼던 것들을 통해 삶의 진실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작가와비평은 또 “‘소가진설’은 소설은 아니지만 그러한 ‘소설 쓰기’의 관점과 태도에 의해 쓴 글”이라며 “이를 통해 앞에서 출간한 책에 담지 못했던 ‘인문학적 발견들의 진실’을 조금 더 추가한 책”이라고 평가했다.
저자와 작가와비평이 이 책에서 공통적으로 추구하고 지향하는 바는 ‘모든 사람의 삶은 중요하다’는 것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서는 사람은 항상 자기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야 함을 인정해야 하고 그 ‘인정함’에 대한 이야기를 작품 속에 고스란히 담고 있다.
특히 각자의 삶이 중요하고 소중하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고유함’이라는 낱말을 가져다 놓아도 무방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저자는 자신의 체험을 통해 깨달음을 드러내고 이를 가벼운 이야기로 또 한 번 독자들에게 드러내고 있다.
양 교수는 8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졸작 ‘소가진설’이 교보문고 ‘문학의 이해’ 베스트셀러에 진입했다”며 “페이스북 이외에는 선전이 안 된 상태인데, 이는 전적으로 페친 여러분들의 격려”라며 고맙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양 교수는 충북대 인문대학 교수를 거쳐 현재 대구교육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이자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저자 인터뷰]
“‘가벼운 것을 무겁게 쓴다’는 말은 인문학 갈 길 내포”
▲이번에 출간한 ‘소가진설(小家珍說)’이라는 제목의 뜻은 어떤 것인가.
소가진설을 직역하면 ‘작은 집의 진기한 이야기’라는 뜻인데, 중국에서 오래 전부터, 그러니까 제자백가(諸子百家) 시절부터 ‘소설’적인 스토리텔링을 뜻하는 말로 사용해오던 말이다.
▲책에 대한 소개를 보면 작고 가벼운 이야기 속에서 생(삶)의 진실을 형상화한다고 했는데, 여기서 말하는 작다는 것과 생의 진실을 무엇이라고 봐야 하나.
‘작다’는 것은 ‘일상적 경험’을 제재로 삼는다는 것, ‘생의 진실’은 존재론적인 성찰로 나아간다는 것, ‘산다는 것의 깊고 깊은 의미’를 보다 쉽게 이해하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인문학 수프 시리즈는 시속, 문식, 고전, 영화, 소설 등의 형태를 거쳐 여섯 번째 책인 ‘소가진설’에 이르렀다. 저자의 입장에서 인문학 수프 시리즈와 ‘소가진설’의 의미를 각각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인문학 수프는 문학적 스토리텔링인 창작이나 비평이 주를 이룬다. ‘근황’이라는 부제를 단 ‘소가진설’은 그 중에서 가장 탈문학적 글쓰기를 지향한다. 이는 철학적·역사적·심리학적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자유롭게 쓴 것들을 다시 6개로 나누어본 결과다.
▲인문학 수프는 ‘시리즈’이기 때문에 관통하는 주제 또는 의미가 있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 것으로 이해해야 하나.
‘사랑’이 결국은 인생의 독보적인 주제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인문·교양 분야로 분류돼 있는데, 책을 통해 하고 싶은, 전달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사랑’은 포기할 수 없는 인생의 목표이자 실천 과제라는 것을 담고 있는 책이다.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으면서도 국문학, 고전, 인문학 등에서 넓고 깊은 사고와 글을 엿볼 수 있는데 이와 같은 시각에서 자신을 어떻게 소개하고 싶은가.
내가 생각하는 ‘소설가’는 모든 인문학적 활동을 포괄할 수 있는 사람이다. 국문학을 하고 무예를 닦고 소설을 쓰는 것은 다 같은 인문적 활동이다.
▲끝으로 꼭 하실 말씀은.
‘가벼운 것을 무겁게 쓴다’라는 말에 인문학의 갈 길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고답적인 학문적 담론보다는 자기의 삶에서 우러난 ‘발견의 진실’을 많이 전하는 것이 인문학자(소설가가 그 대표적인 인물이다)의 사명이다.
양선규
소설가로 활동 중이며 1988년 충북대학교 인문대학 교수를 거쳐 1995년부터 대구교육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인문학 수프 시리즈로는 ‘장졸우교(藏拙于巧)’(소설), ‘용회이명(用晦而明)’(영화), ‘이굴위신(以屈爲伸)’(고전), ‘우청우탁(寓淸于濁)’(문식), ‘감언이설(甘言利說)’(시속) 등이 있다.
창작집으로 ‘난세일기’, ‘칼과 그림자’ 등이 있으며, 연구서로는 ‘한국현대소설의 무의식’, ‘코드와 맥락으로 문학 읽기’, ‘풀어서 쓴 문학 이야기’등이 있다.
1983년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Leave a comment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