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히 열리는 직업의 세계
“청년실업률 높은 이유는 노동의 경직성” , “실업은 새로운 직종 대체 가능성 있다” , “실업 문제 핵심은 원인 규명 안 돼 있는 것”
감격사회 263
2018년 02월 13일
무한히 열리는 직업의 세계
기업 현장과 안 맞는 틀에 짜인 교육과정 극복해야
조계석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자문위원
우리나라에서 직업을 구하지 못해 인생의 벼랑 끝에 선 젊은이들이 부지기수다. 올해 초 청년실업률은 9.9%로 100만 명이 넘어섰다. 직업을 쉽게 구하는 것은 어느 때나 어려운 일이지만 요새처럼 요란하게 청년실업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드러난 경우는 흔치 않았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혹자는 청년실업율의 원인을 고학력에서 찾는 이도 있다. 많이 배운 것이 죄란 말인가. 이론적으로 보면, 많이 배울수록 일자리 찾기가 수월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 반대라고 한다. 왜 그럴까. 정책 당국은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까. 젊은이들을 가르치는 대학들은 어떤 해답을 가지고 있을까.
청년실업률이 높은 가장 큰 이유는 노동의 경직성에서 찾을 수도 있다. 강성노조가 노동자들을 묶어놓고 채용에까지 간섭하며 설치는 것이 이유 중 하나다. 경영자들은 임금을 한 푼이라도 절약하기 위해 비정규직이라는 새로운 직종을 만들었다. 기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항변한다.
“청년실업률 높은 이유는 노동의 경직성”
그러나 우리경제와 세계 경제의 노동구조와 기술혁신 동향을 살펴보면, 기술적 급변과 노동을 대체하는 로봇의 노동시장 진입이 청년실업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하겠다. 또 하나의 이유는 대학 졸업자들이 기업 직업 현장에 제대로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노동시장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대학 당국들도 청년실업을 유발하는데 일조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오늘날 경제 사회와 소비자의 수요 변동은 급속도로 진행된다. 특히 기술 혁신은 눈부시게 빠르며 새로운 기술을 장착한 기업들이 일자리를 선점한다. 기존 기술을 쓰는 기업들은 그 제품 수요가 감퇴하여 산업현장에서 퇴출된다.
청년실업에서 대학이 책임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들이 학생들을 틀에 짜인 교육과정에 따라 교육을 시키기 때문이다. 기업 현장에서는 오래 전에 퇴출된 기술이나 기능을 가르치고 훈련한다면, 그 대학에서 졸업하는 젊은이들이 어떻게 선진 경영과 혁신 기술로 움직이는 기업에 취업이 가능하겠는가.
물론 지금까지 사례로 든 내용은 주로 현대기업에 관한 것이다. 현대경영이론이 발전한 것은 사실 그리 오래되지 않는다. 19세기에서 20세기 초반에 주로 미국의 앞선 기업들이 창안하여 전 세계에 전파되었다. 단순한 기업운영에서 복잡한 경영구조로 바뀐 것은 최근의 일이다. 기업전략의 등장도 얼마 되지 않았다. 거기에 제4차혁명이라 하며 인터넷과 기술혁신이 결합하면서 전 세계가 떠들썩하다.
“실업은 새로운 직종 대체 가능성 있다”
우리가 주로 염려하는 경제구조 혁신은 우리가 듣는 내용처럼 그리 심각하지 않다. 경제구조는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수많은 제품과 서비스가 그 생산 방법과 그 질적 다양성이 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70억 인구에 각 사람이 필요한 것은 인구만큼 다양하다. 즉 현재의 경제구조를 이루고 있는 기업들의 고용구조는 달라지면서, 동시에 새로운 직종이 나타난다. 인간 지능의 무한성과 다양성을 고려할 때, 현재의 실업 발생은 새로운 직종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말이다.
한 창업의 사례를 들고자 한다. 이 인쇄소는 아주 작은 소규모 경영이다. 이 기업은 각 사람의 인생을 사진과 글로 요약하여 주문자의 요구에 따라 소량 인쇄한다. 인쇄된 작품은 주문자의 요구에 따라 작게는 5권부터 많게는 300권까지 다양하다. 인쇄비는 주문자의 요구 조건에 따라 결정된다. 이런 창조적인 기업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창의성이 열쇠다. 물론 창업지원도 필요하다.
우리사회가 겪고 있는 실업문제는 정부도 대학당국도 책임이 있다. 경제계도 노동계도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각자의 정신이다. 사람마다 타고난 지능의 엄청난 가능성을 알고 있다면, 그리고 자신이 당면한 문제가 무엇인지 확실히 규정할 수 있다면, 우리 지능은 그 모든 문제를 당당히 풀어낼 수 있다. 지능은 모든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능력이다.
“실업 문제 핵심은 원인 규명 안 돼 있는 것”
우리가 안고 있는 실업 문제의 핵심은 왜 실업이 발생하는가에 대한 원인 규명이 안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원인과 문제를 결단코 해결하고야 말겠다는 결연한 의지와 불타는 의욕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정부의 공무원 늘리기로 실업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정책은 하책 중의 하책이다. 어찌 국민의 세금에 의지하여 실업 문제를 풀려고 하는가. 그 발상부터가 패배의식에서 나온 것이다.
활활 타는 풀무를 통과하지 않는 쇠는 그 힘이 무르고 약하다. 특수강철은 수천도의 고온에서 단련된다. 물론 특별한 제선기술도 거기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젊은이들의 정신이 무르고 부모슬하에서 혹독한 시련을 거치지 않고 편안한 삶을 살아온 것이 가장 큰 취업실패 요인이다.
이제라도 일부 지자체들이나 정부는 젊은이들에게 선심 쓰는 듯한 일자리 보조금지원정책을 그만 접어야 한다. 이런 청년일자리 보조정책은 나약한 정신을 더 나약하게 만들뿐이다. 우리나라 젊은 세대가 나약해지면, 그리고 진취성을 상실한다면, 우리 대한민국 미래를 누가 이끌고 가겠는가.
조계석
경제학 박사. 전 물류산업연구원 원장을 지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자문위원, 동북아공동체연구재단 정책자문위원, 한국녹색물류학회 고문, 한국에너지물류연구원 자문위원이다. 저서로는 『해운경제론』, 『나는 성공할 수밖에 없다 : 창조론과 생명과학이 밝히는 인간 지능의 무한 가능성』 등이 있다.
※ 이 글은 (사)동북아공동체연구재단이 운영하는 ‘감격사회(감사와 격려로 사랑을 회복하는 칼럼공동체)’에 함께 게재하는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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