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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 버린 새에 대한 생각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매일의 만남은 아침마다 한 새와의 만남이다. 내가 조류전문가가 아니어서 어느 새 과에 속하는 새인지는 모르겠지만 두루미 보다는 작고 기러기 보다는 뚱뚱하지 않는 가냘프면서도 고아한 모습을 갖고 있어 주위의 다른 새들과 구별되어 첫눈에 확 들어왔다. 다리는 조금 짧지만 두루미처럼 생겼고 날개 색은 잿빛이고 흰목은 길고 긴 부리에 눈 부위에는 붉은색이 있는 범상치 않는 새임은 틀림없어 내발을 다리 위에 묶어 놓곤 했다."

잘 내려오려면 미리 준비를 잘 해야 한다. ‘마치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살라’고 한 것처럼, 당장 내일은 아니더라도 평소에도 죽음을 생각하면 무엇을 해야 할지 떠오를 것이다. 먼저 ‘클리닝’ 할 것들의 목록을 작성해 보자. 당장 해야 할 것과 천천히 해도 늦지 않을 것을 가려 볼 수 있다. 사진=Pixabay

 

"한 해가 지나도 북으로 날아가지 않고 계속 만나게 되어 그 새가 계속 머무는 게 불안해 졌다. 내 생각으로는 부근의 국립묘지 숲에 혼자 둥지를 틀고 철새가 아닌 혼자 사는 텃새가 되어 버린 새로 생각하여 언제 친구들과 고향으로 날아가는지 늘 안타까운 마음을 가졌다. 그런데 지난 2월 어느 날 이후 반포천 다리에서 늘 만나던 그 새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친구를 만나 북으로 날라 가 고향에 갔기를 진심으로 기원하지만 만에 하나 부근의 둥지에서 외롭게 숨을 멈추었다고 생각하면 나에겐 표현이 안 되는 슬픔을 갖게 한다."

“한 해가 지나도 북으로 날아가지 않고 계속 만나게 되어 그 새가 계속 머무는 게 불안해 졌다. 내 생각으로는 부근의 국립묘지 숲에 혼자 둥지를 틀고 철새가 아닌 혼자 사는 텃새가 되어 버린 새로 생각하여 언제 친구들과 고향으로 날아가는지 늘 안타까운 마음을 가졌다. 그런데 지난 2월 어느 날 이후 반포천 다리에서 늘 만나던 그 새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친구를 만나 북으로 날라 가 고향에 갔기를 진심으로 기원하지만 만에 하나 부근의 둥지에서 외롭게 숨을 멈추었다고 생각하면 나에겐 표현이 안 되는 슬픔을 갖게 한다.”

사라져 버린 새에 대한 생각

金夏鎭

나는 흑석동에 살고 거의 매일 아침 6시면 집을 나선다. 비가 오나 눈이 오는 날과 일요일 빼고는 집에서 자는 날은 매일 이일을 10여년에 걸쳐 매일하는 산보다. 아파트 단지 뒷문을 나서 40보 비탈로 내려가다 60계단을 내려가면 한강변이다.

노량대교 밑을 자나 반포천 다리를 건거 서래섬까지 왕복 6000보를 걷는다. 중간에 동작대교 아래에 설치된 운동기구(최근에 시설을 보강하여 여느 헬스장 못지않게 훌륭하게 되었다)에서 10여분 운동을 하고 집에 돌아오면 1시간 반 이상 걸린다.

나에겐 이 시간이 여간 중요하지 않아 늘 즐긴다. 아침식사 전에 내 몸을 스스로 체크하고 하루의 일과를 설계하는 시간일 뿐만 아니라 그간 인사를 건네고 문안을 나누는 고정 지인도 몇이나 된다. 반갑게 만나 지인과 인사도 하고 세상 돌아가는 얘기도 나눌 수 있는 기회도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따님이 제빵학교서 실습으로 만든 빵이라며 비닐백 가득 갖다 주어 며칠 아침을 즐긴 일도 이었다.

몇 년 전에 며칠 안 나타나는 지인이 있어 문안 전화를 했더니 그 후론 빠지게 되면 미리 기별하는 지인도 생겼다. 서울에 살면서도 세상 살아가는 쏠쏠한 맛을 느낄 수 있어 나는 새벽마다 집을 나서지 않고는 하루 일을 시작할 수 없게 되었고 하루일과가 디자인 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말로, 정말로 의미가 있는 아침산보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매일의 만남은 아침마다 한 새와의 만남이다. 내가 조류전문가가 아니어서 어느 새 과에 속하는 새인지는 모르겠지만 두루미 보다는 작고 기러기 보다는 뚱뚱하지 않는 가냘프면서도 고아한 모습을 갖고 있어 주위의 다른 새들과 구별되어 첫눈에 확 들어왔다. 다리는 조금 짧지만 두루미처럼 생겼고 날개 색은 잿빛이고 흰목은 길고 긴 부리에 눈 부위에는 붉은색이 있는 범상치 않는 새임은 틀림없어 내발을 다리 위에 묶어 놓곤 했다.

내가 이 새를 만나기 시작한 것은 4년 전 초봄으로 기억한다. 처음에는 겨울철새로 겨울을 우리나라에서 보내고 북으로 가다 물고기를 잡기 위해 잠시 쉬어가는 새로 생각했다. 그런데 봄이 지나고 여름이 지나고 겨울이 지나고 한해가 지나도 늘 같은 시간에 반포천과 한강이 만나는 곳에 있는 강물 펜스 위에서 늘 나를 기다리고 있는 듯 했다. 내가 일부러 손을 흔들면 고개를 흔드는 듯 했다. 우리는 짧지 않는 시간에 교감을 나누는 게 내 삶의 한 프로그램이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한 해가 지나도 북으로 날아가지 않고 계속 만나게 되어 그 새가 계속 머무는 게 불안해 졌다. 내 생각으로는 부근의 국립묘지 숲에 혼자 둥지를 틀고 철새가 아닌 혼자 사는 텃새가 되어 버린 새로 생각하여 언제 친구들과 고향으로 날아가는지 늘 안타까운 마음을 가졌다.

지난 2월 어느 날 이후 반포천 다리에서 늘 만나던 그 새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친구를 만나 북으로 날라 가 고향에 갔기를 진심으로 기원하지만 만에 하나 부근의 둥지에서 외롭게 숨을 멈추었다고 생각하면 나에겐 표현이 안 되는 슬픔을 갖게 한다. 오늘 아침에도 반포천 다리에서 그 새를 찾았지만 그는 없었다. 어깨가 축 쳐진 안타까움으로 아파트를 향해 나도 모르게 오르고 있었다.


김하진
한국정보과학회 명예회장
아주대학교 정보통신대학 명예교수
ISO/IEC JTC 1/SC 24 의장(Chairman)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ReSEAT 프로그램 전문연구위원
전 아주대학교 정보통신대학 컴퓨터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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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회 홈페이지 관리자 계정이다. thepeopleciet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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