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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삶에 GMO가 있다”

문영진 농업회사법인 (주)네니아 대표, “한국은 GMO가 ‘일상’ 지배하고 있다”, “GMO 의존 않고 사업하겠다는 노력 최우선해야”, “친환경은 농업, 먹거리, 대안경제다”

문영진 농업회사법인 (주)네니아 대표는 “친환경은 농업, 먹거리, 대안 경제 등에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사업”이라며 “친환경과 안전한 먹거리가 일상에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어려운 경제 상황을 둘러싸고 있는 장막(帳幕)을 거둬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장막을 걷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장막에 바늘구멍이라도 내서 바늘구멍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에 대한 기억이라도 갖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네니아

한국은 GMO 재료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 그래서 우리가 자각하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GMO 표시제부터 점차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또 우리는 자신이 먹는 먹거리에 대해 알 권리가 있기 때문에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캠페인도 펼쳐야 한다. 특히 단절적이거나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이해와 요구가 높아지는 시절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시민운동이 일어날 것으로 본다. 또 차기 정부에서도 고민이 시민의제로 나타날 것으로 본다.

문영진 NENIA 대표

“우리 모든 삶에 GMO가 있다”

문영진 농업회사법인 (주)네니아 대표는 “친환경은 농업, 먹거리, 대안 경제 등에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사업”이라며 “친환경과 안전한 먹거리가 일상에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어려운 경제 상황을 둘러싸고 있는 장막(帳幕)을 거둬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장막을 걷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장막에 바늘구멍이라도 내서 바늘구멍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에 대한 기억이라도 갖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한국은 GMO(유전자변형생물)가 ‘보편적 가치’지만 유럽은 우리와 반대 상황”이라며 “GMO에 의존하지 않고 사업을 하겠다는 노력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스웨덴 기업인 란트만넨(Lantmännen)과 덴마크의 유니베이크(Unibake)를 예로 들며 네니아가 농민이 소유한 기업이 되는 게 꿈이라고 설명했다.

GMO(遺傳子變形生物,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는 기존의 생물체 속에 다른 생물체의 유전자를 끼워 넣음으로써 기존의 생물체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성질을 갖도록 한 생물체를 말한다. GMO는 GEO(유전자재조합생물체, Genetically Engineered Organism)와 같은 뜻으로 간주한다.

문 대표는 또 베트남 최초의 사회적기업인 코토(KOTO)를 운영하고 있는 지미 팸(Jimmy Pham) 대표와 형제지간이다. 팸 대표가 ‘문용철’이라는 한국 이름을 갖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팸 대표 인터뷰는 이번 호에 함께 게재돼 있다.

2017년 4월 27일 경기도 분당에 있는 카페 『위스토리』(Westory, 우리들의 이야기)에서 문 대표를 만나 친환경과 GMO에 대해 두 시간 가까이 이야기를 나눴다. 문 대표와 인터뷰를 하고 나서 들은 이야기를 한 마디로 압축하면 “우리 모든 삶에 GMO가 있다”는 것이 가장 잘 어울릴 것 같다.

▲네니아(NENIA)는 어떤 회사인가?

친환경 학교 급식에서서 출발한 회사다. 그리고, 아직 멀었지만, 상장기업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사단법인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산하에서 친환경 학교 급식을 시작했는데, 이 사업이 회사를 설립하는 바탕이 됐다. 학교 급식 분야는 정글 같은 시장이다. 우리는 처음 시작할 때부터 친환경 음식을 제공하겠다는 것을 회사의 목표이자 가치로 삼았다.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에 안전한 먹거리와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친환경 사업에 필요한 원칙 같은 게 있을 것 같다.

회사 설립 취지에 따라 ‘국내산 친환경 원료를 사용한다’, ‘화학첨가물을 넣지 않는다’, ‘GMO를 사용하지 않는다’ 등의 원칙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후추나 설탕과 같은 국내에서 나지 않는 농산물은 예외다. 이런 품목은 수입 품목이기 때문에 부득이한 경우에 속한다.

▲현재 네니아에서 기획 생산하고 있는 품목은 어느 정도인가?

현재 다루는 품목은 약 300개 정도다.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에 있는 경기도친환경농산물유통센터에 물류센터와 본사 사무실이 있다. 물류센터는 냉장과 냉동을 포함해 500평 규모다. 학교 급식 시장에서 사업을 하다 보니 정책이 바뀌는 경우를 가끔 본다. 도지사나 교육감 등이 바뀔 때마다 친환경 급식 또는 무상 급식 정책이 바뀌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되면 안정적인 친환경 학교급식은 어려워진다. 더불어 가장 친환경적인 물품을 생산하고 곱급하는 네니아와 같은 회사는 사업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진다. 게다가 학교 급식은 특성상 방학, 주말 등 날짜를 빼면 영업일이 180일 정도밖에 안 된다.

친환경 사업은 친환경 농업의 안정성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다고 생각한다. 또 아이들에게 좋은 먹거리를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이 비정한 구조인데, 대안 경제 가능성을 내다볼 수 있다는 것도 좋은 점이라고 본다. 특히 친환경 사업이 안정화 단계에 이른다면 청년실업, 여성 가장 등의 문제도 풀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연대 사업을 하는 방안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사진=네니아

“친환경은 농업, 먹거리, 대안경제다”

▲학교 급식 외에 다른 일을 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친환경매장사업, 친환경식당사업 등을 2년 전부터 시작해 사업의 외연을 넓히기 시작했다. 친환경 사업은 친환경 농업의 안정성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다고 생각한다. 또 아이들에게 좋은 먹거리를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이 비정한 구조인데, 대안 경제 가능성을 내다볼 수 있다는 것도 좋은 점이라고 본다. 특히 친환경 사업이 안정화 단계에 이른다면 청년실업, 여성 가장 등의 문제도 풀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연대 사업을 하는 방안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그와 같은 생각을 담은 사업 아이디어가 서울 인사동에 있는 음식점 『꽃, 밥에 피다』를 예라고 볼 수 있나?

현재 학교 급식을 하는 네니아가 있고 북촌과 인사동에서 매장과 식당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 인사동에 있는 ‘꽃, 밥에 피다’는 식당 사업이고, 북촌에 있는 ‘네니아 북촌 직영점’이 매장 사업이다. 직영 매장 외에 60곳에 재료를 공급하고 있다. 그리고 보령과 거창에 있는 프랜차이즈 업체 두 곳에도 공급한다. 하지만 친환경 재료는 소비가 적은 편이고 가격이 조금 비싼 편이어서 많이 공급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리고 주력으로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친환경 분식점을 생각하고 있다. 가정에 따라 안전한 먹거리, 즉 친환경 소비 지수에 차이가 있다. 학교 급식도 공공정책이기 때문에 친환경 급식은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면 남는 곳이 ‘거리의 음식’이다. 아이들이 먹기에 좋지 않다고 본다. 상당한 먹거리가 거리에서 이뤄지고 있다. 그래서 ‘친환경 거리 먹거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해왔다. 친환경 분식점은 거리의 음식점에 대한 대안 먹거리인 셈이다.

▲그런데 친환경 분식점을 할 경우 가격 문제 등을 생각하면 기존 일반 분식점에 비해 운영이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다. 대안도 있을 생각했을 것 같은데, 어떤 것인가?

그럴 수 있다. 그런데 원료를 수매하고 위탁가공하고 물류를 직접 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사업 분야별 특화되지 않았다는 단점도 있다. 하지만 학교 급식과 병행하기 때문에 원가 구조에서 보면 상당히 안정성이 있다. 이는 원료와 타협하지 않으면서 일반 제품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또 네니아는 분식점의 식재료로 사용할 수 있는 기본 재료들이 거의 대부분 이미 개발되어 학교급식에 공급되고 있다. 학교에 납품을 해야 하기 때문에 대량 생산과 공급이 가능하고 전국 물류가 가능하다. 이런 점들은 어떤 곳보다도 경쟁력 있는 네니아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가격 경쟁력도 수입한 밀로 만든 분식 원료보다 1.5배 이상 넘어가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이는 사업적으로 승산이 있다는 뜻이다. 거리 음식은 아이들 의식도 중요하지만 부모 의식도 중요하다. (의식 수준이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므로) 이와 비례해서 사업 발전 가능성은 크다고 생각하고 있다.

한국의 곡물자급률은 22~24%를 넘지 않고 있다. 이는 국내 농산물로는 하루 한 끼도 제대로 먹지 못한다는 통계다. 그 중에서 우리 밀 생산량은 1년에 3만 톤 정도다. 전체 수입량으로 보면 1% 남짓밖에 안 된다. 한국은 농업의 전통과 그 기반이 있는 사회였는데, WTO(세계무역기구)와 FTA(자유무역협정)를 진행하면서 무참하게 무너졌다. 사진=네니아

“바늘구멍 통한 햇빛일지라도 기억할 수 있게 해야”

▲먹거리는 섭생(攝生)과 관련이 깊은데, 친환경, 안전한 먹거리는 왜 중요한가?

한국의 곡물자급률은 22~24%를 넘지 않고 있다. 이는 국내 농산물로는 하루 한 끼도 제대로 먹지 못한다는 통계다. 그 중에서 우리 밀 생산량은 1년에 3만 톤 정도다. 전체 수입량으로 보면 1% 남짓밖에 안 된다. 한국은 농업의 전통과 그 기반이 있는 사회였는데, WTO(세계무역기구)와 FTA(자유무역협정)를 진행하면서 무참하게 무너졌다.

친환경 사업은 친환경 농업을 안정화할 수 있다고 했는데, 친환경 농업을 통해 환경 문제를 풀 수 있고 또 다국적 식량 기업 중심의 세계 경제에서 우리가 가진 자산을 가지고 자주적 농업도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린 아이들이 결국 미래의 대안인데, 아이들의 먹거리에 대한 정책적인 관심은 바로 기초적인 교육과 이어지는 중요한 일이다, 그렇지만 생각보다 이 부분에 대한 어른들의 노력은 참 많이 부족한 현실이다.

시장에서 단지 기호에 의해 선택하는 것이 전부라고 봐야 하는데, 아이들의 생명에 대한 측은지심이 크다. 그래서 아이들을 위한 안전한 먹거리를 근원적인 것은 아닐지라도 전형적인 대안을 만들어 줄 수는 있다고 본다. 이런 것들이 친환경 사업의 의미이자 가치다.

또한 규모가 커질수록 대기업이나 다국적 농업에 예속되는 경제가 아니라 대안 경제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할 수 있는 전형적인 모델을 만들 수도 있다는 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대안 경제, 농업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필요한 모델이다. 하지만 잘 안 된다.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사람들이 생각하는 의식 측면도 중요할 것 같다.

한국 사회에 자본주의가 구성된 역사가 대안 경제 토양을 만들 수 있는 구조를 무시하거나 배제했기 때문에 대기업, 재벌이 확장하는 것을 제한 없이 시장경제라는 이유만으로 허용했다. 대안 경제는 사실 국가에서 정책 의지도 있어야 하고 모델을 만들면 노력이나 자구책을 위한 ‘장(場)’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줬어야 하는데, 국가 차원에서 이런 정책적인 부분이 우리는 없었다.

한국 자본주의는 비정상적으로 성장해왔기 때문에 동력이 고갈되고 있다고 본다. 여기서 말하는 동력 고갈은 재벌이 계속 성장할 수 있는 구조가 임계점에 임박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한국 경제는 큰 장막처럼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이제 다음 세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물론 장막을 걷어내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장막에 수많은 바늘구멍을 뚫어서라도 다음 세대가 바늘구멍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에 대한 기억을 갖는 정도라도 우리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농업 기반 안전한 먹거리 경제는 소비와 생산이 순환하기 때문에 사업적으로 무모하지 않고 건강성도 유지할 수 있다면 잠재 고객이 많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한국은 GMO가 ‘우리 모든 삶에 GMO가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심하게 말하면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고 봐도 된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수입량이 가장 많은 나라다. 인구 비율에 비해 가장 많다. 양적 측면에서도 가장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과자, 음료수, 케찹 마요네즈, 그 밖의 각종 소스류, 일반 관행 축산물 (사료의 대부분이 GMO 농산물이다), 기름류, 베이커리류, 각종냉동식품류 등 거의 모든 원료에 GMO가 포함돼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사진=네니아

“한국은 GMO가 ‘일상’ 지배하고 있다”

▲한국은 GMO 문제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정도인가?

한국은 GMO가 우리 모든 삶에 GMO가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심하게 말하면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고 봐도 된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수입량이 가장 많은 나라다. 인구 비율에 비해 가장 많다. 양적 측면에서도 가장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과자, 음료수, 케찹 마요네즈, 그 밖의 각종 소스류, 일반 관행 축산물 (사료의 대부분이 GMO 농산물이다), 기름류, 베이커리류, 각종냉동식품류 등 거의 모든 원료에 GMO가 포함돼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더 기가 막히는 것은 한국 사회에서 GMO 재료 수입은 식품 재벌이 장악하고 있다. GMO 재료는 몬산토, 카길(Cargill) 등 다국적 기업이 공급 시스템을 이용해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 공급하고 있다. (카길은 미국 미네소타주에 있으며, 개인이 소유한 다국적 기업이다. 1865년 설립한 후 미국 비공개 기업 중 가장 큰 기업으로 성장했다. 고용 규모 약 15만8,000명, 매출 약 1340억 달러(147조원)에 이른다.)

한국은 안전성과 유해성의 논란 이전에 표기 제도도 준비가 안 돼 있다. 그래서 비판적 입장을 갖고 있어도 GMO가 들어 있는지 잘 모르게 된다. 원천적으로 정보가 은폐되거나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상에서 소비할 수밖에 없는 것은 큰 문제다.

▲‘몬산토’는 어떤 기업인가?

공급 체계를 갖고 전 세계 식품 시장을 움직이는 곳이 카길이라면, 몬산토(Monsanto Company)는 GMO 종자를 가장 크게 규모화한 곳이다. (몬산토는 미국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에 본사를 둔 다국적 생화학 제조업체다. 2005년 매출액은 62억(6조원) 달러, 2008년 매출액은 110억 달러이다. 유전자 변형 작물 종자의 세계 점유율은 90%이다.)

한국에서 사용하는 식용류는 동방유량(주)이, 동방유량은 CJ제일제당사조해표(사조그룹 계열사)가 분할해 인수했는데, 카길을 통해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에 있는 콩을 갖고 와서 가공해 기름을 짠다. 이런 대부분의 수입되는 콩이나 옥수수도 GMO 원료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GMO 농산물 수입 1위 국가다.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GMO에 의존하지 않고 사업을 하고 운영하지 않겠다는 노력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업체가, 그러니까 민간 차원에서 시장이 대안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사회적으로 합의를 이루고 또한 육성이 돼야 한다. 유통 구조의 경우 (친환경을) 우선 소비하거나 공공 영역에서 많이 사용하고 이를 보장해줘야 한다고 본다. 이 같은 시장을 많이 찾고 육성해서 전형화한다면 좋을 것이다. 시장에서 특혜를 달라는 게 아니라 적어도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한다면 시장이 정책과 더불어 실질적으로 외연이 넓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사진=네니아

“한국은 GMO가 ‘보편적 가치’지만 유럽은 반대”

▲해외는 어떻게 하고 있나?

유럽은 원천적으로 GMO가 차단돼 있다. 다국적 기업에 의존하지 않는다. 식량 자급율이 매우 높다. 교역을 금지하는 방식으로 차단한다. 그래서 유럽은 GMO 아닌 게 보편적 가치지만 한국은 GMO가 보편적 가치다. 이 같은 차이는 주권 국가의 시민이 갖고 있는 의식 혹은 정부 정책 등에 따라 다르고, 결국 판이한 결과를 판가름하는 기준이다. 개인적으로, 유럽과 한국의 차이는 다국적 기업에 예속돼 있느냐의 여부에 따라 달라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GMO 문제를 지적하는 이야기는 오래 됐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변하는 게 없는 것 같다. 정부 규제 등 방법이 필요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

한국은 GMO 재료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 그래서 우리가 자각하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GMO 표시제부터 점차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또 우리는 자신이 먹는 먹거리에 대해 알 권리가 있기 때문에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캠페인도 펼쳐야 한다. 특히 단절적이거나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이해와 요구가 높아지는 시절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시민운동이 일어날 것으로 본다. 또 차기 정부에서도 고민이 시민의제로 나타날 것으로 본다.

▲시민의제로 다루는 것을 비롯해 여러 논의 수준을 넘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도 필요할 것 같다.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GMO에 의존하지 않고 사업을 하고 운영하지 않겠다는 노력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업체가, 그러니까 민간 차원에서 시장이 대안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사회적으로 합의를 이루고 또한 육성이 돼야 한다. 유통 구조의 경우 (친환경을) 우선 소비하거나 공공 영역에서 많이 사용하고 이를 보장해줘야 한다고 본다. 이 같은 시장을 많이 찾고 육성해서 전형화한다면 좋을 것이다. 시장에서 특혜를 달라는 게 아니라 적어도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한다면 시장이 정책과 더불어 실질적으로 외연이 넓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면 네니아에서 할 일도 많이 있을 것 같다. 이런 면에서 GMO를 사용하지 않는 기업끼리 캠페인 등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일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살림(한살림소비자생활협동조합연합회)을 비롯한 GMO 반대 단체 등도 단체나 업체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업체 단독으로 연대해서 진행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시민들이 정책화하면서 계속 요청하며 진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인사동은 상징적인 거리다. 문화를 소개하는 상직적인 곳인데, 기존에 친환경 식당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친환경 식당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사업의 타당성보다는 누군가 해야 한다는 당위성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비즈니스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다. 문을 연지 1년 6개월이 지났다. 아직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안정적인 비즈니스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머잖아 자리를 잡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진=네니아

▲『꽃, 밥에 피다』를 소개하는 것도 필요할 것 같은데, 예상보다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고 생각하나?

인사동은 상징적인 거리다. 문화를 소개하는 상직적인 곳인데, 기존에 친환경 식당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친환경 식당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사업의 타당성보다는 누군가 해야 한다는 당위성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비즈니스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다. 문을 연지 1년 6개월이 지났다. 아직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안정적인 비즈니스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머잖아 자리를 잡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GMO 의존 않고 사업하겠다는 노력 최우선해야”

▲네니아 사업 모델은 ‘상생’과 잘 어울린다. 농업(농민)의 시각에서 보면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나?

네니아가 사업적으로 성공해서 농민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갖고 있기 때문에 농민이 네니아에 재료를 판매하는 것보다 수탁해서 판매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네니아는 수수료를 받으면 된다. 이는 유통 구조를 얇게 갖고 가는 방식이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유통 구조와 수수료로 농민, 소비자, 그리고 네니아가 모두 좋은 결과를 얻는 방식인데,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농민이 소유 구조를 갖는 방식이다. 스웨덴 기업 중에 란트만넨(Lantmännen)이라는 곳이 있다. ‘새싹’이라는 뜻인데, 이 기업은 5만 명의 주주가 있다. 란트만넨은 농기계 사업도 하고 바이오 에너지도 하는데, 가장 규모가 큰 사업은 냉동생지사업이다. 냉동생지는 주로 ‘냉동빵’을 말하는데, 빵이나 파이류, 쿠키류를 만들어 급속 냉동한 후 조리해서 먹을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란트만넨 그룹 주요 계열사 중에 유니베이크(Unibake)라는 제과제빵 회사가 있다. 유니베이크는 본사는 덴마크에 있는데, 이런 회사가 적절한 예라고 생각한다. 농민이 경영에 참여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농민을 정확하게 잘 이해하고 사업 관리도 잘 할 수 있다면 좋다고 본다. 한국의 협동조합도 결국 소유 구조가 누구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네니아는 현재 130억 매출 규모여서 지금은 세상에서 잘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다. 400~500억 규모로 키운 후 농민에게 주식을 개방하고 소유 자체를 농민 중심으로 바꾸는 게 바람이다. 그러면 농민이 소유하고 있는 기업이 되고 경영 행위와 유통 구조를 위탁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그림이 충분히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네니아는 현재 130억 매출 규모여서 지금은 세상에서 잘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다. 400~500억 규모로 키운 후 농민에게 주식을 개방하고 소유 자체를 농민 중심으로 바꾸는 게 바람이다. 그러면 농민이 소유하고 있는 기업이 되고 경영 행위와 유통 구조를 위탁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그림이 충분히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사진=네니아

“네니아는 농민 소유 기업 되는 게 꿈”

▲한국도 협동조합이 유행이다. 협동조합 개념이 유니베이크와 닮았다고 봐도 되나?

비슷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한국 협동조합 운동은 다양하게 성장하지 못했다고 본다. 한살림은 역사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협동조합법이 생긴 이후 우후죽순으로 생겼지만, 성장 사례는 많지 않은 편이다. 협동조합법은 선언하는 게 아니라 협동조합이 성장할 수 있는 사회적 토양을 키우는 것이지만, 우리는 정책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우리가 선택한 것은 자본주의 시장에서 자생적인 모습을 그려내고 수익성과 사업성을 보장할 수 있을 때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자생력을 갖추는 게 더 우선이고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기반을 갖고 나서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는 것이 좋다고 보는 것인데, 한국은 이제 법을 선언한 단계이기 때문에 조합을 만드는 것보다 자생력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협동조합이 5~10년 후에는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나?

가능하다고 믿는다. 전형적인 모델도 나와야 하지만 다양한 모델도 나와야 할 것이다. 향후 젊은 청년들이 전형화할 수 있는 다양한 모델을 지금 세대에서 만들지 않는다면 사회적 경제 부문은 지속성에 한계가 있을 것이다.

▲끝으로 하실 말씀은?

우리(네니아)는 선의와 신념을 갖고 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사업에 대한 낙관도 있다. 하지만 비즈니스 판단으로 보면 만만하지 않다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것을 잘 이겨내고 기업으로서 전형적인 비즈니스로 자리매김을 해야 앞으로 사업을 하려는 이에게 건강한 모델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문영진
(사)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운영이사, (주)우리밀급식 대표를 지냈다. 현재 농업회사법인 (주)네니아 대표와 (사)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이사, (사)희망먹거리네트워크 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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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회 발행인이자 편집장이다. ‘글은 사람과 사회며, 좋은 비판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을 좋아한다. weeklypeopl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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