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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동감·합의 이끌어야 하는 시대

"스스로 꽃을 만드는 ‘자가발전’이든 누군가의 도움으로 꽃이 피는 ‘타가발전’이든 공감과 동감, 이를 통한 합의와 실천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흔들림 없이 피는 꽃은 없다. 교황의 연설을 보며 기후변화협약에 대한 전 세계의 공감과 동감, 미국과 쿠바의 관계 변화 등은 결국 ‘실천 의지의 실천’에서 얻은 고귀한 꽃이다. 그러기에 통일과 평화도 실천의 꽃을 피우지 않으면 안 되는 때가 바로 지금이다. 즉, 실천이 답이고 꽃이다. 희망을 행동으로 바꿔야 하고 행동이 희망인 시대다.

프란시스 교황은 한국 시각으로 9월 25일 새벽, 미국 의회 연설에서 ‘정치란 무엇인가’라는 내용을 담았다. 교황의 연설에서 주목을 끄는 대목은 미국과 쿠바의 관계에 대한 것이다.

“미국과 쿠바는 고통스러운 역사적 사건과 연결된 역사적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몇 달 사이에 이뤄진 노력을 인정해주고 싶다. 가능한 방식으로 그런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은 나의 의무다. 또한 현재 분쟁을 겪어온 나라들이 대화의 길을 계속 간다면 모두를 위한 새로운 기회들이 열릴 것이다. 이는 용기와 담대함을 필요로 하는 것이며 지금도 그렇다.”

교황은 미국과 쿠바가 ‘고통스러운 역사적 사건’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와 연결된 역사적 차이를 극복했다며 현재 분쟁을 겪고 있는 다른 나라가 대화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열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대화는 끊임없는 관계의 지속이다. 물론 심한 싸움을 하고 있을 때는 서로 간에 나누는 말이 감정을 더욱 격하게 만들기도 한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대화를 이어간다는 것은 공감과 합의에 더 가까이 가는 방식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래서 미국과 쿠바, 쿠바와 미국이 오랜 세월 동안 불편한 관계를 마치고 ‘새로운’ 관계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갖게 된 상황은 우리로서는 의미가 남다르다.

“미국과 쿠바는 고통스러운 역사적 사건과 연결된 역사적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몇 달 사이에 이뤄진 노력을 인정해주고 싶다. 가능한 방식으로 그런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은 나의 의무다. 또한 현재 분쟁을 겪어온 나라들이 대화의 길을 계속 간다면 모두를 위한 새로운 기회들이 열릴 것이다. 이는 용기와 담대함을 필요로 하는 것이며 지금도 그렇다.”

“미국과 쿠바는 고통스러운 역사적 사건과 연결된 역사적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몇 달 사이에 이뤄진 노력을 인정해주고 싶다. 가능한 방식으로 그런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은 나의 의무다. 또한 현재 분쟁을 겪어온 나라들이 대화의 길을 계속 간다면 모두를 위한 새로운 기회들이 열릴 것이다. 이는 용기와 담대함을 필요로 하는 것이며 지금도 그렇다.”

기후변화협약, 미국과 쿠바, 그리고 교황의 연설

관용어처럼 사용하고 있는 ‘분단 시대’, ‘분단 국가’, ‘통일 한국’, ‘동북아 평화’ 등의 낱말을 ‘새로운’ 뜻으로 바꿀 수 있는 자극을 주는 까닭이다. ​세계기후금융포럼은 2015년이 ‘기후변화’ 문제에 있어서 두 가지 측면에서 매우 중대하고 상징적인 해라고 설명한다. 하나는 21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가 올해 말 열리기 때문이며, 다른 하나는 녹색기후기금(GCF, Green Climate Fund)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해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교토의정서를 대체해 2020년 이후 새롭게 적용할 기후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21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를 오는 11월 30일부터 12월 11일까지 개최한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1일부터 11일에는 독일 본에서 당사국총회(COP21)를 준비하기 위한 유엔기후변화협약 협상회의를 열기도 했다.

특히 전 세계의 관심 대상인 기후변화는 늘 주목의 대상이다. 1972년, 저명한 과학자 단체가 미국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다. 지구의 기온이 이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전염병과 기근, 전쟁이 일어날 것을 걱정했다.

이는 인류역사상 처음으로 ‘기후변화’ 문제를 심각하게 접근한 것이었고 이들은 ‘새로운 빙하기’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후 인위적인 온난화의 문제는 ‘세계의 화두이자 담론’으로 떠올랐고 지구온난화 재앙 시간표,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인류의 생존을 위한 지구적 노력 등이 줄을 잇고 있다.

쿠바와 미국의 관계, 그리고 기후변화협약을 언급한 것은 한반도 통일과 동북아시아의 평화에 대한 오랜 논의를 마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은 공감과 동감과 합의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바람은 늘 있었던 것이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게 의미가 없다는 이견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공감하고 동감하는 의견이 있었기 때문에 빠른 합의와 실천을 진행할 수 있었던 국제사회의 시급한 과제라는 점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미국과 쿠바의 첨예한 갈등 관계는 긍정의 신호를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화해와 협력을 모색하는 새로운 관계로 방향 전환을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시인 고정희는 <상한 영혼을 위하여>에서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 잎이라도 /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고 노래했다.

"교황의 연설은 이 점에서 다시 생각할 가치가 크다. 교황이 연설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을 보면, 늘 그랬듯이, 그는 흰색 옷을 입고 연설했다. 듣는 이를 보면 남녀도 있고 옷도 여러 색을 입고 있다. 교황의 흰색 옷이 교황으로서의 상징적인 색을 나타낸다면 듣는 이들의 여러 가지 색은 다양성이 풍부한 미국 사회를 비유적으로 드러내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교황의 연설은 이 점에서 다시 생각할 가치가 크다. 교황이 연설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을 보면, 늘 그랬듯이, 그는 흰색 옷을 입고 연설했다. 듣는 이를 보면 남녀도 있고 옷도 여러 색을 입고 있다. 교황의 흰색 옷이 교황으로서의 상징적인 색을 나타낸다면 듣는 이들의 여러 가지 색은 다양성이 풍부한 미국 사회를 비유적으로 드러내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흔들림 없이 피는 꽃은 없다

기후변화 문제도, 미국과 쿠바의 관계도 흔들림 없이 핀 꽃이 아니다. 고진감래(苦盡甘來)의 고통을 견딘 후 얻은 결실의 꽃이다. 스스로 꽃을 만드는 ‘자가발전’이든 누군가의 도움으로 꽃이 피는 ‘타가발전’이든 공감과 동감, 이를 통한 합의와 실천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남북한의 좋은 관계와 통일을 향한 길, 그리고 동북아시아를 위한 평화의 길에 이르는 꽃은 말보다 실천이 더 중요한 때가 왔다고 보기 때문이다.

교황의 연설은 이 점에서 다시 생각할 가치가 크다. 교황이 연설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을 보면, 늘 그랬듯이, 그는 흰색 옷을 입고 연설했다. 듣는 이를 보면 남녀도 있고 옷도 여러 색을 입고 있다. 교황의 흰색 옷이 교황으로서의 상징적인 색을 나타낸다면 듣는 이들의 여러 가지 색은 다양성이 풍부한 미국 사회를 비유적으로 드러내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옷 색깔만으로 다양성을 이야기하는 게 유치할 수도 있다. 논리도 약하고 그래서 설득도 어렵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우리는 이 같은 다양성이 생각했던 것보다 매우 부족하다는 인식과 비판은 상당히 많다. 또한 이에 대한 지적이 나오기 시작한 시간도 제법 흐른 상태다.

흔들림 없이 피는 꽃은 없다. 교황의 연설을 보며 기후변화협약에 대한 전 세계의 공감과 동감, 미국과 쿠바의 관계 변화 등은 결국 ‘실천 의지의 실천’에서 얻은 고귀한 꽃이다. 그러기에 통일과 평화도 실천의 꽃을 피우지 않으면 안 되는 때가 바로 지금이다. 즉, 실천이 답이고 꽃이다. 희망을 행동으로 바꿔야 하고 행동이 희망인 시대다.

About 김종영™ (915 Articles)
사람과사회 발행인이자 편집장이다. ‘글은 사람과 사회며, 좋은 비판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을 좋아한다. weeklypeopl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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