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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싱글벙글쇼’는 100조원?

트럼프, “우리가 미국 내에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게 되길 바란다. 그것이 바로 내가 여기 있는 이유 중 하나다. 한국 측에서 수십억에 달하는 장비들을 주문할 것이고, 이 부분에 대해선 이미 승인이 난 부분도 있다”…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트럼프 방한 관련 “동맹 비용 치고 너무 많지 않느냐”

트럼프는 “우리가 미국 내에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게 되길 바란다. 그것이 바로 내가 여기 있는 이유 중 하나”라며 “한국 측에서 수십억에 달하는 장비들을 주문할 것이고, 이 부분에 대해선 이미 승인이 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사진=청와대

트럼프는 1박2일 동안 머물며 100조원 규모의 무기 구입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으니 이번 방한이 무척 만족스러웠을 것이다.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가 밝힌 무기 구입비는, 대체로 늘어나는 게 거의 일상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실제에서는 더 큰 금액일 것이다. 우리는 ‘100조원짜리 트럼프 싱글벙글쇼’를 본 셈이다. 사진=청와대

100조원짜리 ‘트럼프 싱글벙글쇼’를 아십니까?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는 최근 발표한 「Watch M 주간 칼럼 제116호」(2017.11.11.토)에 게재한 ‘트럼프 방한이 남긴 것들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동맹 비용 치고 너무 많지 않느냐’는 입장을 밝혔다.

칼럼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1월 7일~8일까지 1박2일 동안 한국에 머물면서 ‘뛰어난 무기 영업’을 했다는 입장이다.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막대한 무기를 구입함으로써 미국의 일자리 창출과 이를 통한 경제적 지원을 동시에 하도록 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평택미군기지에 “우리가 미국 내에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게 되길 바란다. 그것이 바로 내가 여기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는 “한국 측에서 수십억에 달하는 장비들을 주문할 것이고, 이 부분에 대해선 이미 승인이 난 부분도 있다”는 ‘친절한 설명’을 덧붙였다.

한국이 구입할 미국의 무기 구입 규모가 얼마나 되기에 트럼프가 ‘싱글벙글’로 돌아갔을까.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가 칼럼에서 밝힌 무기 구입 비용 규모는 대략 100조 원에 이른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E-8 조인트스타스(JSTARS) 1조 6000억원
  • 그레이이글(MQ-1C) 리퍼(MQ-9), 스텔스무인공격기(RQ-170) 등 무인공격기 및 SM-3 미사일(1기당 200억원), P-8A 대잠초계기(1대당 2000억원), F-35A 20대 추가 구매(1대당 1000억원), MH-60 해상작전헬기(1대당 800억원) 등 무기 총 구매 비용 최소 7조원 추산
  • 핵 잠수함 건조 비용 1척당 2조원
  • 2017~2021년, 미국 진행 사업과 구매계획 규모 748억달러(한화 약 83조원)

트럼프는 1박2일 동안 머물며 100조원 규모의 무기 구입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으니 이번 방한이 무척 만족스러웠을 것이다.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가 밝힌 무기 구입비는, 대체로 늘어나는 게 거의 일상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실제에서는 더 큰 금액일 것이다. 우리는 ‘100조원짜리 트럼프 싱글벙글쇼’를 본 셈이다.

다음은 「Watch M 주간 칼럼 제116호」 ‘트럼프 방한이 남긴 것들’ 전문(全文)이다.

트럼프는 1박2일 동안 머물며 100조원 규모의 무기 구입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으니 이번 방한이 무척 만족스러웠을 것이다.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가 밝힌 무기 구입비는, 대체로 늘어나는 게 거의 일상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실제에서는 더 큰 금액일 것이다. 우리는 ‘100조원짜리 트럼프 싱글벙글쇼’를 본 셈이다. 사진=청와대

트럼프 방한이 남긴 것들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Watch M 주간 칼럼 제116호
2017.11.11(토).

지난 11월 7일~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일정이 마무리 되었다. 문재인 정부는 트럼프를 국빈으로 대우하며 25년 만에 국회 연설까지 하게 하는 특별 대우를 했고 경찰은 갑호 비상령까지 내리며 트럼프의 동선을 철저히 통제했다. 트럼프의 방한에 반대하는 시민들과 마주치지 않게 하기위해 광화문 대로를 역주행해 통과하고 트럼프의 국회 연설시에는 정문이 아닌 곳으로 출입시키기까지 했다.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미국 대통령의 방한은 무엇을 남겼을까.

천문학적 액수의 무기 도입과 대미 경제 지원

11월 7일 점심 즈음 오산 미 공군 기지를 거쳐 평택미군기지에 도착한 트럼프는 원래 예정에 없던 문재인 대통령의 파격적인 영접을 받은 자리에서 “우리가 미국 내에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게 되길 바란다. 그것이 바로 내가 여기 있는 이유 중 하나”라며 방한의 목적이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위한 것임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저녁에 이어진 한미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한국 측에서 수십억에 달하는 장비들을 주문할 것이고, 이 부분에 대해선 이미 승인이 난 부분도 있다”며 한국의 대규모 미국산 무기 도입을 기정사실화했다.

실제 한미 간에는 미국의 지상 감시 전략 정찰기인 E-8 조인트스타스(JSTARS)의 도입 절차에 착수했으며 4대 도입 시 그 비용은 1조 6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 그레이 이글(MQ-1C) 리퍼(MQ-9), 스텔스 무인공격기(RQ-170) 등 무인공격기들과 SM-3 미사일 (1기당 200억원), P-8A 대잠초계기 (대당 2000억원), F-35A 20대 추가 구매 (대당 1000억원), MH-60 해상작전헬기 (대당 800억원) 등 거론되는 무기들의 총 구매 비용은 최소 7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었다.

여기에 미국의 기술 지원이 유력시 되는 핵 잠수함의 건조 비용은 척당 2조원에 달한다. 11월 8일 트럼프의 방한이 완료된 직후 한미가 언론에 공개한 발표문에는 같은 날 대한상의가 주관한 기업인 간담회에서 수십여 개의 한국 기업들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미국에서 진행될 사업과 구매 계획이 담겼는데 그 액수는 748억달러(한화 약 8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트럼프는 1박 2일 간의 방한을 통해 한국 정부와 기업의 호주머니를 탈탈 털어낸 셈이다.

새로운 미국의 패권전략 인도-태평양 전략을 둘러싼 논란

트럼프의 방한은 정칙적인 측면에서도 논란을 낳았다. 한국에 오기 전 트럼프는 일본 아베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전략’을 공표했다. 이는 전임 오바마 정부의 ‘아시아회귀전략’(Pivot to Asia)의 업그레드 버전으로 기존 전략의 주요 대상국인 일본과 호주에 더불어 인도까지 포함해 남중국해는 물론 페르시아만에 이르기까지 중국을 포위•견제하는 목적을 담고 있다. 아베가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트럼프가 추인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이 새로운 패권전략은 이후 미중간 갈등의 주요한 쟁점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트럼프의 인도-태평양 전략 공표가 있던 날 중국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트럼프의 인도-태평양전략이 오바마의 아시아 재균형전략을 따르고 있지만 아태 재균형 전략은 중국의 굴기도 막지 못했고 미국에 도움이 되지도 못했다”“중국 견제가 과하면 견제자가 중국보다 더 괴로워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9일 이어진 한중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역시 “태평양은 중미 양국을 받아들일 만큼 충분히 넓다”며 이 전략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문제는 이 미국의 새로운 패권전략이 한미정상회담에서도 의제가 되었다는 점이다. 8일 한미가 공개한 트럼프 국빈 방한 관련 한미 공동 언론 발표문의 1항에는 이 전략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 신뢰와 자유·민주주의·인권·법치 등 공동의 가치에 기반한 한미동맹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안정과 번영을 위한 핵심 축임을 강조했다”라는 문구가 삽입되어 있다.

이 문구의 해석과 관련해 9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공동발표문에는 들어가 있지만 우리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하자 이어 외교부는 “미국이 새로 제시한 전략이 우리 정책 방향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함으로써 입장차를 드러낸 것이다.

결국 몇 시간 뒤 외교부와 청와대는 이 문구의 해석과 관련해 “(한미)공동의 전략적 목표 추진하는데 있어 적절한 개념인지 좀 더 협의 필요하다 판단해 미국 측 설명으로 명시하기로 합의한 것”이라는 입장을 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이 전략이 지난 10월 31일 한중 간 사드 합의의 주요 내용이었던 한국 정부의 3NO원칙(사드 추가 배치 안하고, 미국 MD 참여 안 하고, 한미일 3각 군사동맹 추구하지 않는다)의 세 번째 내용과 배치되기 때문이다. “한중정상회담 목전에서 중국에 대한 군사적 포위개념에 어떻게 동의하느냐”는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토로는 트럼프의 방한을 계기로 강요된 새로운 미국 패권전략이 한국정부를 곤란한 처지로 몰아가고 있는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북한에 대한 경멸과 증오의 언어 쏟아낸 트럼프, 한반도 평화에 도움 안 돼

‘교도국가, 노예국가, 지옥, 잔혹한 독재자, 파시즘, 광신적 종교집단, 악한 정권 …….’ 지난 11월 8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5년 만에 한국의 국회에서 한 연설에서 북한을 지칭하며 사용한 단어들이다.

트럼프는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넘겨 40여 분 동안 진행된 연설문의 대부분을 북한에 대한 경멸과 증오, 부정과 협박의 단어들로 채워 넣었다. 북한과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기보다 굴복시키고 지워버려야 할 대상으로 보고 있는 트럼프 정부의 시각이 여과 없이 드러난 셈이다.

정부는 트럼프가 방한 기간 중 북에 대한 군사적 옵션, 화염과 분노, 파괴 등의 공격적 언사를 하지 않아 다행스럽다는 분위기이지만, 북한 김정은 정권 입장에서 본다면 그리 안도할 상황은 아니라 판단된다. 김정은 정권이 목전인 한국에까지 와서 자신의 정치체제에 대한 극악한 표현을 한 미국의 대통령과 대화에 나설 리는 만무하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연설과 관련한 북한 정부의 입장이나 반응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한미 정상회담이 있던 날 북 조선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정세론을 통해 “(미국이) 3개의 핵항모타격단을 조선반도 수역에 끌어들여 합동군사연습 벌이면서 극도의 긴장감 조성하고 있다”며 “미국과 그 추종 세력의 적대 행위와 침략이 계속되는 한, 제국주의가 남아 있는 한 우리는 정의의 핵보검을 더욱 억세게 벼려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대규모 무기 구입과 경제 지원, 새로운 미 패권 전략에의 참여 강요, 북과의 관계 악화, 트럼프 방한에 찬반으로 갈려진 국민들……. 트럼프의 방한이 남긴 것들이다. 우리 손에 남은 것은 한미동맹의 재확인과 북핵 문제 해결에 한국을 빼먹진 않겠다는 정도. 동맹의 비용 치고는 너무 많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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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회 발행인이자 편집장이다. ‘글은 사람과 사회며, 좋은 비판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을 좋아한다. weeklypeopl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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