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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는 塗褙다”

“페인트는 도배다, 친환경 페인트가 도배지 대체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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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백 대표가 새로 시작한 사업을 아주 짧게 표현하면 ‘페인트가 곧 도배’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 ‘종이로 도배하는 시대는 끝났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는 또한 ‘페인트 사용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라 할 수 있다. 페인트가 도배를 대신한다는 것, 이 개념은 아직 우리에게 낯선 방식이다. 하지만 종이를 이용한 도배는 점차 줄어들고 그 자리를 페인트가 차지할 것이라는 것은 이미 시작됐다.

페인트 사용에 대한 새로운 발견

“페인트는 도배다, 친환경 페인트가 도배지 대체할 것”

2014년 9월의 끝자락인 29일 강원도 평창을 찾았다. 내비게이션으로 도착한 곳은 대한민국 강원도 평창군 대화면 대화리, 대화초등학교 정문이다. 대화초교 정문 건너편에서 페인트 사업을 하고 있는 함영백(52) 대표를 만나기 위해 찾은 곳이다.

함 대표는 평창에서 페인트를 이용해 벽지를 대신하는 새로운 사업을 하고 있다. 기존에 사용하던 종이 도배지를 친환경 페인트로 바꿔 쓰도록 하는 사업이다. 종이 벽지 자리를 페인트가 차지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남들보다 먼저 이 사업을 시작했다.
함 대표를 만나 페인트로 벽지를 대신하는 사업에 대해 들었다.

“페인트는 종이 벽지 대체할 차세대 도배 방식”

“종이는 가라. 이제는 페인트로 도배하는 시대다.”
함 대표가 새로 시작한 사업을 아주 짧게 표현하면 ‘페인트가 곧 도배’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 ‘종이로 도배하는 시대는 끝났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는 또한 ‘페인트 사용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라 할 수 있다. 페인트가 도배를 대신한다는 것, 이 개념은 아직 우리에게 낯선 방식이다. 하지만 종이를 이용한 도배는 점차 줄어들고 그 자리를 페인트가 차지할 것이라는 것은 이미 시작됐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일찍 미래를 본 사람들은 종이 대신 페인트를 도배에 사용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사업을 시작했다. 함 대표는 이 같은 새로운 흐름을 미리 읽고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특히 새로운 사업이 지방까지 오려면 몇 년 정도의 시간에 걸리기 때문에 새로운 흐름을 알고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 대표는 “선점을 하지 않으면 새로운 비즈니스는 사업의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에 빨리 시작해야 한다”며 “아직 출발 단계이기 때문에 페인트 도배는 많지 않지만 이를 알리기 위해 평창은 물론 인제, 봉평, 정선, 인제, 영월 등 가까운 곳부터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설명을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연은 노력하는 사람에게 운명이 놓아주는 다리”

함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으며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 나오는 ‘우연이란 노력하는 사람에게 운명이 놓아주는 다리’라는 대사가 생각났다. 페인트 벽지 사업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함 대표가 처음부터 페인트로 벽지를 대체하는 아이디어가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페인트만 칠하는 방식으로는 벽지처럼 무늬나 모양새를 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롤러를 이용해 무늬를 넣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페인트를 칠한 후 롤러를 이용해 벽지처럼 모양을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페인트 벽지 사업은 페인트를 소재로 사용하면서 기존 벽지처럼 모양을 낼 수 있어야 가능하다. 함 대표는 페인트 벽지 사업을 구상했던 초기 때에는 모양을 낼 방법이 없어 포기하려 했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 미련이 남아 있었고 인터넷에서 여러 모양을 낼 수 있는 롤러를 찾아 벽지처럼 무늬를 넣을 수 있었다.
함 대표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무늬는 보리쌀, 꽃 모양 경첩, 장미, 그래픽 장미, 도형, 코스모스, 대죽(대나무), 퍼레이드 등 다양하다”며 “특이한 것은 어르신이 많은 지방이지만 장미 무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또한 코스모스는 평창에서 인기 있는 무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총 32개 무늬가 있었는데, 나머지는 단종이 되고 현재는 주로 8개 무늬를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함 대표가 지금까지 작업한 곳은 대략 300곳이다. 은색 무늬는 주로 봉평에서 많이 사용했고 금색은 대화에서 많이 사용했다. 하지만 지역을 구분하지 않고 선호하는 무늬는 코스모스와 장미라고 귀띔을 해줬다. 어르신이 많아 경첩과 같은 모양을 좋아할 것 같지만 의외로 장미나 코스모스, 그래픽 등 젊은이나 도시에서 선호하는 모양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사람 직접 만나 설명하는 방법이 최고”

함 대표가 시작한 페인트 벽지 사업은 현재 생소한 분야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에게 벽지 대신 페인트로 도배를 하라고 하면 금방 이해하는 이들이 드물다. 사업 초기에는 전단을 만들어 5일장이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장 등을 돌며 뿌렸다. 하지만 관심을 갖는 이는 거의 없었다. 전화를 하는 이들이 일부 있었을 뿐 페인트 벽지를 선택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래서 찾은 방법이 직접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었다.
“전단을 뿌렸지만 별 반응이 없어 사람들을 직접 만나기 시작했다. 친환경 페인트로 도배를 하면 벽지보다 더 좋은 점을 설명하고 이를 이해할 수 있어야 반응이 왔기 때문이다. 이해를 하지 못하면 벽지에서 페인트로 바꿀 수 있는 사람이 현재로서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직접 만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함 대표가 사람들을 만나 설명하는 것은 생각보다는 간단하다. 벽지를 사용하지 않고 페인트를 이용하면 된다는 설명이 핵심이다. 페인트를 이용할 때 좋은 점이 많다는 설명과 이 설명을 위해 투자하는 시간이 더 중요하고 길다.
국가기술자격증을 갖고 있는 함 대표가 이런 설명을 하러 갈 때는 ‘종이는 가라’는 제목을 붙인 설명판을 들고 간다. 설명판에는 페인트 무늬 샘플과 페인트 도배의 장점과 설명을 담은 내용이 들어 있다. 여기에는 ‘이제는 종이를 바르지 않아도 도배를 할 수 있는 시대가 왔습니다’는 글과 ‘이제는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 천연 액체를 바르는 벽지로 도배를 시공해 보세요’라는 글 등이 들어 있다.
함 대표는 “페인트를 이용한 도배는 곰팡이 방지제 등으로 먼저 작업을 하고 친환경 페인트를 칠한 후 여기에 친환경 페인트로 무늬를 넣는 작업을 한다”며 “이중으로 페인트칠을 하는 방식인데, 화재가 나도 불이 붙지 않기 때문에 화재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화학 재료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건강에도 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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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 대표는 인터뷰를 마치고 유명한 매운탕집이 있다며 자동차로 5~10분 거리에 있는 맛집으로 안내했다. 건물은 40년이 됐고 매운탕을 30년 이상 끊이고 있는 곳이다. 간판도 ‘거기 매운탕’이라는 상호를 갖고 있어 소박하다.

“나는 ‘걸어 다니는 예술가’”

함 대표는 28세에 결혼을 했다고 한다. 현재 30세의 쌍둥이 남매를 두고 있다. 페인트 사업을 하기 전 대기업 건설회사에서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부터는 국내의 대표적인 페인트 회사를 다녔다. 특히 페인트 회사를 다니다 지금은 페인트 사업을 하고 있는 까닭에 스스로를 ‘걸어 다니는 예술가’라고 부른다고 한다. 페인트로 아름답게 칠을 하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보다 더 잘 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예술가이고 여러 곳을 걸어 다니며 일을 해야 하기에 붙인 애칭이다.
함 대표는 강원도 정동진에 있는 선크루즈호텔 건설 현장에서 4년 동안 페인트 관련 일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을 한다고 해서 페인트 회사를 그만두고 2000년 봉평에서 페인트 대리점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대화 대리점은 2006년에 문을 열었다.
하지만 페인트 도배를 하기 전까지는 페인트를 판매하고 칠하기 작업을 하는 게 거의 대부분이었다. 지방에서는 페인트를 사용하는 일이 많지 않은 까닭에 수입이 풍족하지는 않았다. 더구나 지난 2012년 5월 현장을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약 2년 4개월 동안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안타까운 일이 생겼다.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승용차와 추돌해 왼쪽 발과 발가락을 심하게 다쳤다. 지금도 엄지발가락만 빼고 3개 발가락이 불편한 상태다. 뿐만 아니라 보험사와 협의가 잘 되지 않아 법적 다툼을 계속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말 퇴원했지만 그동안 일을 하지 못해 대리점은 방치 상태에 있었고 월세도 밀려 있는 상황이다.
함 대표는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금의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뭔가 새로운 사업 방식이 필요했다”며 “페인트 업계에서 근무하다 페인트 대리점을 시작했으니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것도 페인트로 승부를 거는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도배를 종이 대신 페인트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나오게 된 이유이자 배경이기도 하다. 화학제품으로 만든 페인트가 아닌 친환경 페인트와 벽지처럼 무늬를 넣을 수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함 대표는 “대도시나 개인이 페인트로 도배를 하는 것은 아직 일부지만 앞으로 확산이 될 것이 분명하고 이 같은 변화를 이곳(강원도 대화)에서 먼저 시작하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좋은 일이 꼭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함 대표는 인터뷰를 마치고 유명한 매운탕집이 있다며 자동차로 5~10분 거리에 있는 맛집으로 안내했다. 건물은 40년이 됐고 매운탕을 30년 이상 끊이고 있는 곳이다. 간판도 ‘거기 매운탕’이라는 상호를 갖고 있어 소박하다.


‘페인트 도배 선구자’를 꿈꾸는 함영백 대표

“내 꿈은 ‘페인트 도배 선구자’로 성공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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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은 열심히 사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리고 페인트 도배의 선구자가 되는 것이다. 이게 희망이고 또 될 것이라 믿고 있다. 소망은 가족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싶다. 매년 같은 날, 같은 시간에 가족사진을 찍어 계속 보관하고 싶다.”

▲페인트 도배를 왜 시작하게 됐나?

앞서가고 노력해야 한다. 기존 방식으로는 성장하기 어렵다. 뭔가 새로운 것을 하는 게 좋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페인트를 이용해 무엇인가를 하고 싶었고 그게 페인트 도배였다. 기름 값을 들여 발품을 팔며 사람들을 직접 만나 페인트 도배를 이야기한다. 먼저 시작해야 하고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선구자는 성공하기 마련이다.

▲페인트 도배가 좋은 점은 무엇인가?

친환경 페인트에 대한 좋은 점은 인터넷만 검색해도 많은 정보를 알 수 있다. 습도 조절, 초기 홰재 예방, 곰팡이 원천 차단. 유해물질 차단, 시멘트 독성 차단, 원적외선 방출, 탈취 및 항균 기능, 실내 공기 품질 개선 효과 등 정말 많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는 안방을 가져온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는 점이다. 친환경 페인트는 황토로 만든 집과 같은 효능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무늬가 지겨워서 바꾸지 않는 이상 아주 오랫동안, 그러니까 수십 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색이 변하지도 않아 처음 색깔이 바뀌지도 않는다. 도배지는 앞으로 점차 사라질 것이다.

▲비용은 얼마나 드나?

12평을 기준으로 보면 하루 반나절 정도 작업을 해야 한다. 벽지를 뜯어내고 3.3㎡(1평) 정도면 4만원, 도배지 위에 곧장 페인트 작업을 하면 3만5000원 정도다. 도배지가 있어 생긴 돌출 부분은 페인트를 여러 번 칠해서 보이지 않게 한다. 실크 도배지(종이)가 보통 2만7000원 정도 하는데 10년에 한 번 갈아야 한다고 계산하면 비싼 것도 아니다. 이사할 때 도배하는 것을 감안한다면 집 주인이나 건물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경제적으로도 이익이다.

▲앞으로의 계획과 바라는 게 궁금하다.

계획은 열심히 사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리고 페인트 도배의 선구자가 되는 것이다. 이게 희망이고 또 될 것이라 믿고 있다.
소망은 가족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싶다. 매년 같은 날, 같은 시간에 가족사진을 찍어 계속 보관하고 싶다. 지난 2013년 9월 봉평메밀꽃축제에 가서 화가에게 가족이 함께 있는 그림을 그려 달라고 해서 가져왔다. 올해 9월에도 그림을 그렸다. 더 있다. 어디로든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고 싶다. 그리고 다시 사랑도 하고 결혼도 하고 싶다.
좋은 일도 하고 싶다. 내년부터는 평창 지역에 한해 노인 등 어려운 분들을 대상으로 페인트 도배를 무료로 봉사하고 싶다. 내년에 (자동차 사고 관련) 보험사와 소송이 끝난 후부터는 가능할 것 같다. 월 1회 정도 봉사할 생각인데, 면 단위로 시작하려 한다.

▲끝으로 꼭 하고 싶은 말씀은?

자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인데, ‘아이들아,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게 있다. 더 열심히 해서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

함영백
건설회사 삼환까뮤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삼환까뮤를 근만 두고 페인트 회사인 노루표, 제비표 등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다.
2000년 강원도로 옮겨 페인트 대리점 사업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종이 대신 페인트로 도배를 하는 새로운 사업을 강원도 평창을 중심으로 펼치고 있다.

About 김종영™ (937 Articles)
사람과사회 발행인이자 편집장이다. ‘글은 사람과 사회며, 좋은 비판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을 좋아한다. weeklypeopl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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