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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단평] 합의 성거래: 앰네스티는 비범죄화, 도덕급진주의 페미는 범죄화

"오늘 누군가가 '여성주의'라고 간단히 호명한다면 이는 마치 전 세계 모든 이데올로기가 단일하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한국인권뉴스] 성거래와 인권 02

※ 사람과사회는 성거래와 인권에 대한 내용을 담은 최덕효 한국인권뉴스 대표 기자의 글을 5회로 나눠 게재합니다.


[운동단평] 합의 성거래-앰네스티는 비범죄화, 도덕급진주의 페미는 범죄화

최덕효 / 한국인권뉴스 대표 겸 기자

한국인권뉴스 2015.08.26

단일한 ‘여성주의’가 가능하다?

페미니즘은 1990년대를 전후로 나뉜다. 90년대 이전 페미니즘은 주로 정치적 참정권과 사회적 평등권을 추구했던 까닭에 큰 틀에서 단일한 여성주의(정확히는 자유주의 페미니즘 경향)로 호명해도 무리하지 않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페미니즘(F)은 도덕주의F, 자유주의F, 맑스주의F, 제3세계F, 문화주의F, 사회주의F, 급진주의(근본주의)F, 그리고 사회주의적 급진주의F 등등 다양한 양태로 나타나는데, 그중 가장 급성장해 정치세력화에 성공한 집단은 ‘성 적대’ 경향의 “급진적 근본주의 페미니즘(Radical Feminism: RF)”이다.

따라서 오늘 누군가가 “여성주의”라고 간단히 호명한다면 이는 마치 전 세계 모든 이데올로기가 단일하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예컨대 RF의 “전 세계의 자매는 하나”라는 식의 논리는 그 사회의 계급과 무관하게 전 세계 남성을 하나로 전제할 때만이 가능하다.

성노동자 목소리 외면한 파시즘

여기서 국내 성매매 특별법 제정의 배경이 된 도덕주의 페미니즘과 급진주의 페미니즘과의 관련성을 본다.

김상봉(전남대, 철학)은 자신의 책 『도덕교육의 파시즘』에서 “비판의식을 거세하고 ‘노예도덕’을 가르치는 우리나라의 ‘도덕’교육을 하나의 ‘파시즘’”이라 진단하고 비판한다.

2004년 3월 22일 제정, 9월 23일 시행된 성매매 특별법(‘성매매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은 기존의 법적 도덕률에 성性이 추가된 것이다.

조국(서울대, 법학)은 논문 <성매매에 대한 시각과 법적 대책>에서 성매매 특별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성매매의 본질에 대해 ‘도덕적 페미니즘’과 ‘급진적 페미니즘’의 관점을 들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도덕적 여성주의에서) 성매매는 성을 상품화하여 인격과 도덕을 해치는 사회악이며, 이를 기초로 성병 파급이나 각종의 다른 범죄가 확산되므로 반드시 근절되어야 할 대상으로 파악된다. 그리고 성매매여성은 도덕의 타락을 일으키고 가정과 사회에 위험을 야기하는 타락한 인간으로 간주된다.. 현재의 성매매 반대 여성운동가-특히 기독교적 교리에 입각한 경우-의 관념이나 성매매에 대한 대중적 관념 속에는 이러한 도덕주의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고 보인다. 이러한 입장에 따를 경우 성매매는 강요된 것이건 자발적인 것이건 간에 비도덕적인 것이므로 법적으로도 금지되어야 한다.”

“급진적 여성주의는 성매매란 강간, 가정폭력, 포르노그래피 등과 같이 여성의 종속을 정당화하는 수단이자 여성에 대한 폭력으로 파악한다. 이들은 남녀사이의 성적 불평등에 따라 남성의 성적지배와 여성의 성적 복종이 제도화되는데, 성매매는 강간과 마찬가지로 남성지배와 여성의 대상화(objectification)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는 지난 8월 11일 더블린에서 열린 국제대의원총회(ICM)에서 성노동자들의 인권 보호를 위하여 ‘완전 비범죄화’(‘상호 간에 합의된 성거래‘에 대해서는 처벌 대상에서 ’전면 제외‘해야 한다) 정책을 채택한 바 있다.

금지주의(불법화) 입장인 국내 성매매 특별법은, 세계 성노동자들의 요구를 경청하고 노동환경의 안전성을 깊이 연구한 국제앰네스티의 결정에 정면 배치(背馳)된다. 그리고 그 배경 이데올로기인 ’도덕적 여성주의‘와 ’급진적 여성주의‘*는 이해 당사자인 성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여성주의 가운데 특히 파시즘이라 할 만하다.

* 참조: 프랑스 철학자며 여성학자인 엘리자베트 바댕테르 지음 『잘못된 길』 – 90년대 이후 급진적 여성운동에 대한 비판적 성찰

『유럽 성노동자 선언』 중에서 ‘미디어와 교육'(Sex Workers in Europe Manifesto, 2005)

우리의 목소리와 경험은 자주 미디어에 의해 조작되고, 반론할 권리가 거의 주어지지 않으며, 우리의 항의는 거의 무시된다.

매스미디어는 대부분 성노동자를 무가치하며, 사회도덕에 대한 위협이라거나, 공적인 사회질서에 위협, 또는 희생자라는 스테레오타입화된 이미지를 이용해 묘사한다.

특히 외국이주성노동자에 대한 외국인 혐오주의적 묘사는 낙인을 더욱 심화시키며 그들을 더욱 취약하게 만든다. 성노동자에 대한 이런 묘사는 사회에서 우리를 해치고 우리의 권리를 침해하려는 사람들에게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

성노동자에 대한 잘못된 이미지와 함께, 우리의 고객들은 폭력적이며 변태이며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인물로 표현되고 있다. 성적 서비스에 대해 돈을 지불하는 것은 본질적인 폭력행위가 아니며, 문제있는 행동도 아니다.

이런 스테레오타입화된 묘사는 성산업의 실제가 어떠한가에 대한 토론을 억압한다. 이런 묘사는 우리들을 더욱 고립시킬 뿐만 아니라, 성산업에 있는 실제 폭력, 숫자는 작지만 유의미한 숫자의 고객들의 문제성있는 행동들을 숨겨버린다.

성노동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은 우리 사회 전체에 퍼져있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정부가 우리에게 실제로 가해지는 고통과 우리 노동의 가치를 인식할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우리와 우리의 고객들이 당국과 일반 시민을 교육하고 이들에게 정보를 알려 우리가 이 사회에서 완전한 구성원으로 참가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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