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진의 숲 이야기] 인연의 굴레
서산마루 숨바꼭질하던 짧은 겨울해도 어느새 꼬리를 감추고 산속은 다시 죽음과도 같은 정적이 내려앉았습니다.
어둠을 밀어내려 촛불을 켰습니다.
타오르는 촛불 속에 망각의 늪속에 묻어놓았던 지난 날들이 마구 명멸해왔습니다.
홀로 걸어온 길, 하지만 결코 홀로일 수없는 수많은 만남과 이별의 길이었습니다.
이미 정해진 만남과 이별인 것을 왜 그리 애증의 강물 속에 허우적거리며 울고 웃었는지…
미워도 내 인연 좋아도 내 인연이었습니다.
어차피 피할 수없는 인연의 굴레일진대 가슴에 품어안고 따뜻한 체온으로 녹여버릴 것을..
그것이 애증의 갈등에서 벗어나는 길임을 이제야 알 것같았습니다.
한겨울 고통을 온몸으로 감내하는 뒷산 설해목의 뚝 뚜득 외마디 비명이 정적을 흔들어 놓고 있습니다.
마치 나의 앞 길을 예견하는 것같은 불안함에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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