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무익 갤럽 설립자 별세
2017년 4월 19일 새벽 서울대병원…4월 21일 오전 8시 발인
박무익 한국갤럽 설립자가 별세했다.
1970년대부터 40여 년간 국내 조사업계를 주도해 온 박무익 한국갤럽 회장이 2017년 4월 19일 새벽 서울대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4세.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층 1호실(02-2072-2091), 발인은 4월 21일 오전 8시, 장지는 경기도 파주시 삼각지성당 하늘묘원이다. 유가족으로는 부인 나초란 여사, 결혼한 세 자녀와 일곱 명의 손주들이 있다.
고인은 1943년 경상북도 경산에서 태어나 포항과 대구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다. 서울대학교 문리대 철학과, 동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故 심재룡 서울대 철학과 교수, 故 김수행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윤종용 전 삼성전자 상임고문 등이 학창 시절 그와 가까웠던 친구들이다.
1970년 1월 금성사(현 LG전자) 선전사업부에서 카피라이터로 사회 생활을 시작한 고인은 ‘안방의 태양’, ‘The Silk Road has been changed into a highway’ 등 당시 화제가 됐던 카피를 썼다.
이후 광고업계 프리랜서로 활동하다가 1973년 제일기획 창립 멤버로 잠깐 몸담기도 했다.
1974년 국내 최초로 전문 조사회사 KSP(Korea Survey Polls)를 설립했다.
1978년 미국 여론조사의 선구자인 조지 갤럽 박사의 저서를 번역 출간했고, 1979년 갤럽국제조사기구(Gallup International Association) 회원사가 되면서 사명을 한국갤럽조사연구소(Gallup Korea)로 개칭해 오늘에 이른다.
‘한국갤럽’과 ‘박무익’이라는 이름이 널리 알려진 것은 1987년 국내 최초로 대통령 선거 결과를 예측, 적중하면서부터다.
1997년 제15대 대선 예측에서는 당선인 기준 오차 0.4%포인트를 기록, 당시 여론조사의 정확성에 국내외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고인은 시대상을 반영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훗날 여러 분야를 연구하는 기초 자료가 된다는 믿음 하에 1980년대부터 자체 조사 결과로 단행본, 정기간행물 등 50여 권의 책을 펴냈다.
그 중에는 1983년부터 2014년까지 다섯 차례 추적 조사한 <한국인의 종교> 등 한국인의 여론 시리즈와 1995년 제1회 지방선거 이후 주요 선거 조사 자료집 11권이 포함돼 있다.
1990년대 초반에는 국내 최초로 조사 결과 전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도 했다.
2012년부터는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Gallup Korea Daily Opinion)’이라는 자체 조사 프로그램을 통해 매주 새로운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누구나 무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왔다.
조사업계와 학계 발전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1992년 8월 한국조사협회 설립에 주축 역할을 했고 1997~8년 3대 회장을 역임했다.
2003년에는 한국조사연구학회와 함께 한국갤럽논문상을, 2006년에는 한국통계학회와 함께 한국갤럽학술상을 제정해 매년 시상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2013년 통계의 날 동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고인은 일찍부터 국내 여러 분야에 조사의 필요성과 바른 활용을 역설했고, 특히 ‘여론조사는 시대의 기록’이라는 인식으로 조사인의 중립성과 사명감을 강조해왔다.
<한국갤럽의 어제와 오늘>이라는 책을 통해 197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업계 관련자들의 생생한 체험담을 기록했고, 병상에서 조사 인생 43년 회고록 <조사인으로 살다>를 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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