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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는 자도 원수다”

“나라를 해치는 자만이 나의 원수가 아니라 나라를 구할 수 없다고 포기한 자 또한 원수가 아니겠는가?”

캄캄한 꼭두새벽에 눈을 뜰 때마다 요즘 저의 첫 의식은 스님 안부를 헤아리는 일입니다. 원오 극근선사는 ‘생이란 그 전부를 드러내는 것, 죽음 또한 그 전부를 드러내는 것(生也全機現 死也全機現)’이라고 했지만 제 가슴은 먹먹하기만 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먼 산중 산방에서 향 사르고 스님께 삼배를 올리는 일뿐입니다. 스님께서는 단식을 시작한 지 벌써 23일이 넘었습니다. 단 하루도 굶어본 적이 없는 저로서는 스님의 목숨 건 비원을 헤아리기조차 불가능합니다. 어둠을 밝히는 한 자루의 초가 눈물처럼 녹아 내려 이제는 마지막 순간으로 치닫는 것 같아 제 마음은 극도로 초조하기만 합니다.

적주와 그 부역자들은 여전히 사태를 왜곡하는데 여념이 없다. 태고종과 합치겠다며 돌연 태고종을 찾아가질 않나, 문화재 관람료를 정부에게 받겠다며 관련법 개정을 요구하질 않나…, 국면을 돌려보려는 얄팍한 꼼수가 분출한다. 오랫동안 부당한 종권에 부역하며 돈과 권력을 공유했던 위장개혁 세력들은 예상대로 관변단체를 만들어 적주들 비호에 나섰다. 사실 94년 종단개혁의 성과를 대부분 차지했던 그들이 어느새 적주와 하나가 되었으니, 더 말해 무슨 소용이랴.

“포기하는 자도 원수다”

“나라를 해치는 자만이 나의 원수가 아니라 나라를 구할 수 없다고 포기한 자 또한 원수가 아니겠는가?”

이학종 前 미디어붓다 대표기자

이학종 前 미디어붓다 대표기자가 페이스북에 조계종 문제에 대해 을 썼다. 이 전 기자는 “현 조계종 사태를 보며 칼럼을 썼다”며 “발표할 지면이 없으니, 페이스북에 올린다”고 밝혔다. 그는 “보다 많은 분들이 읽을 수 있도록 공유 부탁드린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전 기자의 글을 게재한다. 아울러 사람과사회™도 공감과 동감을 위해 독자께서 널리 공유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편집자주

조계종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였다. 종교집단인가, 사기협잡(몽키 비즈니스) 집단인가를 가르는 기로에 서있다. 이 갈림길에서 끝내 사기협잡 집단의 길을 고수한다면, 머잖아 소멸될 것이다. 이미 소멸의 징후가 곳곳에 나타나고 있지만 종권을 거머쥔 적주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외려 종단을 살리려는 이들을 종단 질서를 부정하는 극단세력으로 몰아붙인다.

조계종을 사기협잡 집단으로 만든 적주 및 그 부역세력만큼이나 안타까운 것이 나머지 대중들이다.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그들은 아직도 침묵하고 외면한다. 이유는 두려움과 안일함, 그리고 비겁함일 것이다. 그들은 88세 노승이 스러지는데도 복지부동이다. 그러니 이런 수준의 집단이 망하는 건 놀랄 일도 아니다.

‘나라 해치는 자나 포기한 자나 원수 아닌가?’

‘나라를 해치는 자만이 나의 원수가 아니라 나라를 구할 수 없다고 포기한 자 또한 원수가 아니겠는가?’라는 이승만의 말이 아니더라도, 소멸로 치닫는 종단현실을 외면하고, 바로잡아 살리기를 포기한 출가대중은 귀의처일 수 없다. 끝내 행동하지 않는다면 존경과 공양을 받을 자격이 없을뿐더러, 불교를 팔아 살아가서도 안 될 것이다.

단식 4주째에 접어들어서야 일각에서 술렁이는 조짐이 보인다. 원로스님들을 중심으로 일련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고, 청년 및 지식인 불자들의 참여가 시작되고 있다. 원로법사 선진규 정토원 원장의 “보도된 기사만 보고도 스님이 정말 목숨을 걸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는 언급처럼 이번 단식은 위법망구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설조스님은 건강 체크 외에 일체의 진료를 거부 중이다. 유언은 물론 장례절차까지 상좌와 주위에 벌써 당부해 놓은 상태다.

“아무것도 기약한 것이 없고, 내일은 없다”

“아무것도 기약한 것이 없고, 내일은 없다고 생각하니, 시간이 참 빨리 지나간다”며 씁쓸하게 미소 짓는 설조스님의 표정이 처연하다. 아침에 일어나 찾아온 분들에게 당신의 생각과 의지를 알리다보면 어느새 점심때가 되고, 그리고 난 후 또 불자들 몇 팀을 만나다보면 금세 저녁예불을 알리는 조계사의 종소리가 들린다는 것이다.

설조스님을 찾아와 큰절을 올리며 스님의 건강과 불교가 처한 현실을 걱정하는 불자들의 눈에는 어김없이 눈물이 흐른다. 존경과 미안함의 눈물, 고마움과 슬픔의 눈물일 것이다. 설조스님을 찾는 불자들의 발길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옛 도반스님을 비롯해 몇몇 스님들도 이따금씩 눈에 띄지만 대부분은 재가자들이다.

그러나 적주와 그 부역자들은 여전히 사태를 왜곡하는데 여념이 없다. 태고종과 합치겠다며 돌연 태고종을 찾아가질 않나, 문화재관람료를 정부에게 받겠다며 관련법 개정을 요구하질 않나…, 국면을 돌려보려는 얄팍한 꼼수가 분출한다. 오랫동안 부당한 종권에 부역하며 돈과 권력을 공유했던 위장개혁 세력들은 예상대로 관변단체를 만들어 적주들 비호에 나섰다. 사실 94년 종단개혁의 성과를 대부분 차지했던 그들이 어느새 적주와 하나가 되었으니, 더 말해 무슨 소용이랴.

“적주와 하나가 되었으니, 더 말해 무슨 소용이랴”

특단의 변화가 없다면 한국사회에서 불교는 조만간 의미 없는 존재로 전락할 게 뻔하다. 불조 앞에 이보다 더 큰 죄는 없다. 인과는 분명한 것이니, 불교문화를 꽃피웠던 중앙아시아의 국가들이 오늘날 모두 회교국이 되어 불교문화는 흔적으로만 남은 일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다. 그런데도 13,000여 출가대중들은 몇몇 적주들에게 맥없이 끌려 다니니 참으로 딱하다. 도척의 무리와 크게 다를 게 없다.

바다가 시체를 뭍으로 밀어내듯 적주는 교단 밖으로 내쳐져야 정상이다. 그래야 건강한 승가가 형성되고 청정한 교단이 전승될 수 있다. 설조스님의 목숨 건 용맹정진은 어쩌면 한국불교의 승단이 정상화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설조스님이 죽음을 불사하면서 만들어낸 청정승가 회복의 소중한 계기를, 출가대중이 결코 외면해선 안 되는 이유다.

“적주는 교단 밖으로 내쳐져야 정상”

두려울 것이 무엇인가? 교단이 바로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불교적폐 청산에 나선 재가자들의 든든한 뒷받침이 있고, 불교가 바로서기를 바라는 국민들의 폭넓은 지지가 함께 하고 있지 않은가? 부디 1만3,000 스님들 모두가 대장부로 우뚝 서겠다는 출가 때의 초심을 진지하게 돌아보시기 바란다.

이학종
전 미디어붓다 대표기자, 미붓아카데미 대표, 시인이며, 두 자녀의 이버지다. 경기도 양평에서 태어났다. 서울 보성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단국대학교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한 후 동국대 불교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충청남도 당진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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