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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안전한 지구 사용 설명서

"과도한 소비는 지구가 아프면 지구에 있는 모든 생명체가 아프고, 더 나아가 생존의 위협에 처할 수밖에 없다"

‘가장 안전한 지구 사용 설명서’는 무엇일까? 표현이 인상적이다. ‘안전한 지구’와 ‘사용 설명서’가 눈에 들어온다. LG그룹이 ‘THE PRESENT FOR FUTURE GENERATION’라는 설명을 넣어 기술, 에너지, 미래 등 세 낱말을 중심으로 ‘에너지의 미래’, ‘미래의 에너지’를 다룬 광고다. 과도한 자원 소비는 지구가 아픈 가장 큰 이유다. 인류의 자원과 자원의 소비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이런 측면에서 ‘가장 안전한 지구 사용 설명서’는 의의가 있고 생각할 것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LG, 가장 안전한 지구 사용 설명서  

“좋은 에너지가 지구를 살린다”

사람과사회™ 2018 겨울 & 2019 봄 통권8·9호

가장 안전한 지구 사용 설명서’는 무엇일까? 표현이 인상적이다. ‘안전한 지구’와 ‘사용 설명서’가 눈에 들어온다. LG그룹이 ‘THE PRESENT FOR FUTURE GENERATION’라는 설명을 넣어 기술, 에너지, 미래 등 세 낱말을 중심으로 ‘에너지의 미래’, ‘미래의 에너지’를 다룬 광고다. 과도한 자원 소비는 지구가 아픈 가장 큰 이유다. 인류의 자원과 자원의 소비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이런 측면에서 ‘가장 안전한 지구 사용 설명서’는 의의가 있고 생각할 것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인류가 그동안 사용한 에너지와 미래에 사용할 에너지에 대한 설명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설명 중 흥미를 끄는 것은 ‘시대별 일일 에너지 사용량’이다. 광고는 인포그래픽(Infographics)과 영상을 넣어 쉽게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에너지’와 ‘가장 안전한 지구 사용 설명서’의 의미를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글에 있는 사진이나 그래프는 LG그룹, 위키백과, 가장 안전한 지구 사용 설명서 화면 갈무리 등을 이용해 넣은 것이다.

사람이 코끼리보다 힘이 센 까닭은?

광고, ‘가장 안전한 지구 사용 설명서’는 앞부분에서 ‘사람이 코끼리보다 힘이 센 까닭’을 묻는다. 그러면서 코끼리의 삶은 10만 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하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사람은 다르다고 강조한다. 사람은, 인류는 에너지와 함께 끊임없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불을 다룰 수 있는 능력을 갖추면서 사람은 기술을 갖게 됐고 산업혁명을 이뤘다. 또 석유와 전기를 사용하면서 현대 문명의 불을 지폈다고 설명한다.

오늘날 한 사람이 쓰는 에너지는 100여 명 정도의 원시인 부족 전체가 쓰는 것과 똑같다. 자동차, 스마트폰, 컴퓨터, 비행기, 배, 그리고 현대 문명에 들어 있는 각종 편의시설을 움직이는 에너지 등 다양하다. 근대와 현대를 지나면서 일상의 생활은 에너지가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에너지, 다시 생각하기

원시 시대부터 지금까지 인류가 사용한 에너지를 비교한 것을 보면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다. 그래서 지구 사용 설명서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에너지를 만들고, 저장하고, 쓰는 방법을 다시 생각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과거에 쓰던 에너지와 지금 사용하는 에너지는 어느 정도 차이가 날까?

설명서에서 밝힌 시대별 에너지 사용량은 어느 정도일까. 100만 년 전 원시인이 하루에 쓰는 에너지 사용량은 2,000kcal, 기초대사량은 1,500kcal였다. 거의 모든 에너지는 먹는 음식으로 얻었고 생존에 사용했다. 10만 년 전 수렵인이 하루에 사용한 에너지는 5,000kcal였다. 90만 년 동안 고작 3,000kcal가 늘었다. 600년 전 농경인이 하루에 쓰는 에너지는 1만6,000kcal로 늘었는데, 원시인과 비교하면 13배 늘었다. 에너지도 주로 물살, 바람 등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에너지를 사용했다.

산업과 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하던 시기에 오면서 에너지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대폭 늘어난다. 150년 전 산업혁명시대에 오면 7만7,000kcal로 대폭 늘었다. 이는 석탄 등 화석 연료를 사용하면서 크게 늘었는데, 1명이 쓰는 에너지는 원시인 38명이 쓰는 것과 같다. 현대인은 23만kcal로 늘었다. 150년 전과 비교하면 3배가 늘었다. 원시인이 쓰는 에너지와 비교하면 오늘날 1명이 쓰는 에너지는 원시인 115명이 쓰는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

불쑥 날아든 ‘지구 남용 청구서’

산업혁명 이후 인류의 에너지 사용량은 급격히 늘었는데, 시간적으로 보면 대략 100년이다. 지구 사용 설명서는 이 같은 현상을 ‘100년의 남용, 42만 년의 평화를 깨다’로 설정했다. 그러면서 “인류는 화석 연료를 거침없이 사용했다”며 “덕분에 많은 것을 얻었지만 뒤늦게 날아온 청구서에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또 “이산화탄소 농도가 짙어지고 지구 온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지난 200년 동안 석탄과 석유에 지나치게 의존한 결과, 삶의 터전인 지구가 멍들고 있다”고 진단한다.

설명서 설명에 따르면, 수만 년 동안 지구의 평균 온도는 14~15도 사이를 오갔다. 그러나 산업혁명 후 패턴이 달라졌다. 1970년대 이후 불과 40여 년 사이 지구 평균 기온은 0.6도나 올랐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21세기가 끝날 무렵 지구 온도는 현재보다 최고 5도 더 오를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런 상황이 오면 식물과 동물은 물론 인류도 생존을 장담하기 힘들다.

온도 상승은 분명히 위기 신호다. 설명서는 온난화의 주범 격인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세 역시 심상치 않고 지적한다. 온실가스의 80%는 이산화탄소다.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난 42만 년 동안 180~280ppm을 오갔다. 그러나 20세기 들어 300ppm을 넘어섰고, 현재는 398ppm까지 치솟았다. 수십만 년 동안 거의 변화가 없었던 이산화탄소가 100년 만에 수직으로 상승한 것이다. 또한 지구 온도는 21세기에 들어선 이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2005, 2012, 2014, 2015년 등 네 차례에 이른다.

자유의 여신상, 장화를 신어라

기온 상승과 이산화탄소 증가는 어떤 현상, 아니 어떤 재앙을 불러올까. 설명서에 있는 표현을 옮기면, 2100년 즈음 뉴욕은 물에 잠기게 된다. 그래서 자유의 여신상은 장화를 신어야 한다. SF 영화에서 보던 기후 재난이 영화가 아닌 현실이 된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옮기면 아래와 같다.

“2100년 뉴욕은 물에 잠긴다. 북극과 남극의 얼음이 녹으면 북극곰만 살 곳을 잃는 게 아니다. 인도양의 아름다운 섬나라 몰디브의 해발 고도는 고작 1.5m.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국토가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 50년 후에는 물에 국토가 모두 잠길 위기다. 몰디브 정치인들은 이런 비극을 알리려고 스쿠버 장비를 착용하고 ‘수중 국무회의’를 열기도 했다. 해발 고도 5892m의 킬리만자로. 아프리카에서 눈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만년설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킬리만자로의 눈’은 소설 제목으로만 남을지도 모른다. 2100년이면 뉴욕 등 저지대 해안도시 상당수가 침수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이런 일을 예견이라도 하듯 뉴욕 리버티섬의 ‘자유의 여신상’은 슬리퍼를 신고 있다. 한국에서도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면서 명태, 쥐치 등 한류성 어종이 실종됐다. 대신 참다랑어, 흑새치 등 온대·아열대성 어종이 잡히기 시작했다. 심각한 가뭄이 이어지다가 폭우로 물난리가 나고,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다가 한파가 몰아치는 것도 지구의 균형이 깨진 탓이다.”

수십만 년 동안 인류의 터전인 지구가 지속적인 온도 증가로 앓고 있다. 석유, 석탄 등 자원을 이용하면서 눈부신 기술 문명을 이뤘지만, 적절함이 부족한 문명 때문에 받아야 할 대가는 참혹할 수 있다. 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는 기후 변화에 인류가 공동으로 대처하자는 실천의 모습이고, 1997 교토의정서(Kyoto Protocol)는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고민의 흔적이다.

하지만 교토의정서는 고민은 있으나 실천은 부족했다. 그래서 나온 게 ‘플랜 B’라 할 수 있는 2015년 파리협약(Paris Agreement)이다. 협약은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5도 이내로 억제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도국, 극빈국 등 195개 국가가 만장일치(미국 2017년 6월 탈퇴)로 채택했다.

신재생에너지 시대

지구 사용 설명서는 앞으로 태양·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한다. 광고 안에 넣은 동영상은 희망을 담은 메시지도 소개하고 있다. △미국 태양관 관련 종사자 20만9000명 △사우디아라비아, 태양광 산업에 2400억 달러(약 240조원) 투자 등이다.

그러면서 에너지와 전기자동차 전문가인 토니 세바(Tony Seba)가 쓴 『에너지 혁명 2030 : 석유와 자동차 시대의 종말, 전혀 새로운 에너지가 온다』(교보문고, 2015, Tony Seba, 『Clean Disruption of Energy and Transportation : How Silicon Valley Will Make Oil, Nuclear, Natural Gas, Coal, Electric Utilities and Conventional Cars Obsolete by 2030』, 2014)를 소개하며, “돌이 없어져서 석기 시대가 끝난 게 아니다, 더 나은 청동기가 등장해 돌을 쓸모없게 만들었다”는 말을 인용한다. 화석 연료 시대도 석유 및 석탄 자원의 고갈이 아니라 태양광에너지 같은 새 기술에 의해 대치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한다.

신기술의 비약, 예측을 뛰어넘다

이어서 다루는 내용은 기술과 전망이다. ‘새로운 기술이 만드는 변화는 생각보다 더 빠르다’는 데에 초점을 두고 신기술이 기존의 예상을 뛰어넘는다고 설명한다. 예상했던 결과가 나오는 현실을 중심으로 설명하는 내용이다.

1990년 인터넷을 사용하기 시작했을 무렵 “약 20년 후에 10억 개의 기기가 인터넷에 연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시에는 ‘천문학적 숫자’였다. 하지만 현실은 이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인터넷에 연결된 사물은 2013년 약 100억 개, 2020년에는 500억 개, 2040년에는 1조 개가 인터넷에 연결될 것이다.

2016년 3월 열린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에 대해 국내외 전문가들은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이세돌 9단이 알파고를 이길 것으로 예상했다. 어떤 전문가는 바둑은 경우의 수가 무한한 만큼 컴퓨터가 인간을 이기려면 적어도 40년은 걸릴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다섯 차례 대국에서 인간은 한 번 승리했다.

태양광 화성탐사선, ‘놀라움’을 낳다

기술의 발달이 예측을 뛰어넘는 현상을 설명한 후에는 눈 깜짝할 사이에 ‘신재생에너지 시대’로 전환할 수 있다는 내용이 이어진다. 태양광 가격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는 수치도 제시한다. 1970년 태양광 패널 가격은 1W당 100달러 수준이었다. 그러나 그래프에서 보듯이 현재는 65센트 수준이며, 2020년에는 35센트에 이를 전망이다. 1970년대와 비교하면 1/286 수준이다.

그러면서 태양광 에너지가 갖고 있는 장점, 내구성이 좋다는 설명을 덧붙인다. 설명의 예는 2004년 태양광 패널로 에너지를 공급받도록 제작한 화성탐사선 ‘오퍼튜니티(Opportunity)’라고 부르는 ‘MER-B’다. 미 항공우주국(NASA) 엔지니어팀은 당초 3개월간 1km 움직이며 임무를 수행하면 탐사선이 수명을 다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오퍼튜니티는 먼지 폭풍 속에서 10년 넘게 38km를 누비며 약 17만 장의 사진을 지구로 전송했다.

기존 에너지 시스템을 바꾸다

태양광을 비롯해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만드는 신재생에너지는 많은 것을 바꿀 수 있게 해준다. 지구 사용 설명서 설명에 따르면, 미래에는 도시 전체가 발전소가 된다. 빌딩은 에너지 자급자족과 판매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시대다. 주택은 작은 발전소가 되는데, 낮에 태양열을 충전해서 밤에 전기차를 충전하는 시스템이다.

미래에는 에너지를 생산하고 저장하고 사용하는 방식이 바뀐다. 태양, 바람, 지열 등 자연은 무한의 에너지를 제공한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메가트렌드다. 그래서 에너지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어느 정도로 변할 수 있을까. 설명서의 설명은 놀라운, 아니 꿈같은 이야기다. 지구로 도달하는 태양광 에너지를 90분 동안 모으면 인류 전체가 1년 동안 모든 활동과 산업에서 필요한 양으로 충분하다. 설명서에 나오는 이야기는, 지금으로서는, SF 영화에 나올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가 새로운 에너지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은 2020년까지 30조원을 투자해 1300만kW 규모의 신재생발전소를 확충하는 등 신에너지산업 분야에 42조원을 투자한다.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도 ‘포스트 오일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석유 없는 사우디’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태양광 발전에 2400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았다. 태양광 에너지를 활용하면 광역 전력망을 구축하지 않아도 오지에 불을 밝힐 수 있다. 선진국뿐 아니라 개발도상국도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전력을 쏟는 이유다.

전 세계, 신재생에너지를 준비하다

미래의 에너지를 다룬 LG 광고를 살펴봤다. 광고에는 몇 년 전 자료가 들어 있지만, 에너지와 기술을 결합해 태양광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를 잘 만들 경우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는 데는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신재생에너지를 준비하는 시간은 앞으로 10년이 좌우한다는 전망이 많다.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가 신재생에너지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광고에 담은 내용을 다시 한 번 살펴보자. 새로운 에너지를 만드는 게 왜 중요하고 왜 필요한 것인지 느낄 수 있다면, ‘가장 안전한 지구 사용 설명서’라는 제목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국가별 신재생에너지 정책 및 계획
Korea 202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42조원 투자. ESS(에너지저장장치) 사용해 전기요금 절감하면 추가 할인 혜택 제공
Germany 지난 10년 동안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6%에서 33%로 끌어올림. 바람 불고 햇볕 강할 땐 풍력과 태양광으로 전력 50% 생산
USA 2015년 말, 신재생에너지 지원 법안 5년 연장. 힐러리 클린턴, “2020년까지 태양광 규모 140GW로 늘리겠다”고 공약
Portugal 2016년 5월에 나흘 동안 신재생에너지로만 100% 전력 공급 신기원
China 2015년 태양광 발전 43GW(원자력 발전소 43기 규모)
Denmark 2015년, 국가 전력 42%를 풍력에서 충당. 바람 많이 부는 날엔 주변국에 전기 수출
Uruguay 전체 전력의 94.5%를 신재생에너지로 생산
Saudi Arabia “석유 없는 사우디 만든다”, 태양광 발전에 2400억 달러 투자 계획
Australia 2020년까지 전력원 20% 신재생에너지로 대체. 관광명소 캥거루섬 100% 에너지 자립섬 구축 검토
Kenya 소비 전력의 75%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부터 공급
Haiti 태양광 발전으로 수도 포르토프랭스 대학병원 에너지 100% 충당
India 2022년까지 100GW 태양광 발전 설치. 태양광 시장 2014년 1GW에서 2015년 3GW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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