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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은 사람이고 인문학”

"골목은 사람이다. 골목은 인간적이며 감성적인 것이다. 골목이 살아야 도시가 살고 사람이 살 수 있다"

김란기 한국역사문화정책연구원 대표를 서울시 용산구 후암동 인문학 카페인 ‘끼데께데(KideKede)’를 운영한다. 끼데께데는 인문학공작소로 부르는 곳이다. 김 대표는 2012년부터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 있는 ‘골목’을 답사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골목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골목을 인문학적 시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은 골목 자체가 갖고 있는 특성 때문이다. 인간적인 길이기 때문이다. 자동차가 다니는 길과 달리 아이들에게 안전한 길, 정감이 있는 길, 작은 가게가 있는 길, 2~3m 정도의 작은 골목은 사람의 길이다. 골목은 외관, 그러니까 겉모습의 변화가 적다. 뿐만 아니라 큰 건물이 함부로 들어올 수 없는 길이다. 고층 건물도 쉽게 들어설 수 없다.

인터뷰

김란기 한국역사문화정책연구원 대표

골목사람이고 인문학이다” 

사람과사회 2017년 봄

김란기 한국역사문화정책연구원 대표를 서울시 성북구 정릉에서 인문학 카페인 ‘끼데께데(KideKede)’를 운영한다. 끼데께데는 인문학공작소로 부르는 곳이다.

김 대표는 2012년부터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 있는 ‘골목’을 답사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골목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대표는 건축학을 배운 만큼 골목 답사를 하기 전에는 우리 문화와 문화재를 어떻게 보전하고 복원할 것인지 고민하고 연구하는 사람으로 살아왔다.

골목이란 무엇인가

골목은 사단법인 우리문화사랑 운영위원이자 미술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손철주 작가가 책 제목으로 선택한 『옛 그림 보면 옛 생각 난다』(현암사, 2011)처럼 옛 생각과 추억의 근원이기도 하다. 김인육 시인은 시집 『사랑의 물리학』(문학세계사, 2016)에 담은 ‘그리운 것은 꽃으로 핀다’는 시(詩)에서 “그리운 것은 꽃으로 다시 핀다는 것을 알기까지, 45년이나 걸렸다”고 읊었다.

어쩌면 우리는 김 시인이 읊은 시어(詩語)처럼 45년 넘게 골목을 방치한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오늘의 골목이 직면한 현실은 추억과 그리움의 대상에서 멀어지고 있다. 이는 지나친 말이 아니다. 21세기 골목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오랜 세월을 겪은 것과 낡은 것은 버리거나 부수고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은 골목이라는 추억을 송두리째 집어삼키고 있다. 추억과 그리움을 품고 있지만 이미 골목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 같다.

골목은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갖고 있는 것인가

추억과 기억과 그리움을 물씬 담고 있는 골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골목을 지키고 더 좋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2016년 12월 27일 화요일 오후, 이 같은 생각과 고민을 나누기 위해 김 대표를 만나 골목 이야기를 나눴다.

▲오랜 만에 뵙는다. 오늘은 골목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가장 먼저 묻고 싶은 게 있다. 골목이란 무엇인가? 대표께서 생각하는 골목은 어떤 것인지 듣고 싶다.

골목을 물리적인 게 아니라 감성적으로 생각하면 좋겠다. 큰 길은 넓고 골목은 좁다. 대로(大路)는 빠르고 대량 수송을 하는 길이다. 움직임이 큰 곳이다. 하지만 골목은 더러 머물러 있고 멈춰 있는 곳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골목을 지저분하고 범죄가 생길 것 같은 곳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골목은 우리의 기억과 추억을 담고 있는 곳 아닌가?

물론이다. 우리만의 이야기가 있는 곳이 골목이다. 그런데도 부정적인 게 많다. 큰 길은 밝고 화려하다. 그리고 빠른 것으로 인식한다. 큰 길은 광로(廣路), 중로(中路) 등 다양하다. 반면 골목은 대개 20m 이하를 이른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길’이라고 하면 자동차가 다니는 길, 20m 이상인 길을 말한다. 여하튼 골목은 인문학적으로 바라보고 생각해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

“골목은 인간적인 길, 인문학을 생각할 수 있는 길” 

▲인문학으로 골목을 봐야 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골목을 인문학적 시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은 골목 자체가 갖고 있는 특성 때문이다. 인간적인 길이기 때문이다. 자동차가 다니는 길과 달리 아이들에게 안전한 길, 정감이 있는 길, 작은 가게가 있는 길, 2~3m 정도의 작은 골목은 사람의 길이다. 골목은 외관, 그러니까 겉모습의 변화가 적다. 뿐만 아니라 큰 건물이 함부로 들어올 수 없는 길이다. 고층 건물도 쉽게 들어설 수 없다.

▲변화와 접근이 어렵다는 것은 골목이 그만큼 과거를 많이 간직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가능할 것 같다.

골목은 과거의 흔적이 많다. 회상, 기억 따위다. 주택가 골목을 중심으로 보면 골목은 변화의 속도가 늦고 친근감이 많다. 과거 회상적인 곳, 추억을 기억하고 떠올릴 수 있게 하는 곳이 골목이다. 이런 것들이 골목 속의 풍경이자 현상이다. 이런 게 모두 인간적인 것들이다. 대로(大路)에서 교통사고가 났을 때를 생각해보자. 대체로 사고를 풀어가는 과정에 부드러움이 없다. 하지만 골목은 소위 ‘주차전쟁’을 치르기는 해도 인간적인 곳이다. 말하자면 골목은 인간성을 회복하기 참 좋은 곳이다.

▲인간적인 길, 인문학을 생각할 수 있는 길이 골목이라는 설명에 공감하고 동감한다.

우리 주변, 서울의 경우 방금 말했던 골목은 많이 있다. 조금 전 20m 이하의 골목을 이야기했는데, 경기대 앞 경기대길, 후암로길, 독산동길(독산로) 등이 좋은 예다.

경기대길은 인도가 좁고 구부러진 길이고 기복이 있는 길다. 자동차는 30km 이상 주행하기가 어렵다. 후암로길도 구부러진 곳과 곧은 길이 섞여 있다. 하지만 30km 이상 속도를 내기 어렵고 무단횡단도 잦은 곳이다. 가로변에 주차를 허용하는 곳이기도 하다.

독산로(禿山路)는 금천구 시흥1동 박미삼거리에서 관악구 조원동 신림 현대아파트까지 연결하는 총 연장 4.48km, 폭 20m 왕복 4차선 도로다. 건설할 때부터 20m 폭으로 건설했기 때문에 금천구 주민들은 이 도로를 예부터 ‘20m 도로’라고 불렀고 인근의 시흥대로는 ‘50m 도로’라고 불렀다. 독산로는 상당히 많은 교통량을 보이고 있으나 언덕이 많고 주변이 거의 주거지역인 관계로 이면 주차가 많아 다소 혼잡하다. 이런 길은 방금 말한 골목의 특성을 간직하고 있다.

골목을 기억하고 있는 사회인은 자아(自我)를 갖고 있다. 골목을 벗어나서 직장에 가더라도 골목을 벗어나기 전에 형성한 자아를 계속 갖고 있다는 뜻이다. 골목을 벗어난 곳, 즉 골목이 아닌 곳에서도 사회인, 사회성을 갖고 있어 소위 ‘세상(세계)’에 있는 구조(시스템)에서 움직일 수 있다. 이들은 퇴근 후 골목으로 돌아오면 또 다시 자아의 모습, 자신의 모습을 되찾는다. 인간을 ‘구조’와 연결해 생각해보자. 구조에서 태어나 구조에서 살다가 죽는 사람과 골목 안에서 자아를 갖고 살다 죽은 사람은 차이가 있다고 본다. 이 차이는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볼 수도 있다. 자아를 갖고 있는 골목은 자기의 삶을 충실하게 살 수 있게 하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골목은 아이들이 사회성 이해하고 배우는 과정이 있는 곳”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에도 독산동길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독산동 우시장 가는 길’, ‘독산동 벚꽃 십리 길’로 부르는 것 같다. 골목을 사람과 인문학으로 바라보는 것은 흥미롭다. 조금 더 이야기를 해주면 좋겠다.

골목은 그 지역에서 사는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곳이다. 그래서 늘 보는 사람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그러다보니 사람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소통이 생긴다. 무거운 물건을 함께 들어주기나 눈으로 인사하기가 있는 곳이고 아이들은 골목을 놀이터로 삼아 뛰어놀 수 있는 곳이다.

요즘 놀이터는 플라스틱 소재로 만든 곳이 대부분이다. 아이들은 엄마와 함께 나와 놀지만 시간의 제약을 받는 경우가 많다. 때가 되면 학원에 가야 하거나 집에 들어가야 하는 제약을 받는다. 아이의 안전 등을 우려하는 부모의 마음도 제약을 낳는 한 요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골목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은 다르다. 엄마가 부를 때까지 골목을 떠나지 않는 게 일상이다. 저녁 무렵 어두워질 때까지 뛰어놀고 나서야 집으로 향한다.

▲그렇다면 ‘골목의 아이들’과 ‘놀이터의 아이들’로 구별한다면, 두 아이들은 어떤 차이가 있나?

골목과 놀이터의 아이들을 구분하는 게 큰 의미는 없지만, 차이를 따진다면 ‘규칙’, ‘사회성’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다. 골목의 아이들은 놀이를 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동안 스스로 규칙을 정한다. 아이들 세계에서 필요한 규칙을 만들고 지키는 것을 직접 체험한다. 이는 곧 어릴 때부터 아이들이 사회성을 형성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만든 문화이자 규칙이지만 이 과정은 아이들이 사회성을 이해하고 배우는 과정이 있는 곳이다.

▲사회적 활동으로 볼 수 있다는 뜻인데, 아이들의 놀이터 문화가 사회성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준다고 봐야 하나?

간단하게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아이들의 골목 문화는 아이들이 자라서 사회 구성원이 됐을 때 사회에서 지켜야 할 법, 제도, 규칙 등을 제대로 지키는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것을 돕는다. 때때로 싸우기도 하고 의견이 달라 다툼도 생긴다. 하지만 아이들 세계라 해도 이들은 스스로 지킬 것과 금지해야 할 것, 이해하거나 받아들여야 할 것이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배운다. 이렇게 자란 아이들, 이들이 성장한 한 사회인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인간적인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골목은 자기 삶 충실하게 살게 하는 힘 있다” 

▲골목의 좋은 점이나 특징, 장점은 무엇인가?

방금 했던 골목의 아이들을 계속 예로 들어 설명하면 좋을 것 같다. 골목을 기억하고 있는 사회인은 자아(自我)를 갖고 있다. 골목을 벗어나서 직장에 가더라도 골목을 벗어나기 전에 형성한 자아를 계속 갖고 있다는 뜻이다. 골목을 벗어난 곳, 즉 골목이 아닌 곳에서도 사회인, 사회성을 갖고 있어 소위 ‘세상(세계)’에 있는 구조(시스템)에서 움직일 수 있다. 이들은 퇴근 후 골목으로 돌아오면 또 다시 자아의 모습, 자신의 모습을 되찾는다.

▲골목과 자아, 이를 ‘골목으로서의 자아’라고 부른다면, 인성이나 가치관의 시각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인간을 ‘구조’와 연결해 생각해보자. 구조에서 태어나 구조에서 살다가 죽는 사람과 골목 안에서 자아를 갖고 살다 죽은 사람은 차이가 있다고 본다. 이 차이는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볼 수도 있다. 자아를 갖고 있는 골목은 자기의 삶을 충실하게 살 수 있게 하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한 이야기는 골목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본 것인데, 선입견 등 부정적 시각도 있지 않나?

부정적인 시각, 그것은 사실 우리 스스로 만든 것일 뿐이다. 단적인 예를 들자. 큰 길, 그러니까 대로(大路)에서 사고가 나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우리가 ‘만든 것’이다. 일반적으로 보면, 똑같은 사고라 해도 골목은 생명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대로는 생명을 경시하는 경향이 많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식을 바꾸는 것이다. 북촌, 서촌 등은 긍정적인 것이 살아 있는 곳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골목은 이런 곳과는 다르다. 범죄 없는 마을, 사실 이런 곳은 지금까지 말한 골목의 의미와는 좀 거리가 있다. 쉽게 말하면 매력이 없다. CCTV 등을 설치해 놓은 까닭에 자연미보다는 인공미가 더 많은 까닭이다. 어떻게 보면 감시가 감시를 낳는 형태다. 드물겠지만, 나쁜 사람이 역이용할 수도 있다.

“골목은 실핏줄, 골목이 건강해야 도시도 건강” 

▲골목 전문가답게 어떤 경우든 골목을 긍정하고 좋게 평가하는 것 같다. 이 지점에서 다시 묻고 싶다. 골목, 골목은 왜 좋은가?

지금까지 골목의 좋은 점을 이야기했다. 그런 장점 때문에 골목을 좋게 생각한다. 물론 대로도 필요하다. 하지만 골목은 도시의 실핏줄이다. 도시를 구성하는 맨 끝자락에 골목이 있다. 심장, 근육 등이 있이 있듯이 골목은 실핏줄 역할을 한다. 산소를 공급하고 장기가 생동할 수 있게 해주는 것, 이게 바로 골목이다.

▲골목의 건강이 도시의 건강과 밀접하게 연결 고리를 갖고 있다는 뜻으로 이해해도 좋은가?

도시의 골목이 건강해야 도시가 건강하다. 동맥, 정맥이 건강하려면 실핏줄이 건강해야 한다. 그 반대도 똑같다. 하지만 실핏줄이 훨씬 더 중요하다. 도시의 건강이 골목의 건강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다.

▲골목과 도시를 건강하게 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식을 바꾸는 것이다. 북촌, 서촌 등은 긍정적인 것이 살아 있는 곳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골목은 이런 곳과는 다르다. 범죄 없는 마을, 사실 이런 곳은 지금까지 말한 골목의 의미와는 좀 거리가 있다. 쉽게 말하면 매력이 없다. CCTV 등을 설치해 놓은 까닭에 자연미보다는 인공미가 더 많은 까닭이다. 어떻게 보면 감시가 감시를 낳는 형태다. 드물겠지만, 나쁜 사람이 역이용할 수도 있다.

▲비슷한 질문이다. 골목이 지금보다 더 좋은 상태로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마찬가지 답변인데, 인식을 바꾸는 것이다. (웃음) 주민이 관심을 갖고 가꿔야 한다. 집안은 물론 마을, 즉 골목을 가꾸는 것이 건강한 골목을 만들고 골목다운 모습으로 가꾸는 것이다. 모두 함께 해야 한다. 노력이 필요하다. ‘골목 가꾸기’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가꾸기는 관(官)이나 행정(行政)이 주도하는 게 아니라 집과 주민이 골목의 주인공이 되는 것을 말한다. 사적 공간인 집과 공동 공간인 골목을 동시에 가꿔야 한다. 그래야만 내부는 물론 외부의 시선과 인식을 바꿀 수 있다. 아울러 잊지 않아야 할 것은 집과 골목을 건강하게 잘 가꾼다는 것은 ‘긴 시간 동안’ 그리고 ‘끊임없는’ 노력이 있어야 얻을 수 있는 결과라는 사실이다.

아주 간단하게 정리하면, ‘골목은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골목은 인간적이며 감성적인 것이다. 골목이 살아야 도시가 살고 사람이 살 수 있다. 2017년에는 선반, 인쇄, 사진, 전자제품, 여인숙, 책방, 원예 등 주제나 특성을 담아 골목을 답사할 계획이다. 그리고 ‘부자유친(父子有親) 골목답사’도 진행할 생각이다. 부자유친 답사는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답사하는 것이다. 4050세대와 초등생 정도의 아들이 함께 어울리며 술래잡기, 닭싸움, 고무줄 끊기, 구슬치기, 딱지치기 등 골목 놀이를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2017년에는 ‘부자유친골목답사’ 등 새로운 답사 진행” 

▲이제 골목 답사 이야기를 잠깐 하고 싶다. 답사에 대해 간단히 정리해 주시면 좋겠다.

2012년 7월, 피맛골이 사라진다는 소식을 듣고 즉자적으로 몇 명이 모여 둘러본 게 계기였다. 현재는 참여하는 사람들이 페이스북에 있는 ‘살맛나는 골목세상’을 중심으로 소통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약 100회의 답사를 진행했다. 서울, 일산, 인천, 순천, 전주, 군산, 울산, 수원, 춘천 등 전국을 다녔다.

2017년에는 선반, 인쇄, 사진, 전자제품, 여인숙, 책방, 원예 등 주제나 특성을 담아 골목을 답사할 계획이다. 그리고 ‘부자유친(父子有親) 골목답사’도 진행할 생각이다. 부자유친 답사는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답사하는 것이다. 4050세대와 초등생 정도의 아들이 함께 어울리며 술래잡기, 닭싸움, 고무줄 끊기, 구슬치기, 딱지치기 등 골목 놀이를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부자유친 답사는 획일적인 마을 놀이에서 벗어나 골목에서 즐겼던 놀이를 골목 놀이 교사와 함께 전달하고 배우는 시간을 갖도록 할 생각이다. 골목 답사의 새로운 모습을 찾으려는 시도이기도 하고 골목 답사가 생산적인 답사로 변신하는 기능적 차원의 발달이라고 볼 수도 있다. 어른과 아이의 공감과 조화, 역사의 이해, 지적 호기심 등 사회적 기능을 찾자는 취지도 들어 있다.

▲골목에 대한 이야기, 오랫 동안 좋은 말씀을 주셔서 감사드린다. 끝으로 골목을 다시 한 번 정리해서 말씀해 달라.

앞에서 말한 것을 묶어서 아주 간단하게 정리하면, ‘골목은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골목은 인간적이며 감성적인 것이다. 골목이 살아야 도시가 살고 사람이 살 수 있다.

김란기
1989년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1~2003까지 일본 도쿄대학 객원연구원(문화재 보존 연구)을 지냈으며 2010년부터 현재까지 (사)동북아평화연대 이사, 문화재청 덕수궁 석조전 복원 자문위원, 전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근대분과), 문화재청 ‘한문화재 한지킴이’(한양도성 지킴이)를 맡았다. 2012년부터 도시골목 답사가(전국 도시 구도심 재생 및 골목보존운동 및 답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2004년부터 한국역사문화정책연구원 대표, 인문학 카페 ‘끼데께데(KideKede)’ 대표, 문화유산연대(코리아헤리티지) 대표, 한국근대건축연구회 고문, 문화재청 수리 기술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 이 글은 계간 사람과사회(2017년 봄호)에 있는 것을 게재한 것입니다.

※ 인터뷰를 마치고 2017년 3월 계간지를 출간한 이후 김란기 대표는 지난 해 기획했던 ‘부자유친골목답사’는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사람과사회에 알려왔습니다.

About 김종영 (888 Articles)
사람과사회 발행인이자 편집장이다. ‘글은 사람과 사회며, 좋은 비판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을 좋아한다. weeklypeopl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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